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4,2017

에어백, 화물 안전 수송까지 책임

국내에서는 선루프에 장착하는 제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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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백은 자동차가 충돌했을 시 운전자와 승객을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안전장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람을 충격에서 보호하는 기능 외에도 차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것을 막아주거나 운송하는 화물을 보호하는 기능에까지 활용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사람을 충격에서 보호해주던 에어백이 다양한 용도로 진화하고 있다 ⓒ Twente.univ

사람을 충격에서 보호해주던 에어백이 다양한 용도로 진화하고 있다 ⓒ Twente.univ

첨단 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네덜란드의 과학자들이 화재가 나기 쉬운 액체 연료나 유독한 화학물질을 수송하는 화물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개념 에어백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액상 화물 운송에 활용되는 에어백은 인명사고는 물론 환경오염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링크)

탱크 내부를 에어백으로 채워 액체를 안정화시켜

TV나 신문을 보다 보면 교통사고로 인해 화물차에 실려 있던 액체 상태의 화물들이 쏟아져 내려 도로가 마비됐다는 뉴스를 접할 때가 종종 있다. 생수나 우유 같은 무해한 액상 화물인 경우 깨끗이 치워버리면 그만이지만, 가연성이 높은 액체 연료나 유독한 화학물질들이 도로에 쏟아지게 된다면 상황 자체가 달라진다.

이런 물질들이 한번 도로에 쏟아지고 나면 치워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이 일으키는 각종 후유증으로 인해 오랜 시간을 시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 전문가들은 유해하거나 위험성이 큰 액체 화물의 경우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만이 최선책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화물차를 오래 운전했던 베테랑 운전사들도 액체 상태의 화물을 수송하는 일은 꺼려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화물의 무게 중심이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돌발 상황 발생 시 전복될 위험이 다른 화물보다 더 커지는 것이다.

액체 상태의 화물은 일반적으로 탱크에 실려 수송하게 된다. 이 때 탱크에 실린 액상 화물은 화물차의 움직임에 따라 앞뒤나 좌우로 쏠리게 되면서 무게 중심이 변하게 된다. 따라서 최근 들어서는 탱크 내부에 여러 개의 격벽을 설치하여 액상 화물이 한꺼번에 움직일 수 없도록 막아 놓는 경우가 많다.

액상 화물을 안정적으로 수송해 줄 수 있는 에어백의 개념도 ⓒ Twente.univ

액상 화물을 안정적으로 수송해 줄 수 있는 에어백의 개념도 ⓒ Twente.univ

격벽을 촘촘하게 설치하면 설치할수록 액상 화물의 움직임은 대폭 감소하면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격벽을 많이 설치하게 되면 액상 화물의 양이 줄어들게 되므로 탱크 내부에 격벽을 설치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트웬테대의 연구진은 탱크 내부에 고압의 공기로 형태를 유지하는 에어백을 개발하고 있다. 대형 탱크의 경우 대략 3개 정도의 격벽을 설치한 후 내부를 에어백으로 채워 액체를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개념이다.

현재 에어백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트웬테대의 에릭 에크호른(Erik Eenkhoorn) 박사는 “격벽 내부에 에어백을 설치하는 경우 위험한 액체 연료나 유해한 화학물질의 수송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문제는 경제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운송업계는 경제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단순히 설치 비용만을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설치 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사고를 예방할수만 있다면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인명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차량의 회전각을 센서가 감지하여 에어백 펼쳐

네덜란드가 액상 화물을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는 에어백을 개발하고 있다면 국내의 대표적 자동차 부품업체는 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자동차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이색적인 에어백을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자동차부품 전문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panorama sunroof)에 장착할 수 있는 에어백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에어백은 자동차가 충돌했을 때나 전복됐을 때 운전자 및 탑승자의 신체가 차량 바깥으로 튀어 나가는 것을 막아 생명을 구하고 부상을 줄여주는 기능을 한다.

현대모비스의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중 파노라마 선루프에 에어백을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며 “선루프용 에어백은 실제 차량 실험과 내열, 내진동 등 신뢰성 검증을 완료했기 때문에 현재는 양산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기존 선루프보다 개방감이 뛰어나며 뒷좌석에서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충돌이나 전복 사고가 발생했을 시 선루프 설치를 위해 형성된 구멍으로 튕겨나갈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전복 실험을 통해 선루프용 에어백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 MOBIS

전복 실험을 통해 선루프용 에어백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 MOBIS

실제로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북미 지역의 전복 사고를 조사했던 결과에 따르면 약 260명 정도가 선루프로 형성된 구멍을 통해 튀어 나가면서 생명을 잃거나 부상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선루프용 에어백은 이 같은 위험을 근본적으로 막아주는 제품이라는 것이 개발사인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충돌이나 전복을 통해 차량의 회전각이 변하게 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하여 에어백 쿠션이 0.08초만에 루프면을 덮도록 설계되었다.

이 같은 기능에 대해 자동차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측면으로 충돌했을 때, 차량 창문을 따라 길게 펼쳐지는 커튼 에어백과 유사한 형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관계자는 “지난 6월 미국에서 개최된 자동차 안전 학회에서 선루프용 에어백을 소개한 결과 미국의 도로교통 관련 주요 기관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라고 밝히며 “우선 프리미엄 SUV 차종을 대상으로 판매하면서 점차 대상 차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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