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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7-02-24

'악성 댓글' 골라내는 프로그램 나왔다 구글 ‘퍼스펙티브’ 뉴욕타임즈에서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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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troll)’ 또는 ‘인터넷 트롤(internet troll)’이란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  고의적으로 선동적이거나 엉뚱한 내용,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 공격적이거나 불쾌한 내용을 올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악플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트롤링을 하는 것은 인터넷이 지니고 있는 ‘익명성’과 ‘허술한 규제’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인터넷에는 욕설과 비아냥거림, 비속어, 편견 등이 난무하고 있다.

피해도 심각하다. 비영리기구인 DSRI(Data and Society Research Institut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이 ‘트롤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의 1이 ‘트롤링’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여성일수록 피해의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한 기술이 개발됐다. 23일 워싱톤포스트, BBC 등 주요 언론들은 구글이 트롤링을 골라낼 수 있는 프로그램 ‘퍼스펙티브(Perspective)'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인터넷 상의 악성 댓글이 세게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 싱크탱크인 직소를 통해 인터넷에 올라오는 단어와 문장 유해성을 판단해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Wickipedia
인터넷 상의 악성 댓글이 세게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 싱크탱크인 직소를 통해 인터넷에 올라오는 단어와 문장 유해성을 판단해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메신저를 형상화한 조형물. ⓒWickipedia

머신러닝 기술 적용해 트롤링 식별   

현재 이 프로그램은 저명한 언론매체인 ‘뉴욕타임즈’를 통해 실용화를 위한 사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등 세계적인 언론기관들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사에서 서둘러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트롤링’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구글 자회사 직소(Jigsaw)의 야레드 코헨(Jared Cohen) 대표는 “많은 언론기관들이 매일 보도하는 기사에 관심을 갖고 토론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매일같이 올라오는 수백만 건의 댓글 중 어떤 것이 건전한 글이고, 어떤 것이 트롤링인지 분간하기 힘들다는 것. 그 결과 언론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많은 사이트들이 문을 닫거나 독자들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있다.

코헨 대표는 “직소가 개발한 ‘퍼스펙티브’를 활용할 경우 수많은 독자들의 코멘트를 단 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의의 댓글들을 선별해 인터넷 상에서 건전한 대화 문화를 조성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퍼스펙티브(Perspective)’란 단어는 관점, 시각이라는 뜻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방식에 있어 균형감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쓰고 싶은 단어와 문장을 퍼스펙티브에서 스캔해 유해성(toxicity)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문장의 유해성 여부도 분석 가능해    

다른 사람이 쓴 댓글에 대해서도 스캔이 가능하다. 코헨 대표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댓글 스캔이 가능해 댓글을 쓴 사람이 건전한 대화 참여를 원하고 있는지 그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퍼스펙티브’를 통해 a로 시작하는 저급한 의미의 단어를 스캔했을 경우 82%의 유해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k로 시작하는 경멸적인 단어를 사용했을 경우 39%, 또 c로 시작하는 불분명한 발음의 단어를 사용했을 경우 32%의 유해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구(句, pharase)도 스캔이 가능하다.

문장 속에 특히 ‘You are a'라는 구를 스캔할 경우 문장 전체적으로 유해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헨 대표는 ’퍼스펙티브‘를 통해 다양한 내용의 댓글이 어느 정도 균형감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는 심각할 정도다. 트위터가 대표적인 경우다. 트롤링 때문에 기업을 매각하려고 시도했지만 구글, 디즈니, MS 등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모두 등을 돌린 상태다. 트롤링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

트위터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단어를 언급하는 이용자를 차단하는 등의 자체적인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충격적인 방식을 자제함에 따라 트롤링이 난무하는 트위터 분위기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의 능력이 업그레이드되는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천적으로 트롤링을 차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퍼스펙티브’는 많은 사람들의 논평을 통해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의 유해성을 진단한다.

그리고 이 정보를 인터넷 사용자들과 공유하면서 트롤링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직소의 CJ 아담스(CJ Adams) 기술담당 이사는 “데이터 축적을 통해 보다 완벽한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언론사 외에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등 SNS, 기타 모든 플랫폼에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트롤링이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2-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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