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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심재율 객원기자
2016-11-03

복지부 분리, 생명의료부 신설해야 과학서평 /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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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모습만 따지자면 이 책은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만든다.

1. 무슨 책인데 이렇게 두껍지?

2. 910쪽인데 사진 한 장 없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이 펴 낸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2017’이 나왔다. 최근 들어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점에 가면 미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책들이 많이 등장했다.

국가미래전략 2017 2

그러나 대부분의 미래예측 서적은 일부 분야만 다뤘거나, 상업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족집게처럼 짚어준다는 ‘묘수’를 주장하거나, 다소 자극적인 내용을 실어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없는 서적은 별로 만나기 어렵다.

40번 넘게 금요토론회 거쳐 만든 공동작품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이 내는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시리즈 (연구책임자 이광형 카이스트 교수)는 최소한 이런 위험은 피할 수 있다.

사진이 한 장도 없이 910쪽을 만든 데서 짐작하듯이, 이 책은 재미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샘물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 공무원, 논문을 써야 하는 석박사 학생들, 자기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사막에서 마시는 수통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이 펴 낸 ‘국가미래전략 시리즈’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매년 이런 종류의 시리즈를 낼 수 있을까 고민도 있었고, 일반인들이 짚어들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원고를 쓸 수 있을까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매 주 금요일마다 고정된 장소를 빌려 전문가들이 발표를 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다음, 토론과 제3자의 교정을 거쳐 펴내는 공동집필 방식이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광화문 KT빌딩 1층의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학자와 전문가와 기업인 등이 모여 자기 분야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다. 지금까지 2,500명이 정기토론회에 참여하고, 200여명의 전문가가 원고작성에 직접 참여한 공동작품이다.

이 같은 방식은 미래전략 연구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것 같다. 대부분의 기획서나 원고는 대부분 필자가 연구실에서 혼자 작성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국가미래전략은 연구실에 혼자 앉아있을 연구자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효과를 낸다. 필자들은 자기가 쓴 원고를,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발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좀 더 정확하고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희미하게 아는 지식은 입에서 말이 되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미래전략 2017 책의 앞 부분에는 그동안 강의한 시간표가 빼곡이 들어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매주 서로 다른 주제를 놓고 이렇게 모여서 빼놓지 않고 토론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2016년에만 해도 40번이 넘게 금요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내용을 떠나 형식에서 벌써 미래지향적인 하나의 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2017’은 과학과 기술에 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에서 개발한 미래예측모델인 STEPPER (Society, Technology, Environment, Population, Politics, Economy, Resources)에 따라 과학분야를 따로 두지 않고 기술 및 환경에 포함시켰다.

1등 전략, 2등 전략 같이 추진해야

그리고 몇 가지 핵심적인 키워드를 담아놓았다. 혁신은 계속될 것이며, 차세대 원자력발전을 기반으로 핵융합발전의 실용화를 도모하고, 출연연구기관이 실용화 연구를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됐고, 연구개발 분야의 선택과 집중을 하되 선택된 분야의 기초연구를 할 것이며, 정부연구비가 대기업으로 가는 것은 잘못 됐고, 연구개발 평가방식을 바꿔야 하며, 군사 및 우주기술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산업전략에서는 1등을 하는 분야는 ‘개척자전략’으로 치고 나가고, 2등을 하는 분야는 ‘추격자 전략’을 병행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한때는 실패했지만, 다시 추진해야 할 전략으로는 동북아금융허브전략, 제2벤처 육성정책을 들었다.

우리나라 복지예산이 정부 예산의 3분의 1에 도달한 점을 들어, 보건복지부를 분리하여 복지서비스 분야와 의료 및 생명연구를 전담하는 ‘생명의료부 신설’을 주장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책의 단점도 물론 있다. 현상을 정확히 꿰뚫어 보면서 방향을 손가락질 할 수 있는 파괴력있는 그 무엇을 찾으려면 다음 단계의 또다른 작업이 필요하다.

국가미래전략2017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존재이유는 점점 더 높아진다. 정파나 이해관계를 떠나 대의와 국가, 백성을 위해 이 시대를 사는 선비들이 뭉쳐 국가의 미래대계를 제안하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지금은 이런 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대통령 임기가 몇 년에 불과한 시점에, 어느 누가 들어와도 국가발전 방향에 맞는 일관성있는 정책을 입안하기도 어렵고, 설사 그런 정책이 나온다고 해도 몇 년 지나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이 현재의 대단히 소모적인 구조이다.

대통령 선거가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바꿔줄 것으로 착각하면서 오늘도 머리를 쥐어짜는 정치인이나, 각 정당 브레인들, 참모와 대선 외곽조직에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사람들이 원하는 묘수는 없지만, 가장 일반적이고 진지하며 예측가능한 국가전략의 기본틀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30년 후, 대한민국 미래비전  '아시아 평화중심 창조국가'를 말한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6-1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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