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줄기세포로 만든 심장근육세포에 전기자극을 가해 발달과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공학자들은 발달 중인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모방한 인위적인 전기신호를 사용해 발생 초기상태에 있는 심근세포의 박동 특질을 조절하고 동기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심장질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강문제의 하나. 심장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체적으로 손상 회복이 거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근육세포가 질병 등으로 손상을 받았을 때 재생능력은 매우 미미한 편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심장질환자들의 피나 피부 줄기세포로부터 얻은 심근세포를 활용해 심장을 재생하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해 왔다.
심장 재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심근세포들이 신호에 반응하고 주위의 심장근육과 융합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줄기세포에서 만들어낸 심근세포들이 미성숙하고 그에 따라 박동이 불규칙해 재생의학이나 생물학 연구를 위한 활용성에 제한이 많았다.

“성숙시킨 심근세포, 약제 시험과 줄기세포 치료 등에 활용 가능”
이번 연구를 이끈 미카티재단 생의학 공학 교수이자 의과학 교수인 고르다나 버냐크-노바코비치(Gordana Vunjak-Novakovic) 교수는 “우리는 매우 흥미로운 발견을 했다”며, “전기 자극을 통해 심근세포를 성숙시키고 수축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세포 상호 간의 연결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사실상 심근세포들이 심장의 박동 패턴을 받아들이도록 훈련시키고, 중요한 심장 단백질의 조직화를 증진함으로써 어린 심근세포가 어른 세포로 성장하도록 돕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정작업은 원기왕성한 세포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서 이를 통해 심장근육세포들은 심근세포 생물학 연구와 악제 시험, 줄기세포 치료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 연구팀의 방법은 세포 기반의 심장 재생에서 부정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장근육과 잘 통합돼 제대로 박동하느냐가 관건
버냐크-노바코비치 교수는 논문의 공동 제1저자로서 최근 생의학 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의학도 조지 엥(George Eng), 벤저민 리(Benjamin Lee) 박사와 공동 연구를 했다. 이들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 유래 심근세포를 키워 삼차원 구조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이 구조들을 건강한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모방한 유사한 전기신호에 일주일 정도 노출시켰다. 그 결과 전기자극이 심근세포의 연결성과 근육 수축의 규칙성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미성숙한 심장이 어떻게 박동기능을 발전시키는가에 대한 기초연구와 함께 ‘훈련’을 통해 조건이 갖춰진 심장근육 세포들이 기존의 심장근육과 매끄럽게 통합돼 동기화된 박동기능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가를 조사할 계획이다.
벤저민 리 박사는 “공학과 의학을 함께 탐구하는 학도로서 전기자극으로 조절된 심근세포가 환자 임상에 활용될 수 있는지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버냐크-노바코비치 교수는 “심장은 전기신호에 맞춰 30억개의 세포가 일사분란하게 함께 고동치는 엄청나게 복잡한 기관”이라며, “생명공학 도구를 가지고 생물학을 설명해 보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작업을 계속하며 영감을 얻는데, 지금이야말로 생의학 공학 연구를 할 수 있는 최적기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6-0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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