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2017

식도 선암 ‘근원 세포’ 발견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새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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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의 전단계 병변을 일으킬 수 있는 ‘근원 세포’가 상부 소화관에서 발견됐다.

미국 컬럼비아대의료원(CUMC) 연구진은 식도암의 전암성(前癌性) 질환인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 증상을 유발하는 ‘근원 세포’(cell of origin)를 발견해 바렛 식도와 식도 선암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험용 쥐와 인체 조직을 대상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식도암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췌장암에 이어 암 사망원인 7위에 올라 있다. 순위는 낮으나 남성 환자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9.5배나 높아 특히 음주와 흡연이 많은 남성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질환 가운데 하나다.

가운데 오른쪽 화살표 세 개가 위식도 접합부에 위치한 고유 기저 간(幹)세포 군(p63 + KRT7 + Claudin18-)을 가리키고 있다. Credit: Lab of Jianwen Que, MD, PhD, 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

가운데 오른쪽 화살표 세 개가 위식도 접합부에 위치한 고유 기저 간(幹)세포 군(p63 + KRT7 + Claudin18-)을 가리키고 있다. Credit: Lab of Jianwen Que, MD, PhD, 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

역류성 식도염 주의 필요

‘바렛 식도’가 있으면 입과 위장을 연결하는 식도 조직 중 일부가 장 같은 조직으로 대체돼 가슴앓이를 일으키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부분의 바렛 식도 질환은 ‘위식도 역류질환’(GERD)에 의한 것이다. 이 병은 위산이 만성적으로 하부 식도로 역류해 올라옴으로써 발생한다. 바렛 식도를 가진 사람 가운데 일부는 식도암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인 식도 선암(esophageal adenocarcinoma)에 걸릴 수 있다. 바렛 식도가 있으면 식도 선암 발병률이 30~40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이나 북미 등 서양에서는 이 같은 위식도 역류와 관련이 깊은 식도 선암이 가장 많은 데 비해 우리 나라와 일본 등에서는 흡연 및 음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편평상피세포암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도 10명 중 한 두명이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갖고 있고, 이 역류성 식도염이 만성화되면 ‘바렛 식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체에서 입 속의 인두와 위 상부를 이어주는 식도(빨간 색). Credit : Wikimedia Commons / Olek Remesz

인체에서 입 속의 인두와 위 상부를 이어주는 식도(빨간 색). Credit : Wikimedia Commons / Olek Remesz

식도 선암의 발병률은 지난 40년 동안 미국에서 800%나 증가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미국보다는 적으나 지난 20년 동안 전체 식도암 발병 환자 수가 세 배 정도 늘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 식도암 진단과 치료법은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 많은 암이 그렇지만 식도암도 조기 발견이 중요해 일찍 발견되지 않으면 진단 후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높다.

바렛 식도 모델에서 미지의 근원 세포군 발견

연구팀은 서로 다른 세포 유형에 기초해서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바렛 식도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를 지도한 지안웬 커(Jianwen Que) CUMC 부교수는 “이 실험모델들이 질병 조건의 모든 특성을 나타내지는 못 했다”며, “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바렛 식도 근원 세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심증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커 교수팀의 일원으로 논문 제1저자인 밍 지앙(Ming Jiang) 박사는 바렛 식도 모델 개발을 위해 위식도 역류가 일어나도록 실험용 쥐를 유전적으로 변형시켰다. 그런 다음 위식도 접합부 조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조사했다. 지앙 박사는 “접합부 조직에 있는 알려진 모든 세포들은 동일한 상태를 유지했으나 우리는 고유한 기저 간(幹)세포(progenitor cells)들이 모여있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영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간(幹)세포들은 줄기세포의 초기 자손으로 하나 이상의 특정 세포 유형으로 분화할 수 있다.

바렛 식도의 내시경 사진. 식도 점막이 검게 혀처럼 튀어 나와 있다. 조직검사 결과 식도 점막이장의 상피처럼 변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Samir

바렛 식도의 내시경 사진. 식도 점막이 검게 혀처럼 튀어 나와 있다. 조직검사 결과 식도 점막이 장의 상피처럼 변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Samir

근원 세포와 신호경로를 목표로 치료법 개발 예정”

커 교수팀은 이어 이 독특한 기저 간세포가 바렛 식도를 일으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단백 표지를 붙여 발생 계통을 추적했다. 실험 결과 여러 마리의 실험용 쥐 모델들에서 유전적 변화에 따른 담즙산 역류 현상이 일어나 기저 간세포들의 팽창을 촉진하고 바렛 식도 증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인체 기관을 모방해 만든 오가노이드에서도 똑같이 관찰됐다. 이 오가노이드는 실험용 쥐와 사람의 위식도 접합부에서 분리한 고유의 기저 간세포로 만들었다.

커 교수는 “이제 바렛 식도의 근원 새포를 알아냈으므로 다음 단계는 위산 등의 역류로 활성화되는 기저 간세포나 그 신호 경로를 목표로 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일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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