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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6-09-13

삶아먹는 풋땅콩, 영양도 만점 제철맞은 '풋땅콩'··· 부드럽고 고소한 맛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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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땅콩’. 시간을 때워야 하거나 하찮은 일을 해야 할 때 흔히 사용하는 통속어다. 그 많고 많은 식품 중에 왜 하필 땅콩이 심심풀이의 대상일까? 아마도 땅콩이 맥주의 기본안주나 단순한 주전부리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알고 보면 땅콩은 대단한 효능을 가진 건강식품이다. 필수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은 물론, 지용성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견과류의 하나로서 중장년층 건강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풋땅콩은 삶아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 농촌진흥청
풋땅콩은 삶아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 농촌진흥청

또한 땅콩 속껍질에는 항암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땅콩 알 보다 3배~4배나 많고, 꼬투리라 불리는 겉껍질에는 기침과 눈 건강에 좋은 루테올린(luteolin)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등 ‘견과류의 제왕’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없는 식품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땅콩의 효능을 능가하는 또 다른 ‘땅콩’이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알려지고 있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풋땅콩’이다. 땅콩이라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볶는 땅콩을 떠올리지만, 삶아 먹는 땅콩도 있는데 풋땅콩이 그 주인공이다.

수확시기가 조금 빠른 풋땅콩

땅콩은 수확 후 잘 말려서 겉껍질을 깐 다음 종실이라 부르는 알을 먹는 ‘볶음땅콩’과 정상적인 수확시기 보다 조금 일찍 수확하여 삶아 먹는 ‘풋땅콩’으로 나뉜다. 수확시기가 이른 까닭에 단맛과 섬유소가 많고 떫은맛이 적은 편이다.

고소한 맛도 볶음땅콩보다 더 풍부한 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몸에 좋은 지방과 단백질이 풋땅콩 내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관계자는 “땅콩은 삶게 되면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열량도 낮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볶음땅콩보다 항산화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이 약 41%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삶는 동안 껍질에 있던 영양분이 땅콩 내부로 흡수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서도 땅콩을 삶으면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이 4배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이 발표된 바 있다.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식물성을 의미하는 '파이토(phyto)'와 화학을 의미하는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로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는 식물성 화학물질을 말한다.

풋땅콩의 재배 기간은 3개월 내외

농촌진흥청은 매년 추석을 전후로 하여 고품질 풋땅콩을 생산하기 위한 적정 파종시기를 설정해 제시하고 있다. 풋땅콩은 그동안 재배기간이 길어 1년에 한번 재배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에는 재배기간이 80일~90일 정도로 짧은 품종이 개발되면서 농가 수익률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도 추석인 10월 4일에 맞춰 풋땅콩을 수확하고 싶다면,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대략 6월 초순에서 6월 중순까지 파종하면 충분히 수확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풋땅콩의 산업 활성화를 위해 현재 맛과 수량이 뛰어난 품종을 개량하여 보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개발한 ‘아미’나 ‘자선’은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다른 품종에 비해 뛰어나 농가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볶음땅콩과 삶은 땅콩의 물리화학적 성분비교 ⓒ 농촌진흥청
볶음땅콩과 삶은 땅콩의 물리화학적 성분비교 ⓒ 농촌진흥청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의 배석복 농업연구사는 “현재 풋땅콩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소비되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풋땅콩의 기능성분 등 장점을 널리 알려 풋땅콩 재배농가 소득향상과 더불어,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풋땅콩과 관련하여 배석복 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풋땅콩과 볶음땅콩의 차이가 헷갈린다. 수확시기의 차이인가? 아니면 품종의 차이인가?

예전에는 수확의 차이였다면, 지금은 품종의 차이로 변하고 있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다시 말해 국내의 땅콩 품종이 한두 가지였던 예전에는 수확의 차이로 구분했다면, 지금은 일찍 수확했을 때 맛이나 섬유소가 풍부한 것들만을 골라 개량하면서 고유의 품종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아미’나 ‘자선’이 바로 그런 품종들이다.

- 풋땅콩을 삶아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특별한 비결은 없다.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생땅콩을 껍질째 깨끗이 씻은 후 냄비에 넣고, 땅콩이 잠길 만큼 물을 부어준다. 그리고 소금을 약간만 넣고, 약 20분~25분정도 푹 삶은 뒤 건져서 물기를 빼둔다. 이렇게 만들어진 삶은 땅콩은 속껍질도 부드러워 벗겨내지 않고 먹어도 좋다.

- 영남지방에서는 볶음땅콩보다 풋땅콩을 더 많이 즐긴다고 하는데, 특별히 만들어서 먹는 요리법이 있는지? 검은콩이나 강낭콩처럼 밥에도 넣어서 먹는지?

일반적으로는 소금물을 약간 넣어 삶은 형태를 즐겨 먹지만, 콩자반처럼 간장으로 조려 먹는 밑반찬 형태로도 많이 먹는다. 흔하지는 않지만 밥에도 넣어서 먹기도 하는데, 이는 당뇨환자들이나 다이어트를 하려는 사람들이 즐겨먹는 방법이다. 이는 풋땅콩의 당지수가 다른 곡물에 비해 현저히 낮고, 섬유소가 풍부하여 포만감을 지속시켜 주기 때문이다.

- 일부 소비자들은 풋땅콩이 맛은 좋은데, 보관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냉장상태에서도 3~4일 정도면 끈적끈적해지면서 맛도 변하게 되는데, 이는 볶음땅콩보다 현저히 짧은 보관기간이다. 보관상에 있어서 주의할 점은?

연구진도 그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삶은 상태든지 생땅콩 상태든지 수분함량이 볶음땅콩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곰팡이가 피게 된다. 따라서 삶은 다음 냉동상태로 보관하다가 조금씩 꺼내 먹든지, 생땅콩을 냉동상태로 보관하다가 조금씩 삶아서 먹는 방법을 권하고 있는데, 어쨌든 장기보관 문제는 연구진에게도 숙제로 남아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9-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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