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눈가에 잔주름이나 피부가 늘어진 아이백이 생긴다. 노인이 됐다는 것을 말해주는 표식이다. 그러나 최근 이 얼굴 속의 이 보기흉한 흔적을 없앨 수 있는 피부가 과학자들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10일 ‘LA타임즈’에 따르면 하버드와 MIT의 연구진이 노쇠한 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개발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이 투명한 인공 피부는 수술을 통해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페인팅을 통해 그려 넣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피부 위에 층을 쌓아가면서 보기 흉한 피부 주름을 펴나갈 수 있다. 신축성이 있으면서 공기가 통하고, 투명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방수 처리가 가능한 이 인공피부에 대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사람 피부 특성 대부분 갖추고 있어”
논문을 작성한 하버드, MIT 공동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이 웨어러블 인공 피부가 사람의 피부조직을 가지고 있어 태양 빛으로부터의 노출을 막고, 습진·건선 같은 다양한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사람 피부 위에 층을 쌓아나갈 수 있는 이 새로운 유형의 인공피부 기술이 그동안 문제가 됐던 피부병, 성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부는 우리 몸을 덮고 있는 하나의 장기(organ)다. 땀을 흘리는 방식 등으로 지속적인 체온을 유지하고, 또한 위·간·허파처럼 인체에 유해한 독이나 병원균, 방사능 등의 유입을 막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바깥쪽에서부터 표피, 진피 및 피하지방층 등의 독특한 구조로 돼 있는 이 피부조직을 모방해 인공 피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금연 보조제인 니코틴 패치(nicotine patches)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가장 예민한 피부조직인 얼굴이었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얼굴 피부조직은 사회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인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버드, MIT 공동 연구진은 복잡한 구조의 피부조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왔다. 그리고 투명하면서 실제 얼굴 피부의 특성을 모두 갖춘 이 신비의 인공 피부를 제작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피부 탄력성 실제 피부보다 훨씬 더 강해”
이번 논문의 주 저자인 MIT의 생의학자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는 “그동안 사람들이 꿈꿔왔던 공학적으로 매우 강력하고, 또한 실제 피부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피부 조직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 피부의 가장 큰 특징은 투과성이다. 산소와 같이 필요한 물질들의 침투가 가능하다. 또 빛과 열이 유입되면 실제 피부와 같은 방식으로 그 양을 분산시켜 피부 안에 골고루 분산 흡수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이 인공 피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팽팽하면서도 부드러워 눈가의 주름살 등 노쇠한 피부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외형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기존의 성형외과에서 해오듯이 피부 속에 약물을 주입할 필요가 없다.
또한 피부에 약을 바르듯이 칠을 하면 되기 때문이 실제 사람의 손상된 피부를 인공 피부와 교체하는 어려운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랭거 교수는 웨어러블 방식의 이 인공 피부의 실리콘을 주원료로 해서 만든 폴리머(polymer)라고 설명했다.
중합체라고도 하는데 단위체(monomer)에 대응하는 말이다. 다양한 분자를 중합해 만든 물질로 연구팀은 이 중합 기술을 통해 매우 얇아 감지하기 힘든, 실제 피부와 거의 유사한 인공 피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랭거 교수는 “이 탄력이 강한 인공 피부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건강하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피부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는 특히 이 인공 피부의 탄력성과 관련, 250%까지 늘릴 수 있을 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이는 180%까지 늘어나는 실제 사람의 피부와 비교해 70%포인트가 더 많은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이 인공 피부의 능력을 다양화하고 있는 중이다. 랭거 교수는 “그동안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통해 100여 종의 폴리머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MIT 교수인 그는 현재 벤처기업인 ‘리빙 프루프(Living Proof)'의 공동 설립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피부 노화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연구 성과로 노인들이 젊은이처럼 팽팽한 피부를 자랑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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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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