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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4-09-18

바이오숯, 환경문제 해결사로 주목 셰일가스 폐수에 대한 경제적 처리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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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다량의 온실가스를 흡수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올랐던 바이오숯이 최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새롭게 주목을 끌고 있다. 셰일가스를 채굴할 때 발생하는 폐수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질소비료 사용으로 토양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를 저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바이오숯(biochar)이란 산소가 제한된 높은 온도의 가마에서 폐기용 목재 같은 유기물(바이오매스)을 연소시켜 생성되는 숯과 같은 물질이다. 바이오숯은 표면 특성상 토양에서 영양분이 씻겨 나가는 것을 방지해주며, 토양의 미생물 조성 및 개체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열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되는 숯과 달리 현재 바이오숯은 토양 개질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남미 및 아프리카 적도 부근의 토착민들은 수천 년 전부터 토양 및 식물 성장에 미치는 바이오숯의 긍정적인 효과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 수년 전 바이오숯이 다량의 온실가스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바이오매스의 경우 분해 시 2~10년 내 대기로 탄소를 방출하지만, 바이오숯은 수백에서 수천 년까지 탄소를 축적할 수 있다.

바이오숯이 환경 분야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 Wikipedia
바이오숯이 환경 분야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 Wikipedia

그런데 텍사스대학 등의 미국 공동연구진은 최근 바이오숯을 이용해 수압파쇄 후 발생하는 폐수를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압파쇄란 물에 모래 및 화학물질을 혼합해 셰일가스를 저장하고 있는 암석을 깨는 공법이다.

수압파쇄에 사용된 물에는 위험한 화학물질이 함유되므로 환경단체 등에서는 지하수 오염 등을 이유로 이 공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수압파쇄를 금지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셰일가스 채굴이 어렵게 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이처럼 폐수 처리는 석유 및 가스산업에서 중요한 지속가능성 이슈이다.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바이오숯을 폐수 샘플에 적용한 결과 탄화수소 및 유기물, 살충제, 일부 무기금속이온 같은 불순물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바이오숯의 제조방법 개발과 테스트를 통해 수압파쇄 공정에 투입되는 특정 화학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특정 화학물질이란 염화칼슘이나 염화마그네슘 같은 것으로, 이 물질들은 미국 환경보호청으로부터 환경에 해로운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연구진이 확보한 데이터는 바이오숯의 성분이나 어느 정도의 온도까지 가열해야 하는가 등에 관한 것으로서, 이 같은 변수들을 이용해 특정 물질을 각기 선별하는 서로 다른 바이오숯을 제작할 수 있다.

현재 연구진은 석유 및 가스산업계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바이오숯 회사와의 협력 및 추가적인 연구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질화질소의 배출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어

독일 튀빙겐주립대학의 연구진은 농경지에 바이오숯을 사용할 경우 미생물의 조성 및 활성이 바뀌어 웃음가스로 알려진 아질화질소(N20)의 배출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지속가능한 질소 비료의 사용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의 감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산화질소는 토양의 질소 변환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데, 이렇게 생성된 아산화질소는 질소 비료의 사용으로 더욱 증가하게 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최근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대기 중 온실가스의 아산화질소의 농도는 1750년 이래 20% 증가했다.

따라서 질소 비료의 지속가능한 사용과 곡물 수율을 유지하면서도 아산화질소의 배출을 감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아산화질소 발생의 84%가 농경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연구결과는  바이오숯이 농경 및 산업 분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바이이숯으로 식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토양 미생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학적 신호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졌다. 식물은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토양과 매우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을 한다. 식물이 토양 미생물에게 혹은 토양 미생물이 식물에게 말을 걸고, 미생물끼리도 서로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그 같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의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바이오숯으로 토양 내 미생물 구성 조절도 가능해

미국 라이스대학의 연구진은 바이오숯이 이러한 의사소통을 방해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가 조작된 두 가지 유형의 대장균을 만들었다. 그 후 토양 미생물이 의사소통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학적 통신을 통해 말을 하는 대장균 종에는 빨간색의 형광 유전자, 그리고 말을 듣는 역할을 하는 다른 종의 대장균에는 녹색의 형광 유전자를 주입했다.

그 결과 바이오숯이 주입된 배지에서는 녹색이 급격히 적게 나타남을 확인한 것. 이는 바이오숯이 대장균의 받는 신호를 방해함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신호를 보내는 미생물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지방산 분자가 바이오숯과 결합함에 따라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숯는 250℃에서 1000℃의 온도 범위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때 온도가 최종적인 바이오숯의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라이스대학 연구진은 여러 차례 실험 결과 고온에서 만들어진 바이오숯이 미생물들의 의사소통을 막는 데 10배 이상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생물은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일부 미생물은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는 토양 내에서 좋은 의사소통과 나쁜 의사소통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실용화될 경우 식물이 원하는 토양 내 미생물 구성을 얻을 수 있도록 특성이 조절된 바이오숯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캐나다에서는 오지의 지역난방에 바이오숯을 사용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삼림 폐기물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 사회에서 오염을 유발하는 디젤 발전기를 바이오숯 제조 시설로 대체해, 바이오숯이 제조되는 동안 생성되는 기체로 발전기를 운영하는 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바이오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열돼 발산되는 가스는 채취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9-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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