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에 있어 빛을 인식할 수 없다고 알려진 식물 뿌리가 사실은 햇빛을 직접 전달받고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밝혀졌다.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화학부 박충모 교수 연구팀은 잎에서 흡수된 빛이 관다발을 통해 직접 지하의 뿌리까지 전달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애기장대와 야생종담배 식물 2종의 식물 줄기와 뿌리를 채집해 줄기에 빛을 쪼여주고 이 빛이 뿌리로 통과되는지를 고해상도 센서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식물 뿌리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을 했다.
빛은 뿌리까지 전달됐다. 뿌리로 전달된 빛은 광수용체 단백질인 피토크롬을 통해 단백질인 HY5 전사인자를 활성화해 뿌리의 생장과 발달을 촉진하고, 나아가 지상부의 잎과 줄기 생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어 "뿌리 광수용체와 신호 전달 단백질 기능 조작을 통해 뿌리의 빛 인지 능력을 변화시킴으로써 특정 환경에 더 잘 적응하는 농작물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같은 발견은 식물도 두뇌 활동을 하며, 동물의 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구조가 뿌리에 존재한다는 '식물 두뇌' 가설의 타당성 검증에도 기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도약 연구지원 사업 등을 통해 진행됐으며, 세포신호전달 분야 전문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 (Science Signaling) 11월호에 게재된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6-11-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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