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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만 객원기자
2015-01-19

바닷속에 존재하는 '자연 발전소' 바닷물의 온도와 염분 차이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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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 존재하는 바닷물을 이용해 음용수를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해수에 약 35퍼센트(%)나 녹아있는 염화나트륨과 염화마그네슘 등의 염류는 제거가 어려워 과거에는 해수를 음용수로 만들기가 어려웠다. 비용이 많이 들고, 경제성마저 떨어져서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해수는 음용수로서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시 기장군은 해수를 음용수로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5만 가구를 수용하는 부산시 기장군에는 일일 4만 5000톤(t)의 수돗물을 바닷물로 만들고 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염분차 발전소를 세울 수 있다.  ⓒ 연합뉴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염분차 발전소를 세울 수 있다. ⓒ 연합뉴스

이 물은 부산시 기장 앞 바다 400미터(m) 지점의 수심 10m에서 끌어올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의 찌꺼기를 거르는 정수과정을 거친 후, 약간의 미네랄을 첨가하면 음용수로 바뀌는 것이다. 이때 이용되는 기술이 바로 삼투압 현상이다. 바닷물을 정화하는 역삼투막과 여기에 물을 올려주는 고압펌프, 에너지 회수시설 등이 바닷물의 삼투압을 이용해 음용수로 만드는 설비의 핵심이다.  

바닷물을 이용한 삼투압 기술은 음용수 생산 뿐 아니라 발전에까지 응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닷물과 민물 사이에 물 분자만 통과할 수 있는 막을 설치해 삼투압 현상을 유도하고 높아진 물 수위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면 전기가 생산된다”고 말한다.  

이런 방식은 기존에 조수 간만을 통한 해수의 흐름을 이용하는 조력발전과는 다른 발전 방식이다. 해수의 염분의 농도 차이와 온도 차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바닷물을 이용한 삼투압 기술  

자연의 삼투 현상을 이용한 기술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수기다. 삼투 현상은 두 용액사이에 농도차가 생겼을 때, 농도 평형을 이루도록 물질이 이동하는 확산의 특수한 사례다. 즉,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사이에 반투막이 있을 경우 일어나는 현상이다.  

반투막은 크기가 큰 물질을 통과시키지 못하므로, 크기가 큰 용질의 이동을 처음부터 차단다. 예를 들면, 농도가 다른 녹말 수용액이 반투막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있을 때, 녹말은 반투막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농도의 평형을 이루기 위해서 물이 이동하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압력이 바로 삼투압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도 이런 삼투 현상이 생긴다. 염분차 발전이란 바로 이런 강의 민물과 바다의 해수의 염분 차에 의해서 나타나는 삼투압을 이용해 발전하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바닷물 3% 염분과 강물 0.05%의 염분차로 생긴 얇은 막을 두고, 염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물이 바닷물 방향으로 흘러서 염분의 농도를 비슷하게 하려는 삼투압이 발생, 전기가 생산된다”고 말한다.

이에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가면 물이 떨어지는 힘으로 터빈을 회전시켜 전력을 생산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전력은 댐 높이가 240m인 수력발전이 생산하는 전력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분차 발전이 유리한 이유는 기후에 상관없이 강과 바다가 접하는 곳이면 1년 내내 무한한 바닷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댐과 같은 시설을 지을 필요가 없고 해양생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매우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이 염분차 발전소는 올해에 50킬로와트(KW)급의 실증 시험단지가 국내에 건설될 계획이다.  

바닷속의 냉온수 이용한 발전 

바다에는 또 하나의 차이가있다. 그것은 바로 온도 차다. 특히, 적도나 열대 지방 부근의 바다는 태양열로 데워진 해수면과 수심 600∼700m의 바닷물 사이에 섭씨 20도(℃) 이상 온도차가 존재한다.  

이 가열된 바닷물을 파이프라인으로 끌어 증기를 만드는 장치에 보내면 뜨거운 바닷물이 얻어진다. 끓는점이 낮은 암모니아나 프레온을 증기로 만들고, 이 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는 심해의 찬 바닷물로 냉각해서 다시 유체로 만들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해양온도차발전(Ocean thermal energy conversion)이다.  

이 발전 원리는 바다 표면층의 더운물과 심층 냉수간 온도차를 이용해 비등 액이 낮은 액체를 증발 냉각시킨 후, 그 압력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것이다. 즉, 고온의 열원에서 저온의 열원으로 열이 흘러 들어가 터빈을 구동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표면온수를 사용해 암모니아나 프로필렌 같은 작동유체를 증발시켜 터빈 발전기를 구동시키는데 따뜻한 표층수는 작동유체 시스템에 유입돼 열교환기를 통해 열전달이 일어난다. 이 때 비등을 통해 작동 증기가 생성된다. 이 생성된 증기가 터빈을 회전시켜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터빈에서 빠져 나온 증기는 해저로부터 끌어올린 심층 냉수에 의해 응축기에서 응축액으로 바뀌어 재순환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기로 합의한 교토의정서 채택으로 선진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됨으로써 청정에너지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해양온도차발전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온대해역에서의 표층수온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지만, 한국동해 연근해역 심층에는 연중 1℃ 이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동해고유수가 상존하여 표층 온수와 심층 냉수간의 온도차를 이용한 해양온도차 발전의 충분한 잠재성이 있다”고 말한다.  

또 1999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 15℃ 이상의 온도차가 유지되는 기간은 최대 215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동해 심층 냉수를 이용한 영구적 온도차 발전의 실용화를 기대할 수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5-0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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