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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신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6-05-12

입으면 시원한 '에어컨' 옷감 나온다 열전현상을 이용한 신소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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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Aramid) 소재. 이 소재를 얼핏 보면 그냥 실처럼 보이지만, 자동차도 들어 올릴 정도의 막강한 고강도 성질을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열에 강한 특성까지 가지고 있어서, 화재현장의 뜨거운 열기로부터 소방관의 보호하는 소방복이나 장갑의 소재로도 쓰인다.

열전현상을 이용한 냉각 방식의 신소재가 개발됐다
열전현상을 이용한 냉각 방식의 신소재가 개발됐다 ⓒ Penn State

하지만 아무리 열에 강하다 하더라도 소방관이 열기를 견디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엄청난 온도를 내뿜는 화마(火魔) 앞에서는 아라미드 소재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열이 아니라 아예 냉각이 가능한 소재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소재가 있다면 열기를 막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상상 속의 소재라 생각하겠지만, 상상이 아닌 엄연한 현실이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입을 수 있는 형태의 냉각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소재가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화재 현장이나 용광로 등 뜨거운 환경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링크)

열전현상을 이용한 냉각 방식

냉각을 시키는 방법에는 냉매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널리 사용되지만, 간혹 전기로 냉각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 즉 두 종류의 금속을 접속하여 전류가 흐를 때 두 금속의 접합부에서 열의 발생 또는 흡수가 일어나는 열전(熱電) 현상을 이용하여 냉각을 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A라는 금속과 B라는 금속을 접속하여 전류를 화살표 방향으로 흐르게 하면, 전류가 A에서 B로 향하는 한 쪽 접점에서는 온도가 내려가고, 다른 접점에서는 온도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또 전류를 반대로 흐르게 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접점도 반대가 된다.

신소재의 장점은 얇고 구부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 Penn State
신소재의 장점은 얇고 구부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 Penn State

이 같은 열전효과를 이용하여 만든 소자를 ‘펠티어 소자’라 하는데, 대부분 무겁고 납 같은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서 이를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열전효과의 장점을 이용해서 소음이 나지 않는 냉각장치를 개발하고 싶어도, 너무 무겁고 비싸서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 펜실베니아주립대의 칭 왕(Qing Wang) 교수와 그가 이끄는 연구진이 열전현상을 나타내면서도 부드러운 냉각소재를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소재는 옷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얇으면서도 가벼워, 예전 소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용 방안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뜨거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의 명칭은 ‘철전기 바룸 스트론튬 티타나이트(ferroelectric barium strontium titanate)’다. 나노와이어 방식으로 제조하여 낮은 전압과 적은 전류만으로도 충분한 냉각 성능을 보인다는 것이 왕 교수의 설명이다.

왕 교수는 “옷감으로도 만들 수 있을 만큼 얇고 잘 구부러지는 열전소재를 만들기 위해 나노와이어 기술을 응용했다”라고 밝히며 “이 소재는 36V 전압에서 섭씨온도를 기준으로 3도 정도 온도를 낮출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철전기 바룸 스트론튬 티타나이트의 현미경 사진
철전기 바룸 스트론튬 티타나이트의 현미경 사진 ⓒ Penn State

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냉각소재가 있었으나 몇 가지 단점이 있어 상용화되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왕 교수는 “철전기 폴리머(Ferroelectric polymers) 소재 같은 경우 인체에 해로운 수준의 자기장을 만들었고, 또한 일부 소재들은 납 같은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라고 전하며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어떤 유해성도 없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기대하는 소재 활용방안은 소방관이나 제철공장의 근로자들처럼 뜨거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특수 냉각복이다. 냉각 지속시간은 500g 정도의 배터리로 약 2시간 구동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왕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열에너지를 이동시킬 수 있는 소재가 개발된다면 특수 냉각복은 물론 냉각 장치가 필요한 여러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예를 들어 벽면 자체가 냉방이 되는 집이나, 냉각팬이 없는 컴퓨터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5-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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