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2,2017

스페이스X의 새로운 사업 계획은?

초고속 지구여행에 화성탐사 로켓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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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사용 목적과 다르게 개발된 기술이나 제품이 종종 대박을 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GPS나 보톡스 등이 그런 사례들로서,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되었던 GPS는 오늘날 운전자들의 길 안내를 도맡아서 하고 있고, 경련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보톡스는 여성들의 주름을 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첨단 제품이 있다. 바로 미국의 민간 항공우주업체인 스페이스X社가 개발 중인 로켓들이다. 이들 로켓의 당초 개발 목적은 화성 탐사용이지만, 앞으로는 지구상의 어느 장소든지 1시간 안에 데려다 줄 수 있는 비행체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페이스X社의 창업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는 지난달 호주에서 개최된 ‘2017 국제우주대회(IAC)’에 참석하면서 개발 중인 우주선들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제시하여 주목을 끌었다. (관련 기사 링크)

기조연설 중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 ⓒ SpaceX

기조연설 중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 ⓒ SpaceX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의 성패는 자금 조달에 달려

스페이스X社의 1차 사업 목표인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우주회의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에도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머스크 CEO는 연설을 통해 오는 2022년부터 인류를 화성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화성 식민지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인류가 지구상에 계속 머물게 될 경우 전쟁이나 질병, 그리고 기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멸종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류의 멸종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를 거론했던 머스크 CEO는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이주가 가능한 행성으로 화성을 꼽았다. 스페이스X社의 1차 사업 목표인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의 연설 이후 스페이스X社는 보다 상세한 프로젝트 추진방안들을 차례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우선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로켓으로, 42개의 엔진을 장착한 강력한 성능의 차세대 로켓 개발 계획을 밝혔다.

‘BFR’이라는 이름의 이 차세대 로켓은 기존 로켓들인 팰콘9과 팰콘 헤비, 그리고 드래곤 등의 성능을 훨씬 뛰어 넘는 첨단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우주정거장에 전달한 뒤, 발사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1단과 2단을 합쳐 높이가 106m에 달하는 이 새로운 로켓은 5400톤의 추력을 지니고 있으며 지름만 해도 9m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100여 명의 승객을 탑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 스페이스X社 측의 설명이다.

다만 화성이라는 장거리 여행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식량과 물, 그리고 산소 공급과 같은 생명 유지 장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탐사 초기에는 실제 탑승 가능한 승객의 수가 훨씬 적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추진 계획은 상당히 논리적이지만,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우선 프로젝트 진행에 소요될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점인데, 이와 관련하여 머스크 CEO는 최근 열렸던 ‘2017 국제우주대회’의 자리를 빌어 비용조달 계획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BFR은 재사용이 가능한 일체형 로켓이다 ⓒ SpaceX

스페이스X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BFR은 재사용이 가능한 일체형 로켓이다 ⓒ SpaceX

지구를 단 시간에 여행할 수 있는 로켓 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머스크 CEO의 핵심 전략은 개발 중인 우주선들의 용도를 일부 변경하는 것이다. 화성에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로켓의 용도를 지구 여행에 활용하자는 것.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조연설자로 나선 머스크 CEO는 “지구를 단 시간에 여행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겠다”라고 밝히며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고속 비행체의 개발을 통해 돈을 번 다음, 이를 화성 탐사 비용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화성 탐사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로켓과 우주선을 조금만 개조하면, 지구 내 어디든지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황금노선이라면 발사 30분 만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느냐는 청중들의 질문에 대해 머스크 CEO는 “화성에도 사람을 보낼 수 있는 상황까지 된 마당에 지구라면 아무리 오지라도 지금보다 훨씬 빨리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하며 “로켓으로 지구의 곳곳을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이런 구상이 실현된다면 미국의 뉴욕과 중국 상하이 간은 약 30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는 것이 스페이스X社측의 설명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스페이스X社는 대회기간 내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수십 명이 뉴욕에서 고속 페리를 타고는 우주선으로 갈아탄 뒤 상하이로 향하는 모습의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머스크 CEO는 국제우주대회 기간 중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재사용 로켓들의 테스트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총 13차례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히며 “2018년에는 총 30차례 정도 더 발사하여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로켓을 지구 여행에 활용하면 뉴욕에서 상하이까지 30분이면 가능하다 ⓒ SpaceX

로켓을 지구 여행에 활용하면 뉴욕에서 상하이까지 30분이면 가능하다 ⓒ SpaceX

이 같은 그의 말이 언론에 전해지고, 국제우주대회가 폐막되면서 스페이스X社는 지난 9일 보란 듯이 캘리포니아주 공군기지에서 14번째 팰콘9 로켓을 쏘아 올렸다. 이번 발사는 재사용 로켓의 성능 점검과 상업용 인공위성 교체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社의 관계자는 “차세대 로켓인 BFR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까지는 팰콘과 같은 재사용 로켓의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하며 “특히 BFR은 재사용이 가능한 일체형 로켓으로 개발될 예정인 만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재사용 로켓들의 테스트 결과가 반영된다면 보다 안정적인 차세대 로켓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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