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제조 공장에 IT 기술을 접목하여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자동화 비중을 높인 공장을 ‘스마트공장(Smart Factory)’이라고 부른다. 이 스마트공장은 제조 산업이 고객에게 ‘무엇(what)’을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만 가지고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 ‘어떻게(how)’ 고객에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똑똑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공급망(Smart SCM)’이 등장하게 된 이유다. 스마트공급망과 제조 경쟁력은 이제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 가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7일 르네상스호텔에서는 ‘2015 스마트 물류시스템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물류 혁신을 위한 사물인터넷’이란 주제로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물류의 혁신을 통해 창조경제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사물인터넷은 스마트물류의 핵심키워드
물류의 비효율은 국가와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다. 물류가 강한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 시장예측 기관인 가트너(Gartner)가 분석한 세계 25대 물류 우수 기업은 모두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물류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사물인터넷은 스마트물류의 핵심키워드다. 사물인터넷은 물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배송하며, 재고 관리를 수월하게 해주기 때문에, 비용 절감 등 고객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글로벌 물류 업체들은 사물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물류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적응하지 못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는 물류의 표준화다.
‘사물인터넷의 물류 표준화 전략’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아시아개발은행의 안경림 박사도 “물류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IT 시스템의 복잡도가 증가하는 등 물류 환경이 IT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라고 전제하면서 “물류가 창조경제 구현에 큰 축을 담당하고자 한다면 표준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물류의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는 컨테이너(Container)의 사례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컨테이너는 딱딱한 철판 재질로 이루어진 지극히 단순한 상자일뿐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공통적인 규격으로 제작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공통 규격은 표준화로 이어지면서, 항만의 작업속도가 월등하게 빨라지게 되었다.
그 결과 적재비용은 대폭적으로 낮아졌고, 컨테이너에 밀봉된 상태로 화물이 운반되기 때문에 도난사고도 크게 줄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규격화된 컨테이너의 사용으로 화물을 일정하게 쌓을 수 있게 되면서, 무역량도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세계무역기구(WTO)가 22개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FTA같은 무역조약들이 지난 20년 동안의 무역성장률을 285% 정도 높였던 반면에, 화물의 컨테이너화는 무려 790%의 무역성장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단순하지만 표준화된 컨테이너 하나가 글로벌 무역활성화 정책들보다 더 높은 기여를 하였다는 것이다.
제품을 표준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이동하는 물리적 인터넷
스마트 물류 시스템의 표준화 추진 전략에 대해 안 박사는 “준비기인 ‘기반구축’ 단계와 확장기인 ‘표준개발’ 단계, 그리고 성숙기인 ‘표준안 적용’ 단계 등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안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기반구축 단계는 국내·외 물류환경 분석과 표준화할 스마트 물류 아이템을 발굴하고, 표준개발 단계에서는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위한 인터페이스와 전자문서 등의 표준화를 구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표준안 적용에서는 개발된 기술과 표준들을 활용하여 스마트 물류의 공동연구 및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안 박사는 “전통적인 물류 분야라 할 수 있는 운송 및 보관, 그리고 포장 등 뿐 만 아니라 최종 고객까지 전달되는 모든 과정에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정부도 현재 지능형 물류정보망 등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여 산업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물리적 인터넷(Physical Internet)에 대한 개념이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다. 사물인터넷이 디지털 데이터를 표준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제공하는 개념이라면, 물리적 인터넷은 이러한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을 표준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이동하는 개념이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가기술표준원의 관계자는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이러한 기술과 서비스가 표준화되는 물리적 인터넷이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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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4-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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