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5,2017

운동이 다이어트에 도움 안 된다?

원시부족 vs 현대인, 칼로리 소비량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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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최신 발표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비만으로 분류된 성인의 숫자는 1975년 1억명에서 지난해엔 6억7100만명으로 늘어났다. 41년 만에 6.7배나 증가한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만 5세에서 19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율을 조사한 결과 1975년은 전체 0.8%에 불과했으나 2016년엔 7%에 근접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 지난 41년간 무려 1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예전에 비해 신체 활동량이 엄청나게 줄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신체 활동 및 운동이 체중 감량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신체 활동 및 운동이 체중 감량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 Pixabay Public Domain

신체 활동 및 운동이 체중 감량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 Pixabay Public Domain

최근 미국의 온라인 매체 ‘복스(VOX)’는 그 같은 60가지 이상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운동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 까닭’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에 의하면 하루 종일 움직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칼로리 소모량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비슷하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수렵채집 부족인 하드자족에 대한 연구가 이에 대한 대표적 연구 사례로 꼽힌다. 예일대학의 인류학자 브라이언 우드 박사팀은 하드자족의 남성 및 여성을 대상으로 ‘이중표식수법’을 이용해 그들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을 조사했다.

활동 많이 해도 1일 평균 소비 칼로리는 같아

이중표식수법이란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18가 산소로 만들어진 물을 마시게 한 후 소변 속 동위원소를 분석함으로써 일상에서 소모하는 칼로리를 측정하는 표준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조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하드자족 남성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은 2600칼로리, 여성은 1900칼로리였던 것. 이는 미국 및 유럽 등지의 현대 성인과 거의 동일한 수치다. 오늘날 얼마 남지 않은 수렵채집 소수 부족인 하드자족은 옛날 원시 시대의 인류와 거의 동일한 삶을 산다.

여성의 경우 매일 갓난아이를 업은 채로 야생 딸기나 덩이줄기 식물을 채취하러 다니며, 남자들은 직접 만든 활과 화살로 매일 수㎞씩 이동하며 사냥감을 찾아 헤맨다. 따라서 하드자족이 하루에 소모하는 에너지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현대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드자족이 1㎞를 걸을 때 소모하는 칼로리와 미국인이 1㎞를 걸을 때 소모하는 칼로리의 양이 결코 다르지 않다. 그럼 왜 하드자족은 수렵 및 채취 활동으로 수백 칼로리를 더 쓰는데도 하루 총 칼로리 소모량은 현대의 사무직 노동자와 똑같은 걸까.

그 이유로는 먼저 하드자족의 경우 많은 활동을 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즉 잠을 더 푹 자거나 사냥을 하지 않을 때는 계속 휴식을 취하는 등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신체가 활동 외에 사용되는 숨은 에너지 소모를 줄임으로써 이를 보상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숨은 에너지란 세포 및 장기를 관리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미국 뉴욕시립대 허먼 폰처 박사팀이 가나, 남아공, 세이셸, 자메이카, 미국 등 5개국의 성인 33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도 하드자족과 다르지 않았다. 1주일간 그들의 신체 활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한 결과, 보통 정도의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과 매일 고강도의 운동을 하는 사람의 1일 평균 소비 칼로리가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호흡 등 기본적인 신체 기능에 필요한 기초대사율을 위해 총 에너지의 60~80%를 사용하고,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하는 데도 10%를 사용한다. 운동 등을 포함한 신체 활동에 드는 에너지는 그 나머지인 10~30%에 불과한 셈이다.

격렬한 운동 계속 하면 신진대사 속도 느려져

운동으로 체중 감량을 하기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보상 심리에 숨어 있다. 2009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보통 운동 후에 식사량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떤 이들은 운동을 하고 난 뒤 일반 생활에서는 에너지를 일부러 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즉, 운동을 했다는 보상 심리에서 평소 이용하던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식이다.

2012년의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운동량에 대해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1시간 동안 러닝머신을 열심히 한 사람은 자신의 평소 식사량보다 많은 칼로리를 소모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운동이 체중 감량에 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지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이론은 바로 ‘대사 보정’이다. 1994년 의학 학술지 ‘비만 연구’에 발표된 연구를 예로 들어본다. 당시 연구진은 일란성 쌍둥이 그룹에게 매일 2시간씩 실내 자전거를 시키는 등 93일간 격렬하게 운동을 시켰다. 또 엄격한 관리 하에 에너지 섭취량을 일정하게 유지시켰다.

그 후 체중을 조사한 결과, 평균 5㎏밖에 빠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험 참가자들이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비해 연구가 끝난 후에는 똑같은 운동을 해도 칼로리를 22%나 적게 소모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국의 체중 감량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상자들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일부 비만학자는 이 현상을 ‘생존 메커니즘의 일부’라고 부른다. 즉, 격렬하게 운동을 계속 하면 신체는 미래에 대비한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일부러 신진 대사의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가설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며,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복스’에 의하면, 이 같은 모든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비만의 원인은 현대인의 게으름이 아니라 바로 탐식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운동은 인지 장애나 혈압 등 건강상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지만, 체중 감량 효과는 미미한 편이라는 것. 따라서 체중 감량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고 더욱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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