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떤 뼈가 파손되던지 큰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29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주문 제작이 가능한 인공 뼈를 개발 중이다. 연구진은 원숭이·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에서 인공 뼈가 실제 뼈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체공학자들은 이 인공 뼈가 향후 사람의 뼈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암에 의해 파손된 골격은 물론 손상된 두개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위의 골격을 주문 제작해 빠른 시간 내에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체재료 공학자인 위트레흐트 대학의 요스 말다(Jos Malda) 교수는 “3D 프린터를 통해 인공 뼈를 만들고 있으며, 그 안에서 뼈를 생성하게 하는 스캐폴드(scaffod) 구조가 매우 단순하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뼈처럼 줄기세포로 성장”
스캐폴드란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과 같은 역할을 하는 3차원 지지체로 조직 구축 및 세포 기능 제어 역할을 한다. 또 주입된 줄기세포의 지지대 역할과 함께 줄기세포가 주입한 곳에 잘 붙어 있도록 접착 유도물질로 작용한다.

그동안 외과 의사들은 많은 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파손된 뼈를 인공골격으로 대체해왔다. 가장 흔한 방식은 자가이식(autograft)이다. 동물 조직에 있어 살아있는 조직을 떼어내 어떤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엉덩이, 갈비뼈에서 일부를 떼어내 필요한 부위에 이식했다. 의사들이 자가이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이식 후 거부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또 줄기세포를 지니고 있어 뼈 조직과 연골을 생성하는 등 정상 상태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
자가이식과 함께 시도되고 있던 또 다른 방식은 뼈가 자랄 수 있는 스캐폴드를 만들어 인체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합성 생체재료로 만든 이 스캐폴드를 인체에 집어넣으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가 파손된 골격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인체에 적응할 수 있는 이 스캐폴드를 어떻게 제작하느냐는 것이었다. 여러 번의 실험을 했지만 비계 속에 있는 줄기세포가 필요한 뼈와 연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일부 의료진은 줄기세포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 비계를 만들기 위해 인산석회(CaP)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 스캐폴드가 너무 딱딱한데다 잘 부러져 환자 신체에 이식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 역시 난제 중의 하나다. 인체에 이 스캐폴드를 이식했다 하더라도 생체 면역체계가 뼈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부반응 없는 뼈 만드는 것이 목표
때문에 부작용을 우려한 의사들이 이 신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거부반응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만들었다. 기존의 스캐폴드와 비슷한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특수 소재들을 사용하고 있다.
사람 뼈와 성분이 같은 수산화 인회석(Hydroxyapatite)과 100%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인 PCL(polycaprolactone)을 용제와 섞은 합성물질을 투입하고 있다. 수산화 인회석은 골격을 유지하는 기능을, PCL은 골격을 유연하게 하는 기능을 지녔다.
이 물질들을 혼합한 특수 소재를 3D 프린터에 투입해 파손된 뼈를 생성할 수 있는 비계를 제작하는 중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라밀 샤(Ramille Shah) 교수는 “이 유연한 장치가 인체 내에서 자연스럽게 뼈를 생성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상태를 X선으로 촬영한 후 이식수술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손상된 뼈의 부위를 대체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등뼈를 대체할 수 있는 뼈를 생성할 수 있는 비계를 실험 중이다.
연구팀은 8주 전 쥐 등뼈를 교체하고 그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스캐폴드 안에서 자라고 있는 뼈 안에 새로운 혈관이 생성된 상태다. 연구진은 혈관 생성이 뼈가 제 모습을 갖춰가는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두 번째 과정은 뼈 생성을 위해 줄기세포가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줄기세포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석화된 뼈가 생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숭이 두개골 뼈 실험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함몰된 원숭이 두개골에 새로 개발한 스캐폴드를 주입한지 4주가 지났으며 현재 혈관과 석화된 뼈가 생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카산 마카크 원숭이가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은 우려되고 있는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스캐폴드 실험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통해 인공 뼈를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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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9-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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