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5-03-30

온실가스 감축…서광이 비친다 지난해 CO2 배출량 전년과 동일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 간 협약이다. 이 협약이 발효된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사이 많은 국가들이 협약에 동참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을 자아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관련 국제회의의 한 장면
유엔기후변화협약 관련 국제회의의 한 장면 ⓒ UNFCCC

온실가스 감축 이행방안인 ‘배출권거래제도’와 ‘공동이행제도’, 그리고 ‘청정개발제도’ 등을 충실하게 수행하려면, 자국의 이익을 일정 부분 희생하고, 또한 어느 정도의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온실가스는 꾸준히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가 지난 13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년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직전년도의 배출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 링크)

사상 최초로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 이뤄

IEA의 추산에 의하면 지난해에 전 세계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323억 톤(T)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양이기는 하지만 2013년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점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는 것이 환경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IEA의 수석 경제학자인 파티 비롤(Fatih Birol) 박사는 “이 같은 발표는 매우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라고 언급하면서 “경제 성장과 온실 가스 배출이 사상 처음으로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디커플링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특정국가나 세계의 경기 등과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탈 동조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이전에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적은 2~3번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의 결과는 1973년의 오일 쇼크와 2009년의 금융경제 위기 등 세계 경제가 후퇴하는 시점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경제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거의 예외 없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1980년에서 2012년까지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 USEIA
1980년에서 2012년까지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 USEIA

하지만 지난해에는 세계 경제가 3퍼센트(%) 정도가 성장한 상황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학자들이 이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IEA는 이 같은 지난해의 성과에 대해 그동안 기울인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비롤 박사는 “온실가스가 증가하지 않은 결과는 올해 말에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12월에 열리게 될 이번 총회는, 회의를 통해 ‘신 기후체제’에 대한 협상문이 확정될 계획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신 기후체제는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억제로 지구의 평균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정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초기부터 지금까지 약 0.8도 정도가 증가한 상황이다.

온실가스가 감축된 이유는 주요 국가들의 적극 참여

IEA의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의 주된 이유는 중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 패턴이 변한 것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경제가 고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퍼센트라는 낮은 감소량을 보였다.

물론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에는 아직 충분치 않지만, 과거에 비해 대폭적으로 낮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 경제가 성장해도 지구의 온실 가스 배출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자료를 통해 증명된 셈이다.

실제로 중국은 아직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최근 들어 풍력과 수력, 그리고 태양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풍력 발전의 경우는 상당한 기술수준과 투자로 인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설비를 도입한 국가가 된 적도 있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23년 동안 7년 정도의 기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했다. 미국 역시 중국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이지만, 지난 수십 년 간 여러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킴은 물론, 대체 에너지 비중도 함께 높여나가고 있다.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들의 연비가 나날이 개선되고 있고, 전력 역시 석탄보다는 가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대체 에너지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의 온실 가스 배출량도 이제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05년과 비교하면, 2013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거의 10퍼센트나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1 년 전세계 국가별 풍력 발전 설비 도입량, 중국이 44%를 차지했다 ⓒ cleantechnica
2011 년 전세계 국가별 풍력 발전 설비 도입량, 중국이 44%를 차지했다 ⓒ cleantechnica

이 외에도 유럽 역시 지속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배출량을 줄이면서,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퍼센트 정도 감축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현재 활발한 배출 감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온실가스 배출 상위 국가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기술이 발전하고 국제적인 노력이 한데 모아진다면,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온실 가스 규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신흥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해도,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 등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경우 지난 수십년 간 경제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도 2014년의 결과만 놓고 보면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국가를 제외한 OECD 국가들에서도 이미 경제 성장과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관관계가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도 등장했다. IEA에 따르면 OECD국가의 지난 5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7퍼센트이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4퍼센트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IEA의 마리아 판데르회벤(Maria van der Hoeven) 사무국장은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으로 보인다”고 격려하면서도 “그러나 우리에게는 더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는 만큼,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지금부터라도 세계 각국이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온실가스로 인한 최악의 기후변화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3-30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