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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8-25

암세포 정상화 하는 코드 발견 “몇몇 암에 대한 초기 실험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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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원래의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일은 암 치료 의사들의 오랜 꿈이다. 이 꿈이 실현될 수 있는 단초를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이 발견했다.

연구팀의 시니어 연구자인 파노스 아나스타시아디스(Panos Anastasiadis) 메이요 클리닉 플로리다 캠퍼스 암 생물학 학과장은 이번에 발견한 방법은 “암 세포의 작동을 정지시키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코드를 제공하는 전혀 새로운 생물학”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접착 단백질’ 때문에 조절력을 잃어버린 마이크로 RNA(miRNA)로 인해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에 착안, 암세포에서 마이크로 RNA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제어해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방법을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시켰다. 이 내용은 25일자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실렸다.

접착 단백질의 양면성에서 단서 찾아

이번에 발견된 코드는 세포들을 모여있게 하는 접착 단백질이 분자 생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인 miRNA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미스터리가 풀렸다. miRNA는 유전체 그룹의 발현을 동시에 제어해 모든 분자적 프로그램을 조율한다.

연구팀은 정상 세포들이 서로 접촉할 때 일단의 특별한 miRNA 집합체가 세포 성장을 증진하는 유전자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암세포에서는 세포간 접착이 방해를 받으면 miRNA가 잘못 조절돼 세포들이 통제를 받지 않고 자라게 된다.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암세포들에서 miRNA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구시키자 비정상적인 암세포들의 성장이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아나스타시아디스 교수 연구실의 안토니스 커타이디스(Antonis Kourtidis)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오랫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온 세포 행동에서의 접착 단백질의 역할에 대한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까지 서로 상관이 없었던 ‘세포 간 접착’과 ‘miRNA 생물학’이란 두 연구분야를 연결시키는 성과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암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발견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발단은 정상적인 상피조직 형성의 필수 요소이자 오랫 동안 종양 억제인자로 여겨져 온 이-카데린(E-cadherin)과 p120 카테닌(catenin)이라는 접착 단백질에 대한 상충되는 보고서에서 출발했다. 아나스타시아디스 교수는 “두 접착 단백질이 종양에 여전히 존재하고 더 발전해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 단백질들이 종양을 억제한다는 기존의 가정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를 통해 이 단백질 분자들의 두 얼굴, 즉 세포의 정상적인 행동을 유지하려는 성향과, 종양을 일으키려는 두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이요 클리닉 플로리다 캠퍼스 아니스타시아디스 교수가 동영상을 통해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Mayo Clinic News Network
메이요 클리닉 플로리다 캠퍼스 아니스타시아디스 교수가 동영상을 통해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Mayo Clinic News Network

대부분의 암에서 ‘PLEKHA7-마이크로프로세서 집합체’ 손상

이들 연구진의 이론은 사실로 판명됐으나 무엇이 이런 행동을 조정하는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PLEKHA7이라는 새로운 단백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단백질은 오직 정상부 혹은 일반 편광 상피세포의 정점 부위에서만  E-cadherin 및 p120 단백질과 결합했다. 연구팀은 PLEKHA7이 일단의 miRNA를 거쳐 그 miRNA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E-cadherin과 p120에 연결함으로써 세포를 정상상태로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상태에서 E-cadherin과 p120은 훌륭한 종양억제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

아나스타시아디스 교수는 “PLEKHA7이 손상된 후 정점의 접착 집합체가 지장을 받으면 miRNA 세트가 잘 조절되지 않고 그에 따라 E-cadherin과 p120 단백질은 발암성으로 전환돼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정점의 PLEKHA7-마이크로프로세서 집합체의 손상은 암 발생 초기의 어느 정도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수많은 인간 종양 표본을 조사한 결과, E-cadherin과 p120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도 정점 구조가 결여돼 있었으며, 이것은 브레이크(PLEKHA7-마이크로프로세서 집합체) 없이 엄청난 개스(나쁜 p120)를 내뿜으며 달리는 차와 같은 흉기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암세포의 영향을 받은 miRNA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림으로써 브레이크를 재설치하고 정상적인 세포의 기능을 복원할 수 있다”고 강조한 아나스타이아디스 교수는 “몇몇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암들에 대한 첫 번째의 실험들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전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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