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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6-02-17

“바벨탑의 저주 풀릴까?” 세계 언어장벽 통(通)하는 세상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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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외국인이 길을 물을 때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의 앱에 설치된 다국적 언어통역기가 유창하게 해결해 준다. 외국을 가다가 모르는 글자의 간판을 마주하게 되면? 카메라 렌즈만 가져다 대면 즉시 영어로 바꾸어 보여준다.

세계 언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구글, 애플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투어 ‘다국어 동시통번역시스템’에 투자, 개발하고 있다. 다가오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동시통역 앱을 통해 외국인들의 소통을 도울 계획이다.

동시통번역기는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10년 안에 초소형 이어폰 만한 음성통역기가 보급될지도 모른다. 웨어러블 음성통역기 로그바(사)의 통역기 '일리'의 광고.
동시통번역기는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10년 안에 초소형 이어폰 만한 음성통역기가 보급될지도 모른다. 웨어러블 음성통역기 로그바(사)의 통역기 '일리'의 광고. ⓒby logbar_AD

첨단과학의 쾌거, 세계 언어 장벽 뚫릴까

지난달 29일 알렉 로스 전 미 국무부의 혁신 자문위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기계 번역의 발달로 앞으로 10년 안에 언어장벽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빅데이타, 머신러닝 등 첨단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기계번역’의 발달이 눈부시다. 빠르면 10년 안에 과거 바벨탑을 쌓기 전, 고대 인간들의 언어가 같았다고 했던 성경 속 이야기가 실현될 지도 모른다. 인류는 과학으로 ‘다국어라는 바벨탑’의 저주를 풀려 하고 있다.

이미 어순과 단어 등이 비슷한 언어 간의 번역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어와 한국어를 살펴보면 특히 그 정확도가 더 높다. 어순과 단어가 비슷한 영어와 스페인어간 기계번역의 성과가 로스의 이와 같은 전망을 보다 신빙성 있게 만들고 있다.

구글, 애플, 일본 등 글로벌 유수 기업, AI 이용 통번역 서비스 경쟁

로스는 작은 이어폰 크기의 통역기만으로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어로 대화하면 상대방의 통역 이어폰으로 자연스럽게 모국어로 번역되어 전달된다는 것이다.

일본스타트업 로그바의 목걸이형 자동 동시통역기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영어로 이야기 하고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일본어로 번역해 음성 안내를 해준다. ⓒ by logbar
일본스타트업 로그바의 목걸이형 자동 동시통역기 '일리'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 by logbar

이와 같은 로스의 전망은 이미 일본의 스타트업 ‘Logbar’에 의해 어느 정도 실제 모습이 드러났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 출품된 ‘Logbar’사의 ‘착용형 통역기’는 기기의 동작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말을 한 뒤 버튼을 떼면 대화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준다.

퀘스트비주얼의 워드렌즈는 카메라 기반의 번역 앱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춰진 글자를 즉시 영어로 전환해 번역해준다. MS는 자사의 스카이프에 실시간 통역 기능을 탑재시켰다. 상대방과 대화 중 번역 버튼을 누르면 외국어를 번역해 자막으로 채팅창에 띄어준다.

애플과 구글도 기계 번역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다. 애플은 표정으로 감정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이모션트’를 인수했다. 애플의 ‘시리’ 음성서비스 기능이 날로 정교해지는 것은 클라우드소싱을 통해 이용자의 데이타들이 점차 축적 될 때마다 사람들의 말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더 나은 번역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퀘스트비주얼(사)의 '워드렌즈'는 카메라 기반의 번역 앱으로 카메라 렌즈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외국어를 모국어로 변환해준다.
퀘스트비주얼(사)의 '워드렌즈'는 카메라 기반의 번역 앱으로 카메라 렌즈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외국어를 모국어로 변환해준다. ⓒby Quest Visual, Inc.

인터넷 없이도 카메라 렌즈만으로 번역이 된다는 내용의 스페인어가 영어로 바로 번역되고 있다. ⓒby Quest Visual, Inc.
인터넷 없이도 카메라 렌즈만으로 번역이 된다는 내용의 스페인어가 영어로 바로 번역되고 있다. ⓒby Quest Visual, Inc.

구글은 앞서 이야기 한 퀘스트비주얼사를 인수해 자사의 통역서비스에 추가했다. 구글은 가장 적극적인 통번역 서비스 기업으로 이미 90개국의 언어를 번역하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향후 구글은 머신러닝 기술을 구글 번역기에 접목시켜 언어의 정확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머신 러닝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스스로 수많은 지식을 학습하면서 성장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이 세계 통번역 시장 정상 노려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국내 통번역S/W기업 시스트란 인터내셔널(SYSTRAN International)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세계 정상을 향해 경쟁하고 있다.

시스트란이 평창동계올림픽G-2주년 기념행사 부스에서 동시통역앱 서비스를 시범 보이고 있다. ⓒ by SYSTRAN International
시스트란이 평창동계올림픽G-2주년 기념행사 부스에서 동시통역앱 서비스를 시범 보이고 있다. ⓒ by SYSTRAN International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은 지난 4~6일 강릉 단오공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개막 G-2주년 기념 행사’에 ‘통역비서-이지토키’ 앱을 활용해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또 메뉴판, 간판 등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즉시 외국어로 번역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이 선보인 동시통번역 앱 '이지토키'의 모습.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은 후 이미지 하단의 음성 마이크 화면에 통번역하고 싶은 말만 하면 자동으로 통역된다. 하단의 스피커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안내를 해주고 문장으로도 보여준다.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이 선보인 동시통번역 앱 '이지토키'의 모습. ⓒ by SYSTRAN International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오상우 이사는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꽤 높은 언어 정확성을 가진다”고 자부하며 “향후 나머지 자연어 오류를 고치기 위해 DNN(Deep Neural Network) 기술을 이용하는 한편 IoT와 빅데이터에 접목 시켜 시장을 선도하려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DNN 기술은 마치 인간의 뇌 신경조직처럼 글자를 이미지로 인식하고 반복 학습하면서 이를 패턴화 하여 인지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물론 지금 이러한 통번역기들이 SF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모국어처럼 번역하고 통역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동음이의어나 문학과 같은 은유가 많은 말이나 글의 경우는 더욱 완벽하지 못하다. 하지만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고 데이터가 하나로 모아지는 지금의 과학속도로 봤을 때 컴퓨터가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게 하는 것은 이제 ‘시간’의 문제일 수 있다.

지구의 언어뿐이 아니다. 언젠가는 영국의 고전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서 처럼 주인공의 뇌로 들어가 우주행성의 모든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 들려주는 노란색 작은 물고기 ‘바벨피쉬’가 진짜 등장하게 될 지도 모른다.

김은영 객원기자
binny98@naver.com
저작권자 2016-0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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