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뿌리기술 전문기업 100호가 제도 시행 2년 만에 탄생했다. 주인공은 자동차부품 및 산업용로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이다. 뿌리기술 전문기업이란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중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역량 및 경영역량 등 일정요건을 충족시키는 기업을 의미한다.
중소기업청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지난 2012년부터 ‘뿌리기술 전문기업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올해 6월에는 뿌리기술 전문기업의 저변 확대 및 뿌리기술 지원 활성화를 위해, 지정요건을 완화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우수한 뿌리기업 발굴에 주력해왔다.
제품이란 열매를 맺게 해주는 뿌리기술
요즘 들어 TV나 신문 등에 뿌리기술이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품 형상 제조공정에 필요한 △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열처리 △표면처리 등이 바로 대표적인 뿌리기술로서 ‘6대 뿌리기술’로도 불린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서, 제품이란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서 뿌리기술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이전에는 ‘생산산업기반기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뿌리기술은 세계적인 명품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시계의 명품인 스위스 롤렉스와 주방용 칼을 예술 작품의 단계로 까지 승화시킨 독일의 엥켈 등은 고도화된 뿌리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세계적 명품을 만들 수 있었다.
작고 정확한 시계의 톱니바퀴나 세련되고 매끄러운 칼날 등을 만들 수 없었다면, 이들 제품은 평범한 소비재에 불과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뿌리기술을 꼽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술적인 점보다 단순한 작업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서인지 국내 뿌리산업의 성장은 더딘 편이다. 기업규모와 근무환경, 그리고 수익구조 등이 열악한 3D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신규인력 공급에도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하여 뿌리기업들의 1인당 연간 부가가치는 8600만원으로서, 1억 6500만원을 기록한 국내 제조업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력산업 성장에 큰 힘을 보태 온 뿌리산업의 육성을 위해 현재 다양한 정책을 준비 중에 있다. 뿌리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저해요인을 해소하고 지원량을 늘려 수요산업과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취지다.
우선 중소기업청의 경우 뿌리기술 전문기업을 전체 뿌리기업의 약 10퍼센트(%) 정도인 2500개 규모로 지정하고, 뿌리기업에 대한 전용 R&D 및 산업현장의 정보화, 명장(名匠) 제도의 활용 등을 통해 대대적인 뿌리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뿌리기업 지원에 대한 투트랙(Two-Track)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핵심 뿌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연구개발(R&D)을 집중 지원해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시키고, 범용적인 뿌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건강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력난 해소 및 장비 구축 등의 경영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다.
현재 뿌리기술 제도 지원을 맡고 있는 중소기업청의 한 관계자는 “뿌리기술 전문기업 제도 시행 초기에는 지정요건이 다소 까다롭다 보니 신청해도 탈락하는 기업들이 있었다”고 밝히며 “올해 6월에 지정요건을 완화한 뒤로는 신청기업이 늘면서 이런 추세대로라면 200호 기업도 곧 나올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융·복합화를 통해 프리미엄 기술로 부상 중
뿌리기술은 이제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첨단화와 융·복합화를 통해 국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프리미엄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동하여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들의 개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발전과 함께 웨어러블 산업은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지만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아무리 시장 판도를 뒤흔들 신소재를 개발했다 하더라도, 이 새로운 소재를 제품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용접과 주조, 그리고 소성가공 및 열처리 등의 공정기술이 함께 개발되지 않으면, 소재 개발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소재 개발은 이에 맞는 뿌리기술 개발이 뒷받침되어야만 활용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웨어러블 소재를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뿌리기술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예를 들면 구겨지고 휘어져야 하는 기기의 표면에다 초미세 전자부품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결합시키는 용접 접합기술의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뿌리기술이 필요하다. 필요한 순도와 부식이 없는 기준을 충족시키는 새로운 열처리 기법을 적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기의 매끄러운 마감처리를 위해 특수 표면처리 기법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첨단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뿌리기술이 발전하려면 인력과 자금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는 뿌리산업 전문 인력 양성과 개발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여 추진 중에 있다.
우선 인력 양성 제도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는 인하대학교와 경상대, 조선대 등 3개 대학원을 뿌리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선정하여 올해 말부터 향후 5년간 150명 규모의 연구개발 전문인력 공급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가운데 조선대는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용접학과를 개설하고 학교 예산을 투입해 실습장비를 구축하는 한편 호남권 조선업계 80여개사와 협력사업을 맺는 등 높은 사업추진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자금 지원 제도의 경우는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인데,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해당 뿌리기업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최근 ‘뿌리기업·수요기업 간 기술협력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선정된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지원사업은 뿌리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계하여 시제품 개발과 납품지원을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다만 시제품 개발 등에 드는 총 비용 중 정부는 75퍼센트, 해당 기업은 25퍼센트를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원 기간은 사업 추진 후 6개월 이내로 내년 3월31일까지 진행된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4-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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