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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미국 애틀랜타 = 권영일 통신원
2015-11-24

'제2의 셰일가스 혁명' 시작됐다 기술혁신으로 유가 하락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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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미국 마리에타에 위치한 샘스 클럽(Sam’s Club) 주유소. 휘발유 1갤론(약 3.78리터)당 가격은 1.95 달러(옥탄가 87 기준). 지난 9월 초 갤론당 1달러대로 내려온 이래 10센트 안팎의 등락을 보이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9월 노동절 연휴 이후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자동차협회(AAA)는 이 같은 휘발유가격의 약세현상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유가 약세는 원유공급과잉에 기인한다. 아닌게 아니라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하루 원유 생산량이 평균 25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하루 소비량의 무려 70만 배럴이나 웃도는 규모다.

미국은 세일가스 기술혁신을 통해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제1의 산유국으로 발돋움했다. ⓒ 미국에너지관리청(EIA) 제공
미국은 세일가스 기술혁신을 통해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제1의 산유국으로 발돋움했다. ⓒ 미국에너지관리청(EIA) 제공

셰일혁명’ 원유생산량 증가효과

이같은 원유의 수급불균형은 미국이 2000년대 중반부터 셰일 가스를 대량 생산하면서 부터다.

최근 몇 년 새 세계 화석연료 에너지의 매장·생산·수출 모든 면에서 중동 국가들의 순위가 내려가고, 미국·러시아·캐나다·중국 등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됐다. 미국의 석유생산량은 지난해 하루 1164만4000배럴을 기록, 전년 대비 15.6%가 늘었다.

미국의 산유량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셰일 혁명’이다. 셰일가스는 바다 밑 진흙이 퇴적돼 굳어진 암석층, 다시 말해 혈암층(shale·셰일)에 들어 있는 천연가스를 가리킨다. 셰일가스는 넓은 지역에 얇게 퍼져 있어서 과거에는 추출하기가 힘들었고,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기술개발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도한 고유가에서 비롯됐다.

고유가가 계속되자 북미셰일프로덕션(North American shale production) 등 미국 주요 셰일가스회사들은 신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수평시추기술과 수압파쇄공법 같은 새 기술들이 개발됐다.

수평시추기술은 셰일층에 수평으로 시추관을 집어넣은 뒤 물, 모래, 화학약품 혼합액을 고압으로 뿜어내 암석을 깨뜨리고 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수압파쇄공법은 흔히 프래킹(fracking)이라 부른다. 미국에서 1998년 상용화했다. 모래와 화학 첨가물이 섞인 물을 높은 압력으로 혈암층에 뿜어 바위를 뚫은 뒤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기술혁신은 채굴단가를 낮추었고, 셰일가스를 더 수익성있게 만들었다. 셰일가스는 경제적으로 약 50달러의 손익분기점까지는 석유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셰일가스는 매장량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확인된 매장량만해도 187조 5000억 ㎥. 전 세계가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채굴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세일혁명은 소비자들에게 저유가의 혜택을 가져다 줬다. ⓒ Wikitopia
세일혁명은 소비자들에게 저유가의 혜택을 가져다 줬다. ⓒ Wikitopia

미국과 OPEC의 ‘치킨게임’

미국의 이같은 셰일가스 공세가 계속되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공급과잉우려에도 불구하고 원유 판매가격을 낮춰 시장점유율 사수에 나선 것이다. 이른바 수급을 원활하게 조절하는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생산조정국)’ 역할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소비국들이 고유가를 이유로 천연가스나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려 하면 적절한 증산(增産)으로 가격을 내렸다.

미국 셰일가스회사들은 최근 산유국들의 견제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유가 하락세 탓에 미국 원유생산업체들이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 생산규모를 축소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자료를 인용해 미국 내 셰일 원유 생산 감소가 원유 수입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미국은 하루 평균 96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생산했으나 최근 하루 평균 생산량은 900만 배럴로 감소했다.

저유가 흐름 속에서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미국과 감산 없는 ‘치킨게임’(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경쟁)을 벌이면서 양쪽 모두 적잖은 손해를 입었다.

실제 미국에선 한 때 ‘10월 셰일가스회사 부도설’이 증권가에 나돌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국업체들은 장기적으론 낙관하고 있다.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으로 '제2의 셰일 혁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호에서 “5년 전보다 셰일 생산에 드는 굴착 시간은 50% 단축됐고, 한 번에 팔 수 있는 굴착 거리도 2배 이상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채굴 관련 실용 기술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OPEC가 의도한대로 미국의 셰일가스산업이 퇴출되지는 않을 것이며, 유가도 당분간 상황변화가 없는한 지속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셰일혁명은 기술혁신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개발을 통해 원유를 증산, 산유국의 고유가 정책을 저지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저유가라는 선물보따리를 가져다 준 것이다. 덕분에 미국시민들은 오는 26일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미국 애틀랜타 = 권영일 통신원
저작권자 2015-1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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