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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6-03-31

영화 '투모로우' 단순한 상상 아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70년 안에 미 연안지역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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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온난화의 재앙을 경고한 영화 ‘투모로우(Tomorrow)’를 보면,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그 여파로 뉴욕시가 물에 잠겨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이기에 다소 과장된 부분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장면이 상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온난화의 재앙을 경고한 영화 투모로우 ⓒ 투모로우공식홈페이지
기후온난화의 재앙을 경고한 영화 투모로우 ⓒ 투모로우 공식홈페이지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최근 미 지질조사국(USGS)이 조사한 자료를 인용·보도하면서, 앞으로 70년 안에 미 동부의 대서양 연안지역 70%가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아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관련 기사 링크)

해수면 상승으로 부동산 소유권 사라져

지구 해수면의 상승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난 19세기 말과 비교해 볼 때 대략 20cm 정도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해수면이 상승한 것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해수면의 상승 속도가 최근 들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은 USGS가 최근 실시한 해수면 상승 모델 실험을 통해서 보다 명확해졌다. ‘에리카 렌츠(Erika Lentz)’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미 컬럼비아대의 과학자들과 함께 2020년에서 2080년대 사이의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약 3만 8000㎢에 달하는 광범위한 해안 지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렌츠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앞으로 온실 가스의 배출 시나리오가 최악의 상태로 치달을 경우 해수면이 최대 1m 까지 상승할 것이며, 이에 따라 미 동부 해안 지대는 홍수로 인해 물에 잠기거나, 파도에 의해 지표가 침식되는 등의 피해를 입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 usgs.gov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 usgs.gov

그는 이번 연구의 목적에 대해 “구체적인 예측을 통해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미리 대비하는 데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의 온실 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안선 침식은 기정사실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USGS의 이번 실험 목표는 분명하다.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지역을 미리 찾아내서 이것을 보호하거나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놔둘 것인지를 하루 빨리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동산(動産) 같은 재물은 물론 부동산 같은 움직일 수 없는 재물의 처분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구진과 함께 이번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USGS의 존 하인즈(John Haines) 실장도 “현실적으로 모든 건물과 자산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일부 자산도 소유주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며 “심지어는 부동산 소유권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인 이산화탄소

USGS는 미 동부 지역의 해안선이 본격적인 피해를 입는 시기를 70년 정도로 파악하고 있지만,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가 조사한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살펴보면 그 시기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NOAA는 그동안 하와이에 위치한 관측소를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왔는데, 지난해 측정한 이산화탄소의 양이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NOAA의 관계자는 “지난해 측정한 이산화탄소의 양이 전년도 보다 3.05ppm이 높아졌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수치는 측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 이후, 연중 증가치로는 최대”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 usgs.gov
지난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 usgs.gov

그는 “일부 과학자들 중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증가가 부분적으로는 엘니뇨 같은 기후 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전하면서도 “하지만 발생량의 대부분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NOAA의 ‘피터 탠스(Pieter Tans)’ 박사가 연구 중인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의 연도별 변화 추이’를 통해서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탠스 박사는 “2월 현재 전 세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02.59ppm을 기록했다”라고 밝히며 “이는 산업혁명 이전이던 1800년 전까지만 해도 약 280ppm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서, 지난 수십만 년에 걸쳐 증가한 것보다도 더 많은 수치”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대로 온실가스의 발생량이 지속된다면 미국 동부는 물론 전 세계의 저지대에 위치한 지역들이 모두 바닷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인류가 땅을 딛고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3-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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