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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6-09-06

미 국방부, 실리콘밸리에 러브콜 카터 장관 잇단 방문, 국방자금 대규모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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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의 애슈턴 카터(Ashton Carter) 국방부장관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국방기술과 관련, 혁신적인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그의 실리콘 방문을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었다.

그의 방문이 주목을 받은 것은 전임 국방부장관들 때문이다. 5일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전임자 중 일 때문에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옥스퍼드대학 물리학과에서 로즈 장학금을 받은 카터 장관은 매우 달랐다.

15개월 전 부임 이후부터 실리콘밸리를 수시로 방문하고 있었다. 매스컴에서는 그가 국방부와 실리콘밸리 간의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려 한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가 장관으로 부임할 당시 정부와 실리콘밸리 간에는 큰 거리감이 있었다.

스노든 사태로 인한 불신, 다시 회복 중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정부 기밀을 대대적으로 폭로했기 때문이다.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의 컴퓨터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해 외부업체에서 파견된 직원이었다. 내부 서버에 접속하면서 불법 도청 사실을 알게 됐다.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개발한 군수용 로봇.  최근 실리콘밸리에 미 국방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신무기 개발을 위한 스타트업과의 공동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DARPA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개발한 군수용 로봇. 최근 실리콘밸리에 미 국방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신무기 개발을 위한 스타트업과의 공동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DARPA

결국 고발을 하게 되는데 그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미국 시민 뿐만 아니라 35개국의 고위층을 도청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경계 대상인 중국·러시아는 물론 영국·독일·프랑스 등 우방국들에서까지 항의가 빗발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친분을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외교적인 문제도 발생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도 발생했다.  이전까지 정부와 민간 기업 간에는 국방 기술 개발을 놓고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불신의 골이 높아졌다.

이전까지 신뢰 관계는 매우 탄탄했다. 1970년대 초 닉슨 행정부가 휴랫팩커드(HP)의 공동설립자 데이비드 팩커드(David Packard)를 국방부차관직에 앉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과의 기술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였다.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 역시 정부와 민간 기업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기술이다. 애플은 국방부와 함께 스탠포드대 연구센터에 연구자금을 공동 지원하면서 이 이 놀라운 음성인식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노든 사태로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인터넷·센서·보안 등 국방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을 공유하는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불신은 지난해 초 카터 장관 부임 시 최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장관은 정부와 민간 기업 간의 협력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불신을 더 방치할 경우 향우 미국 국방력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정부와 민간 기업 간의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막대한 국방자금 실리콘밸리에 유입 

카터 장관은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자신이 펜타곤과 민간 기업들 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민간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술업체들임을 천명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다. 카터 장관은 올해 초 국방혁신위원회(Defense Innovation Board)를 창설하고 구글의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를 대표로 선임했다. 또 링크인드인의 설립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등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그리고 4월 중에 ‘해킹 더 펜타곤(Hack the Pentagon)'란 타이틀로 펜타곤의 디지털 보안을 테스트하기 하기 위한 사이버 공격 대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민간 기업들이 보안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해킹 대회를 여는 경우는 있지만 국방부가 해킹 행사를 개최하는 건 처음.

지난해 중국이 미국 정부 및 기업을 해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2014년 북한이 소니픽처스 해킹을 통해 사이버 공격 능력을 과시한 데 따른 조치였다. 국방부 단독으로 공격·방어 연습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런 관행을 과감히 탈피한 것이다.

사실 실리콘밸리에는 그동안 크고 작은 국방부 자금이 유입돼 왔다. 국방부가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금융기관 등과 합작기관을 만들어 실리콘밸리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들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알게 모르게 지원해왔다.

실시간 재난처리로봇 대회(Darpa Cometition)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대회를 통해 최근 ‘재난 처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탄생했다. 구글 자회사인 샤프트(Schaft)와 보스톤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공동 개발한 로봇이다.

그러나 기업을 설득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국방기술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 ‘국가안보기술 엑셀러레이터(NSTA)'의 아담 해리슨(Adam Harrison) 소장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많은 하이테크 기업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정부 자금을 꺼리고 있는 것은 기업들 대다수가 기술 공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DARPA 자금을 유입할 경우 어느 시점에서 개발한 기술을 공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방부에서는 스타트업을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국방부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막강한 자금력이다. 카터 장관은 올해 국방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이는 애플·구글·인텔이 지난해 지출한 R&D 자금의 2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09-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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