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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슬기 객원기자
2015-02-26

인공구름, 득일까 실일까 지구온난화 해결 방법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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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농경사회에서 날씨는 주요한 관심사였으며, 그 중에서도 비는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비가 언제 오는지, 얼마나 오는지, 비가 오기 전에는 어떠한 징후가 나타나는지와 같은 문제는 농업이 중심인 사회에서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비는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가 오지 않아 날이 가물었을 때는 왕이 주관하여 우천제를 지내기도 했고, 반대로 비가 아주 많이 올 때에는 비가 그치도록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으며, 인간이 대신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필요할 때 비가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공구름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관련링크)

지금까지 인공구름은 주로 인공강우와 관련된 연구가 많았으며, 인공구름 자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공구름 자체만을 가지고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인공구름을 통해 어떠한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인공구름을 독자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지구온난화에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최소한의 '지구공학'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그 출발선이 바로 인공구름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구름을 독자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지구온난화에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최소한의 '지구공학'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그 출발선이 바로 인공구름이라는 것이다. ⓒ ScienceTimes

비욘 롬보르(Bjørn Lomborg) 코펜하겐 대학교(Københavns Universitet, Kongeriget Danmark) 교수는 인공구름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을 주장하였다. 전 세계 바다에 1900척의 배를 띄워 인공구름을 조성한다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링크)

비욤 롬보르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표적 회의론자였는데, 그 입장을 바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롬보르 교수는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히틀러로 비유될 만큼 강경한 회의론자였다.

그의 입장 변화로 기후변화 논쟁의 중요한 분기점이 생겼다. 사실 지구온난화는 의심할 것 없이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1900척의 배이다.

원격 조정이 가능한 배를 대양에 띄워 짠 바닷물을 인위적으로 계속 찰랑거리게 해, 인공구름을 만들어낸다면 태양 광선을 막아 지구의 온난화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450억 덴마크 크로네, 한화로는 약 10조 6000억원이 필요하다.

만약 성공하게 된다면 투자대비 2000배 이상의 막대한 수익이 되돌아 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인공구름 조성에 대해 일부 학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가장 안전한 지구 온난화 저지 방법은 온실가스를 적게 방출하는 것 뿐이다.

"인공구름으로 태양 차단해 지구 식히자"

흥미로운 것은 비욤 롬보르의 의견과 궤를 같이하는 보고서가 미국에서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방법은 다르지만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인공 구름을 활용하자는 것은 같다. 이들은 대기 중에 이산화황 입자를 살포하여 인공 구름을 만들면 이것이 태양광선을 차단하여 지구를 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립학술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은 태양복사에너지 관리로 불리는 인공 구름 개념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더 나아가 이를 실제 환경에서 소규모로 실험해볼 것을 제안하는 2권짜리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미국 정부 유관 학술기관이 인공 구름 실험과 관련하여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링크)

사실 인공 구름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난화를 막을 지구공학적 최후 수단의 하나로 제시되었다. 하지만 비욤 롬보르의 의견에 반대하는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연쇄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인공 구름은 상당히 효과가 크다. 대형 화산 폭발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효과는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온난화가 악화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이 일방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인공 구름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극적이고 위험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과학원 역시 엄청난 위험성 때문에 당장 실험은 할 수 없다는 전제를 걸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효과 입증할 수 없어

인공구름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사람이 자연 환경에 도전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일부 과학자들은 실험이 이뤄진다면 지구 해킹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왈리드 압달라티(Waleed Abdalati) 콜로라도 대학(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는 일종의 도덕적 해이가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련링크)

물론 소규모의 외부 실험은 허용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허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결정하는 것이 학자들의 손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인공 구름의 개념과 실험 범위는 결국 시민사회가 어디에 선을 그을지에 대해 사회적 담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방법을 이용한다고 해도, 지구 온난화가 엄청난 위력으로 재발할 것을 우려하여 한번 시작하면 중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산화황 입자를 살포하기로 한다면 1000년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오랜 시간 살포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번 보고서는 결국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지구공학'이라는 학문을 최소한 검토해봐야 한다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공구름은 증상만을 다스리는 일종의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기후학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라도 이런 실험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지 모른다고 지적하면서, 과학자들은 의사들이 위험 회피를 우선하는 원칙에 따라 환자를 다루듯 지구를 다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사실 인공구름 구상은 이산화탄소 제거 구상보다는 훨씬 나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게는 더 매력적인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다. 지금 당장 시험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없다. 다만, 인공구름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지 않았고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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