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도전이어야 하고, 도전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구글의 철학 중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직감'으로만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경험보다는 효율을 중시하고, 사실과 베타 테스트 그리고 수학적 논리를 추구한다.
눈에 보이는 자료를 중시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창의'와는 다소 멀어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구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프레드릭 G. 페르트 구글의 혁신 및 창의성 프로그램 총괄자는 국내에서 열린 강연에서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으며, 실제로 그에 따라 구글 내부에서 이와 관련된 활동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구글은 모든 엔지니어들에게 업무 시간 중 20%를 그들이 흥미로워하는 프로젝트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구글의 메일서비스인 지메일(Gmail), 구글 뉴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였던 오르컷(Orkut), 광고 프로그램인 애드센서(Adsense)는 이러한 직원들의 독립적인 프로젝트에 의해 시작됐다. (관련링크)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활동을 권장하고 있어서 인지 몰라도, 때때로 구글은 흥미로운 모습을 보인다. 다소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기상천외한 일들을 벌이기도 한다. 이 중심에는 바로 '구글 X'라는 이름의 비밀연구소가 있다.

'구글 X 랩(lab)'는 구글 최고의 브레인 집합체라 불린다. 주요 기술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구글의 반 비밀 연구소로, 2010년 구글의 무인 자동차 발달과 함께 시작되었다. 잘 알려져있는 구글의 무인 자동차와 구글 글래스 등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현재 구글 X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많다. 무인 자동차, 드론을 이용한 무인 항공기 배달 프로젝트, 눈물로 포도당을 모니터 할 수 있는 렌즈, 상층권에 풍선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구글 X는 헬스케어, IT, 자동차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주 엘레베이터 프로젝트의 경우 현재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일시 중단된 상태이며, 이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호버 보드(a hoberboard) 도 중단된 상태이다.
'모두를 위한 인터넷'을 향한 첫 걸음
최근 구글 X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이다. 이 프로젝트는 '모두를 위한 인터넷'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관련링크)
예를 들어 사막의 한 가운데나 아프리카의 오지 마을, 밀림 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점차 벌어지는 정보 격차를 줄이고자 실시된 프로젝트이다.
폴리에틸렌 플라스틱 시트로 만들어진 풍선 봉투를 띄워 올리면, 이 풍선은 성층권에서 약 100일간 그 크기를 키워간다. 각 풍선은 LTE 기술을 이용하여 직경 40km 이내의 지역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무선 라우터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이상 서비스를 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가스 제어 하강 시스템에 의해 풍선은 지구로 떨어지고 봉투는 해체된다. 풍선이 너무 빨리 떨어지지 않는다면, 봉투 상단에 부착된 낙하산을 이용하여 지구로 내려오게 된다. 풍선을 띄우고 난 후의 일도 생각한 기술이다.
유사 비행 차량을 이용한 배송 프로젝트 '프로젝트 윙'
앞으로 주목받을 프로젝트도 있다. 바로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이다. 프로젝트 윙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와 비슷하다. 2013년 아마존이 드론으로 물품을 배송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으로,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은 아마존이 출원한 드론 배송 시스템 특허를 승인하기도 했다. (관련링크)
프로젝트 윙 역시 이와 비슷하다. 유사 비행 차량을 이용하여 도시를 가로질러 제품을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4년 8월 발표하기 전부터 이미 비밀리에 개발되고 있었다. 본격적인 테스트와 2년간의 연구가 호주에서 실시되기도 했다.
프로젝트 윙은 아마존처럼 무인 항공기 드론을 이용하지만, 아마존과 같이 쿼드롭터는 아니다. 평상시에는 프로펠러기처럼 고속 비행을 하다가 물건을 배달할 곳에 도착하면 수직으로 서서 호버링(hovering)한다. 비행기와 헬기의 장점을 가진 하이브리드 비행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입력된 GPS 좌표를 받고 바로 출발하기 때문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물건을 배달할 수 있다. 굳이 택배 서비스가 아니어도 먼 곳에서 직접 차를 몰고 가기 귀찮을 때 GPS 값을 지정해서 물건을 보낼 수 있는 똑똑한 심부름꾼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구글의 CEO인 세르게이 브린은 "먼 미래에 핵심 비즈니스가 되길 기대하는 아주 엉뚱한 프로젝트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 X에 대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쓸모없는 곳에 괜한 투자한다'는 주주들의 반발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구글 X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다소 쓸모없어 보이고 이상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지금을 돌아보면 어떨까. CEO의 말처럼 먼 미래에는 지금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들이 핵심 비즈니스가 될 수도 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5-06-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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