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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5-01-22

실종 항공기를 찾는 새로운 기술 인공위성에 기반한 ADS-B 시스템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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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바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8501편의 기체가 실종된 지 17일 만인 지난 14일 발견됐다. 162명의 승객을 태운 이 항공기는 조종사가 폭풍우로 인해 항로 변경을 요청한 이후 레이더 교신이 끊겼다.

지난해 3월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가다 인도양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370편은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아직 항공기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은 채 오리무중이다.

1919년 대양 횡단에 도전하던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는 최초의 사고가 발생한 이후 항공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적기술을 개발해 왔다. 또한 최근 수십 년 동안에는 새로운 인공위성 추적기술들도 부상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항공과 에어아시아의 사례처럼 넓은 바다에서 추락할 경우 항공기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역부족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기본적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의 위치는 레이더를 통해 확인된다. 그러나 레이더엔 한계가 있다. 파장이 짧고 빛처럼 직진하는 초단파(VHF)나 극초단파(UHF)를 사용하므로 지구의 곡률을 감안하면 관찰 가능한 목표대상물까지의 거리는 320~400㎞ 이내로 제한된다.

레이더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 지상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대양에서는 레이더의 회신 신호가 너무 작아서 목표물의 탐지가 힘들다. 더구나 에어아시아 8501편은 실종될 때 레이더의 범위 내에 있었지만, 웬일인지 레이더는 추적하지 못했다. 레이더의 정확성은 레이더가 교차되는 위치와 함께 추적되는 목표물의 크기와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항공기 위치 탐지시스템으로 알려진 ADS-B의 개념도.
차세대 항공기 위치 탐지시스템으로 알려진 ADS-B의 개념도.
ⓒ 국토교통부

이에 따라 조종사들은 긴 파장의 단파(HF) 무선을 통해 관제탑과 교신한다. 초단파나 극초단파에서 운영되는 무선과 달리 단파 무선은 그 전파가 지구의 전리층에서 반사되므로 직접파가 직접 도달하는 가시거리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전리층이란 지구의 대기층 중 80~400㎞ 사이의 몇 개의 이온화된 가스층을 포함하는 부분으로서, 주로 태양의 자외선 방사에 의해 생성된다.

하지만 단파는 통신에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주파수 대역이므로 이를 이용해 항공기 위치 정보를 계속 갱신하는 것은 힘들 뿐더러 실용적이지 않다. 또한 항공기가 별도의 위치 전송이나 구조 요청 없이 사라질 경우 대책이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레이더와 단파 무선만으로는 해양에서 갑자기 통신이 끊긴 항공기의 위치를 추적하는 게 쉽지 않다.

GPS 기반 기술은 고비용이 단점

미국연방항공국(FAA) 같은 항공 항행 서비스 공급사들은 새로운 GPS 기반의 기술들을 점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항공기들은 GPS 항행 시스템에 의한 입력에 기초하여 위치 데이터를 발생시키고, 극초단파 수신기에 이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데, 해당 GPS 신호는 항공기의 위치 및 속도, 고도를 계산하게 된다. 더구나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사용되는 공대공 능력을 지니게끔 설계되어 있어 FAA는 현재 이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또 다른 대안은 인공위성에 기초한 위치를 자동으로 보고하는 시스템의 도입이다. 항공기들은 항공기 소속, 위치, 고도, 속도, 방향과 같은 모든 항공 데이터들을 15~30분마다 자동으로 항공교통 관제사에게 전송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GPS 기반의 기술들엔 단점이 하나 있다. 추적 기능의 가격이 비쌀 뿐더러 항공기들이 해당 메시지를 전송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바로 그것.

이에 따라 최근엔 더 저렴한 비용으로 바다 위를 순항하는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차세대 항공기 위치 탐지시스템으로 알려진 ADS-B(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ing ; 자동 종속 감시 방송)이다.

이 시스템은 GPS로 확인한 위치 정보를 UHF 채널에 의해 주기적으로 방송할 수 있으며, 간단한 지상 수신기만 있으면 그 정보를 쉽게 받아볼 수 있다. 또한 레이더보다 5~12배 빠르며 항공기 고도 및 크기와 무관하게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레이더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식돼 ADS-B 송신 장비의 항공기 탑재 의무화가 진행 중에 있으며, 지상 장비의 구축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에서도 지난해 ADS-B를 기반으로 한 관제 시스템 테스트를 마치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아이엔텍이란 국내 업체는 이 시스템의 국산화에 성공해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성능적합증명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새로운 형태의 감시 시스템 개발

하지만 ADS-B도 레이더와 마찬가지로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 지상 수신기와 멀어지면 위치 확인이 힘들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에어리온(Aireon)과 에이디에스비 테크놀로지(ADS-B Technologies)는 인공위성에 기초한 새로운 형태의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즉, 항공기와 항공기, 항공기와 인공위성 간에 ADS-B 교신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그 방법인데, 에어리온은 올해 ADS-B 수신기가 내장된 통신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좀 더 많은 인공위성이 올라갈 경우 에어리온 시스템은 2017년에 운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리온 시스템은 전 세계의 모든 항공기에 대해 어떠한 변경도 요구하지 않으며, 서비스 비용을 항공사에 요구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신 FAA 같은 항공 항행 서비스 공급사가 에어리온 시스템의 이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한편, 에이디에스비 테크놀로지는 글로벌스타의 기존 인공위성 배열 및 기존의 무선 주파수를 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스타는 저궤도에 위성 48개를 띄워놓고 전 세계 38개의 지구국 간을 연결해 장소 제한 없이 통화할 수 있는 위성통신 서비스다.

1994년 프랑스 텔레콤, 보다폰 등의 세계 유수 통신사업자와 로랄, 퀄컴 등 주요 위성 및 통신장비 제조업체 등 전 세계 6개국 12개 사업자가 참여한 다국적 연합체로 시작됐다. 현재 글로벌스타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 50여 개국에 지구국을 운영 중이며, 세계 인구의 98%가 살고 있는 남·북위 70도 이내 지역을 통화권역으로 하는 100여 개국에서 위성전화 및 위성위치추적서비스, 광대역 초고속 데이터통신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5-0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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