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38억년 전 지구에 소나기처럼 쏟아진 운석과 소행성 등 우주 암석들이 생명체 탄생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디스커버리 채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LHB(Late Heavy Bombardment)로 불리는 이 시기엔 지금보다 10만배나 많은 우주 암석들이 지구에 쏟아져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된 일본 토호쿠 대학 과학자들의 연구보고서는 이런 환경이 얼핏 생명체 탄생엔 부적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때 지구에 도달한 화학 성분들이 단백질 합성의 필수 요소이자 원시 유기물의 먹이인 카복실산과 아민, 아미노산을 생성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철분과 탄소 성분이 풍부한 소행성이 바다에 떨어질 때와 같은 상황을 조성한 실험에서 이렇게 복잡한 분자들이 형성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탄소와 질소는 이미 대기 중에 풍부한 상태였지만 유기물 분자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수소와 산소가 필요한 상황"에서 소행성들이 쏟아져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석에 들어있던 철분이 촉매 역할을 해 물 분자를 쪼갬으로써 분리된 수소와 산소가 각기 탄소 및 질소와 결합해 복합 분자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소규모의 실험을 LHB와 같은 규모로 확대할 경우 1천억t에 달하는 유기물질이 생겨 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물질이라도 바닷물에 희석됐다면 생명체를 탄생시키지는 못했겠지만 운석공 같은 일종의 `그릇'에 높은 농도로 존재함으로써 최초의 생명체가 태어날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스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은 생명체 구성 물질이 운석 등에 실려 우주로부터 왔을 것이라는 범종설(汎種說)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많은 사람들이 우주로부터 아미노산이 왔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생각으로는 지구상에서 일어난 지질학적 사건들이 그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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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1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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