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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7-01-05

"조류독감, 과학으로 차단하자" 송창선 교수 "예측과 차단방역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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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조류독감(AI)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조류독감을 과학적으로 방역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11 번째 ‘국민안전기술포럼’을 개최한 것.

조류독감을 과학적으로 방역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조류독감을 과학적으로 방역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 김준래/ScienceTimes

‘조류독감 방역을 위한 과학기술은?’이란 주제로 4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현재의 방역 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과학기술을 통한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중국의 조류독감 현황을 우리나라가 활용해야

발제자로 나선 건국대 수의학과의 송창선 교수는 “거의 매년 같은 패턴을 반복하면서,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돼버린 조류독감에 대해 이제는 과학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에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송 교수는 과학적 측면의 접근과 관련한 구체적 사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예를 들면 주변국의 과거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조류독감 발생을 예측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중국이 겪는 오늘의 조류독감이 우리나라의 미래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정지역에만 발생하는 조류독감의 해결방안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특정지역에만 발생하는 조류독감의 해결방안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H5N6형 바이러스는 이미 지난 2013년에 중국 광동성에서 유행했던 H5N6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에, 중국의 조류독감 사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향후 국내 발생 시에도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조류독감이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원인에 대해 △각종 가축 전염병의 상시 발생국인 중국과 인접 △세계적 주요 철새 도래지인 한반도 △철새 도래지 주변에 농가 밀집 △오리 산업의 비약적 성장 △차단 방역에 대한 축산농가의 인식 부족 △방역 관련 인프라 부족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류독감의 발생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 과학정책으로 △조류독감 분야만 집중적으로 연구한 전문가 양성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현장과의 협력을 통한 R&D △현장에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개발 △국가 방역정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R&D 등을 제시했다.

야생조류에 대한 예찰 표준 마련 시급

송 교수는 조류독감 발생의 사안 별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과학기술 적용 방안에 대해 ‘사전예방 분야’와 ‘발생 후 대응분야’, 그리고 ‘추진체계 분야’로 구분하여 소개했다.

사전 예방 분야 중 ‘조류독감 예찰(豫察) 시스템’에 대해 송 교수는 “조류독감의 예찰 인력 및 진단기관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보급형 현장진단 키트를 조기에 제공하고, 야생조류에 대한 예찰 표준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예찰(forecasting)이란 사람들의 먹거리로 제공되는 가축 및 곡물 등에 발생하는 해충이나 병원균이 어떻게 확산될 지를 예측하는 작업을 말한다. 현재 시점의 해충 및 병원균 발생상황과 가축 및 곡물의 생육상태, 그리고 기상예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또 하나의 사전 예방 분야인 차단방역에 대해서도 송 교수는 오리 농가 및 영세 농가의 낮은 차단방역 의식을 문제로 삼으면서 “영세 농가를 위한 간이 차단방역 시설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농가 주변의 철새 및 쥐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도 개발되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발생 후 대응 분야와 관련해서는 △진단 △방역 및 소독 △살처분 및 이동제한 △백신 등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영세 농가를 위한 간이 차단방역 시설의 개요
영세 농가를 위한 간이 차단방역 시설의 개요. 왼쪽이 기존 시설이다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조류독감의 진단 문제에 대해 송 교수는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진단키트의 민감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전하며 “무엇보다도 진단키트의 민감도를 개선하는 시급하고, 확진에 걸리는 시간도 줄여야한다”고 덧붙였다.

방역 및 소독 문제와 관련해서도 축산차량의 관리 소홀과 소독제의 효능이 부족한 점을 거론하며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축산차량 관리시스템 개선과 환경 살포용 고성능 소독제 등의 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특히 살처분 및 이동제한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인력과 매몰지, 장비 등의 부족으로 살처분이 지연되고 있는 점과 계란 및 가금류 등의 이동제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솔직하게 밝힌 것이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살처분을 자동화할 수 있는 고효율의 장비를 개발해야하고, 살처분 후 사전에 생산된 계란은 의무적으로 폐기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살처분도 현재는 마구잡이로 인력들이 투입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살처분 만을 전담하는 인력도 양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분야도 마찬가지다. 송 교수는 “긴급백신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고, 백신 개발 및 절차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라고 밝히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바이러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 긴급 백신을 개발하고, 백신 적용에 관련된 일련의 과정, 즉 진단과 개발, 그리고 평가 절차에 대한 협력체계가 구축되어야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추진체계 분야의 문제점에 대해 송 교수는 진단 인력 및 진단 시험소의 절대적 부족 문제를 거론하며, 진단 시험소의 표준화 같은 인프라 확충과 소규모 농가만을 위한 관리시스템의 수립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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