지구온난화에 따라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구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해수면 상승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빙상의 해빙이다.
최근 해수면 상승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공식이 발표돼 예측 정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얼음의 흐름 또는 빙상의 기저 미끄러짐(basal sliding)을 예측하는 공식이 바뀜으로써 미래의 해수면 상승 예측에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줄어들게 되었다.
미국 캔자스대 레이 스턴스(Leigh Stearns) 지질학 부교수 겸 빙상 원격탐사센터 연구원과 코넬리스 반 데어 빈(Cornelis van der Veen) 지리학 교수는 빙상과 그 아래 딱딱한 바닥층 사이에서의 마찰 혹은 ‘기저 끌림(basal drag)’이 빙하가 흘러내리는 속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발견은 지난 수십년 동안 빙하 속도를 추정해 온 기존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그린란드의 140개 빙하에서 확보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힌트를 얻었다.

“기존 공식 매개변수 잘못돼”
스턴스 교수는 “기저 슬라이딩은 빙하학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나 또한 측정하기가 가장 힘든 것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는 빙상 모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매개변수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 매개변수는 워트먼(Weertman) 모델에서 나온 것이다. 이 모델은 얼음이 기저에서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는 기저에 있는 물의 양과 마찰에 기인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1950년대에 개발됐다.
스턴스 교수는 “우리는 여기에서 마찰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대신 빙상의 바닥과 그 아래 딱딱한 해저 사이의 수압인 ‘빙상 아래 수압’이 빙하의 흐름 속도를 제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의 연구 일부에는 산악 빙하 아래의 수압에 관한 수십년 간의 분석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내용은 그동안 빙하학계에서 거의 간과돼 왔다”고 한다. 스턴스 교수와 반 데어 빈 교수는 산악-빙하 결과치와 그란란드에 있는 유출 빙하에서의 표면 속도 최근 관측치를 비교해 보았다.
연구팀은 “표면 속도의 공간 패턴을 조사해 빙하층에서의 마찰을 계산할 수 있다”며, “놀랍게도 이 둘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압력은 상이해서 측정하기가 매우 힘든데, 종단의 압력이 얼마인지 아는 것은 빙하가 거기에 떠있기 때문이며, 얼음의 두께에 따라 상향 압력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은 “그것은 완벽한 추정치는 아니나 괜찮은 초기의 근사값을 제공한다”며, “할 수만 있다면 그린란드 주변의 140개 빙하 전체에 시추공을 뚫어 직접 압력을 측정할 수 있으면 좋은데 실용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매개변수 통해 조정 양 줄여
스턴스와 반 데어 빈 교수는 그린란드의 출구 빙하에서 빙상 아래 압력 사이의 관계가 1980년대 산악 빙하에서 측정한 값과 나란히 정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미끄러짐의 변동 과정이 유사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연구팀은 “단순화된 미끄러짐 관계는 얼음 속도의 공간 패턴을 적절하게 재현할 수 있다”며, “이는 관측된 속도를 일치시키기 위해 미끄러짐 매개변수 조정을 포함하는 현재의 모델링 기법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스턴스 교수는 “해수면 변화를 예측하는데 사용되는 모델은 빙상 해저에서 발생하는 프로세스들을 직접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부정확하다”며, “워트먼 솔루션을 사용하는 현재의 모델은 관측치를 일치시키기 위해 조정이 필요하고, 추정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행하는 방법이 불완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할 방법이 많으나 우리는 이 새로운 매개변수를 통해 필요한 조정 양을 줄이려 했다”고 덧붙였다.
구모델 탈피, 좀더 정확한 측정 가능
스턴스 교수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워트먼 모델에 도전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것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자신은 구모델에 의존하는 과학자들을 속상하게 만드는 것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이고, 미끄러짐 법칙에 대한 새로운 체계적 접근법에 고무돼 있다는 것.
스턴스 교수는 개정된 공식이 과학적 탐구의 자기-교정적 속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기후 과학이나 혹은 그란란드와 남극대륙에서의 더욱 많은 해빙과 더불어 전세계의 가속화되는 해수면 상승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모델은 어떤 이유로든 조정을 해야 하는 사항은 적게 반영하고 물리적 과정에 더 많은 중점을 두었다”며, “빙상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개선된 모델을 이용해 더욱 정확한 이해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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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6-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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