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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5-07-02

“조상들은 단순한 음악을 좋아했다” 왈츠보다 행진곡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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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처럼 종류가 많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각 나라마다 고유한 민속음악이 있는가 하면, 힙합·락 등 다양한 형식의 대중음악, 클래식 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음악들이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음악들이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제각기 다른 음악들이지만, 다른 상황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새로운 음악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다. 30일 라이브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영국 엑세터 대학의 토마스 커리(Thomas Currie) 교수는 음악의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인류 모두가 좋아하고 있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고 주장한다.

거주지·인종은 달라도 음악 형태는 ‘비슷’ 

어떤 리듬의 경우 매우 단순한 리듬인데도 불구하고 인종·민족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흥겨워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커리 교수는 인류 모두를 한데 모을 수 있는 이 보편적인(universal) 능력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인종과 민족은 달라도 인류는 공통적인 음악 형식을 공유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2015년 들어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고 있는 웓드페스티벌.   ⓒhttp://www.bugbog.com/festivals
인종과 민족은 달라도 인류는 공통적인 음악 형식을 공유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2015년 들어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고 있는 웓드페스티벌. ⓒhttp://www.bugbog.com/festivals

이를 위해 도쿄대학 연구팀과 공동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음악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커리 교수는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왜 음악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음악의 가장 강력한 능력은 사람들을 서로 협력하게 하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강력한 접착제와 같은 기능을 지니고 있다“며 ”이런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그 특성을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에서는 방대한 양의 세계 음악을 모아 놓은 ‘갈런드 세계 음악백과사전(The Garland Encyclopedia of World Music)’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304개의 음악 샘플을 분석했는데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모든 지역으로부터 수집한 음악들이다.

그 안에는 육성과 기악곡, 그리고 현대화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최신 대중음악까지 거의 모든 음악 장르를 다 포함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각각의 음악적인 특성들을 코드화 했다.

그리고 이런 특성들을 세부적으로 분류해 진화론자들이 자주 사용하고 있는 계통분류학적인(phylogenetic) 비교표를 만들었다. 동물이나 식물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나무줄기와 가지의 관계로 나타낸 표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과정을 거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음악의 종류가 다양하면서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특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모든 음악적인 특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두드러진 경우는 10여 건에 불과했다.

세계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적 친화력’ 

서로 다른 지역에 살면서 매우 다른 것같은 음악을 즐기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분류된 특성들 역시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었다. 음악의 높낮이를 뜻하는 음정(pitch)을 분석한 결과 특별히 두드러진 음악은 찾아볼 수 없었다.

리듬에 있어서도 많은 음악들이 유사한 속도의 비트(beat)를 사용하고 있었고, 음악을 구성하고 있는 악절(musical phrase) 역시 여러 음악들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2개의 비트로 구성된 리듬이 3개의 비트로 구성된 리듬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 정도다.

왈츠 형식보다 행진곡 풍의 음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쿄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팻 새비지(Pat Savage) 연구원은 “3박자 리듬보다 2박자 리듬이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더 자연스러운 리듬”이라고 말했다.

3박자보다 2박자가 더 단순한 만큼 인류 조상들이 실생활에 적용하는데 더 쉬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구자들은 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오랜 역사에 걸쳐 5음계인 펜타토닉(pentatonic)이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는 것.

일부 음악 중에는 4음계와 6음계도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음악 형태는 5음계와 유사했다. 음악 연주를 위해 조직한 악단(band)보다 사람의 육성이 더 많이 활용된 점 역시 공통된 특성 중의 하나다.

남태평양의 파푸아 뉴기니 지역에서부터 중동지역 아랍국가들에 이르기까지 악단 음악보다 육성 음악을 훨씬 더 선호하고 있었다. 팻 새비지 연구원은 육성 음악이 더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로 남녀 간의 사랑을 제시했다.

새나 동물들이 구애를 위해 노래하듯이 사람들 역시 음악을 구애 수단으로 활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실제로 여성보다 남성이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음악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인류의 가부장적 문화와 연관을 짓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러 특성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많은 음악들이 집단의 결속과 응집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이 진화해나갈수록 이런 특징은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자들은 이런 현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있는데 그 결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비트 음악을 즐기고 있고, 결과적으로 인류 서로 간의 협동심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협동이 가능한 것은 음악이 가지고 있는 친화력 때문이다.

새비지 연구원은 이런 특징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만 가지고 있는 사회적 특성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서는 현재 어떤 음악적 요소들이 이런 사회적 협동심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그 세부적인 요소들을 찾아내고 있는 중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5-07-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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