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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5-02-06

소리 없는 파괴자 어뢰를 막아라 초공동 어뢰 등장…첨단 탐지 장비 개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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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 항모 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와 더불어 인간어뢰 훈련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북한은 조선중앙 TV를 통해 잠항요원이 뒤에 추진기가 달려있고, 앞에는 탄두가 장착된 잠수정 같은 장비를 조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는 인간어뢰로 알려졌는데 미 항모와 같은 대형 선박에 부딪히는 임무를 띠고 있다.  

주로 수상함이나 대잠 항공기에서 잠수함을 공격하는 경어뢰. ⓒ ScienceTimes
주로 수상함이나 대잠 항공기에서 잠수함을 공격하는 경어뢰. ⓒ ScienceTimes

이 인간어뢰를 최초로 개발한 나라는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추축국의 하나인 이탈리아이었다. 1941년 12월 18일 밤, 세 척의 반잠수정(Swimmer Delivery Vehicle, SDV)에 분승한 6명의 이탈리아 해군 특수부대원들은 전함 발리안트, 퀸엘리자베스의 지원급유함을 순식간에 격침시켰다.  

지속적으로 영국 해군의 주요 작전 항구인 지중해의 지브롤터 항구에 대한 공격을 가해 큰 타격을 입혔다. 이들은 커다란 어뢰처럼 생긴 2인승 소형 잠수정에 폭탄을 싣고 적함인 영국의 수송선들에 접근해 공격했다.  

실제로 이는 어뢰를 본떠서 만든 반잠수정(SDV)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이 SDV는 신무기로 큰 위력을 나타냈고, 유인어뢰에 사람이 탑승, 적 함정에 직접 충돌 공격하는 방식으로 매우 큰 정확도와 은밀성을 자랑했다. 이는 태평양전쟁 당시에 일본군이 운용한 유인 자폭병기 카이텐과 대단히 흡사했다.  

인간어뢰 외에도 비록 구형 재래식이지만 70여척의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는 북한은 이 잠수함들에 탑재할 수많은 어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어뢰들은 큰 위협적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잠수함과 어뢰를 조기에 탐지할 첨단 장비의 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어뢰 탐지 장비의 원조 소나 

현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어뢰의 90% 정도가 직주어뢰(Straight Running Torpedo)로 알려져 있다. 직주어뢰는 사전에 어뢰에 입력된 자료대로 발사후, 물속을 주행하는 어뢰다. 이는 표적의 침로와 속도를 고려해 앞지름 각을 주고 발사되는데 사격후 망각 (Fire and Forge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비해서 유도어뢰는 와이어로 목표물까지 유도해서 파괴하는 어뢰로 훨씬 정확도가 높아졌다. 특히 수동음향어뢰는 프로펠러나 엔진 등에서 나오는 소리를 수신, 추적함으로써 대단한 효과를 발휘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어뢰는 크게 둘로 구분하는데 하나는 목표물을 향해 잠수함에서 설정한 방향대로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직주어뢰고, 다른 하나는 목표물이 배출하는 각종 음파를 감지해 따라가는 유도어뢰다”고 설명한다.  

이중 직주어뢰는 소음이 커서 탐지되기 쉽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배터리를 이용하는 전동기 방식의 유도어뢰는 출력이 낮아 속도도 30~40노트에 불과하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이런 잠수함은 위성사진, 전자파수집, 통신감청 등을 통해 찾는데 2차 대전 당시에 쓰인 방법은 잠수함의 고주파(HF) 통신을 추적, 위치를 찾아내는 방탐기이었다. 이후 인공위성이 개발되면서 위성에 방탐기와 전자파 수집기를 탑재해 지상에서 활동하는 함정과 잠수함의 위치를 추적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수함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탐지가 어려워지는데 이를 위해 음향탐지장비 소나(SONAR)가 개발됐다. 이는 청음기를 여러 개 해저에 부설해 지나가는 물체가 발생시키는 소음을 주파수대별로 분석, 그 특성을 분석, 잠수함을 찾아내는 장비다. 지금도 이 음파를 이용하는 탐지장비는 주효한 추적 방법이다.  

소나 외에 잠수함이 남기는 열 흔적을 추적하는 기술이 있다. 특히, 핵잠수함의 리액터에서 나오는 열은 주변의 해수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러한 열을 측정해 잠수함을 탐지하려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청록레이저는 레이저광이 해수 중으로 깊이 침투할 수 있어 항공기가 위성에서 주사해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전문가들은 “레이저는 정지된 물체를 약 150m 깊이까지 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각종 유도장치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유도어뢰.  ⓒ ScienceTimes
각종 유도장치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유도어뢰. ⓒ ScienceTimes

초공동 어뢰를 막아라  

초공동(Supercavitation) 어뢰는 물속의 마찰 저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초공동 현상을 응용한 신 개념의 어뢰다. 기존의 어뢰는 물의 마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몸체의 형상을 매끄럽게 하거나 추진 에너지를 높여 속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전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들은 어뢰의 속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초공동 현상은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이다. 즉, 유체역학적으로, 기포는 물체의 진행을 방해하지만 하나의 큰 기포로 물체를 완전히 덮으면 마찰저항을 공기 중의 마찰저항과 비슷하게 줄일 수 있는 원리가 바로 초공동 현상이다.  

공기 중 저항의 1000배에 달하는 물속 저항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초공동화 기술은 2차 대전 후 구소련이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했다. 1990년대 구소련이 탄생시킨 ‘쉬크발(Shkval)’ 어뢰는 최대 속도가 무려 시속 365~547㎞에 달했다. 이는 기존 어뢰 최대 속도의 4~6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속도는 함정이 피할 수 없는 속도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난 2006년 4월 이란 국영TV가 최초로 이 초공동 어뢰로 보이는 시속 360여km의 대단히 빠른 속도로 물속을 질주해 타겟을 명중시킨‘후트’라 불리는 어뢰를 선보임으로써 러시아 이외의 국가에서도 이 초공동 어뢰를 보유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더욱 우려스런 사실은 스커드 미사일을 비롯해 오래전부터 이란과 군사교류가 활발한 북한으로 이 초공동 어뢰 기술이 넘겨졌을 경우, 기존의 어뢰 탐지 기술이 무용지물이 될 염려다.  

또 움직이는 함정에 생길 수밖에 없는 항적을 추적해 공격하는 항적추적(Wake-Homing) 어뢰 역시 직접 어뢰를 파괴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초공동 어뢰와 항적추적 어뢰의 경우, 소나를 뛰어넘는 더욱 첨단화된 음향 탐지 장비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5-02-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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