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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6-04-08

'잃어버린 10년' 극복한 교토식 경영 기업가 정신도 '인간적 가치' 중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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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기업가들은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데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지만, 기업 구성원을 배려하는 면은 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한국지부의 보고서에 실린 이 같은 내용은  7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가 정신과 중소기업 콘퍼런스’에서 발표되었다.

기업가 정신의 재무장을 촉구하는 행사가 마련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기업가 정신의 재무장을 촉구하는 행사가 마련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기업가 정신이 전 세계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씩 퇴색되고 있는 국내 산업계의 기업가 정신을 재무장하여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업가적 가치에 인간적 가치 포함돼야

ICSB 한국지부는 최근 세계 각국의 ICSB 지부를 통해 11개 국가의 기업가 정신을 비교 평가했다. 평가 항목은 △기회 포착 △도전 △변화 △혁신 △탁월성 등 5개의 ‘기업가적 가치’와 △권한 및 책임경영 △윤리 정신 △평등 및 자율성 △격려 및 동기부여 △생태계 육성 등 5개의 ‘인간적 가치’였다.

우리나라는 ‘기업가적 가치’ 부문에서 66.2점으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3위를 차지했지만, ‘인간적 가치’ 부문에서는 52점으로 7위에 그쳤다. 59.5점의 인도네시아나 53.4점의 베트남 등 여러 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점수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ICSB의 김기찬 회장은 “과거의 기업가 정신이 이익을 창출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오늘날의 기업가 정신은 주변 공동체와 사회의 발전까지 감안하는 ‘기업가 정신 3.0’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의 기업가 정신은 개척자 정신에 인간적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 free image
오늘날의 기업가 정신은 개척자 정신에 인간적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 free image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ICSB의 보고서에 담긴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기업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 서울선언 서약식’이 개최되었다. 서약식에서 낭독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서울선언’에는 기존의 기업가들이 가졌던 개척자 정신에 ‘인간적 가치’를 포함시켜 진정한 기업가 정신의 가치를 살렸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중소기업청의 관계자는 “과거의 기업가는 열정을 갖고 불확실한 환경에 도전하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가는 개척자들이었다”라고 정의하며 “그러나 그런 개척정신도 앞으로는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상호 신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했다.

교토식 경영의 핵심은 혁신성향과 특화기술

기업가 정신의 사례들이 소개된 오후 세션에서는, ‘교토식 경영’이란 저서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일본 교토대 경제학부의 스에마쓰 치히로(Suematsu Chihiro) 교수가 주목을 끌었다. 그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가 정신과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교토식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특징을 소개했다.

치히로 교수는 “일본 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었던 ‘잃어버린 10년’ 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이 동반 침체를 겪었지만, 교토식 경영을 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소개하며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토식 기업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경쟁적 위치에 있는 도쿄 지역의 기업들과 실적을 비교했다. 잃어버린 10년인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전산이나 무라타제작소 같은 교토식 기업들은 평균 실적이 2배 이상 늘어난 반면에, 소니 및 파나소닉 같은 도쿄에 본사를 둔 도쿄 기업들은 7곳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토식 기업들이 이처럼 불황에 강한 이유에 대해 치히로 교수는 ‘혁신성향’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교토 기업이 도쿄 기업에 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벌이는 성향이 강해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빠른 의사결정 구조로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치히로 교수는 대다수 교토 기업들이 ‘특화기술’을 개발하여 세계 시장에서 1위 품목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불황에 강한 이유로 꼽았다.

그렇다면 교토식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통해 이 같은 ‘혁신성향’과 ‘특화기술’을 무기로 갖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 치히로 교수는 “‘모듈(module)&인터페이스(interface)’ 전략이 교토식 기업들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모듈 형태의 독립된 사업부문에 대한 활동과 성과를 연결·통합하는 인터페이스 과정을 통해 전체 프로젝트의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치히로 교수는 “이 같은 전략으로 단위비용을 절감했으며, 각 부문의 독립성을 강화시켜 경쟁을 촉진시켰다”라고 언급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4-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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