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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7-01-25

미국에 ‘서울 바이러스’ 경계령 애완 쥐 기르던 주민 8명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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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계가 갑자기 나타난 ‘서울 바이러스’(Seoul virus)에 놀라 언론을 통해 경계령을 내리고, 감염 근원지를 찾아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의 이호왕 박사가 처음 발견한 한탄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로, 쥐가 옮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미국 일리노이 주와 위스콘신 주에서 8명을 감염시킨 서울 바이러스는 애완 쥐(pet rat)에서 비롯됐다고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도심쥐가 옮기는 '서울 바이러스'가 미국에 나타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애완 쥐가 옮긴 '서울 바이러스'가 미국에 나타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 Pixabay

CDC의 병리학 담당 부국장이며 수의사인 제니퍼 맥퀴스톤(Jennifer McQuiston)박사는 “애완 쥐와 사람이 관련된 첫 번째 사례를 관찰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야생 쥐와 관련됐다.

그러나 맥퀴스톤 박사는 “유럽에서는 애완 쥐와 관련된 질병 발생이 보고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발병이 세계에서 처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위스콘신에서 감염자 발생

서울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번째 환자는 위스콘신 주민으로 처음에는 독감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 방문했다. 환자가 집에서 애완 쥐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의사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타바이러스(Hantavirus) 검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이 환자가 한타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위스콘신 주 방역당국은 환자에서 채취한 샘플을 CDC 본부에 보내 결국 지난 1월 11일 한타 바이러스의 일종인 서울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확인했다.

서울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 추위, 구토, 눈이 빨개지는 현상과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희귀하기는 해도  심한 통증, 피로 등이 겹쳐 폐질환으로 발전했다가 치명적인 상황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CDC는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에 서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한 사람만 질병을 앓았으며 그나마 그 환자도 병에서 회복된 것으로 일리노이 공공보건국 대변인인 멜라니 아놀드(Melaney Arnold)가 말했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서울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와 접촉한 다음 1~2주 안에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8주 잠복했다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국 보건당국은 또 다른 감염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애완 쥐 유통망을 조사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쥐에서 나온 피나 침 또는 오줌 같이 액체를 통해 감염되거나, 감염된 쥐에 물릴 때 옮는다. 서울 바이러스는 시궁쥐(Norway rat)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놀드 대변인은 “일리노이 보건당국은 지역 보건당국과 함께 혹시 시궁쥐에 노출됐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접촉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CDC도 공무원과 보건관계자들은 감염된 쥐가 처음에 어디에서 나왔는지 근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처음 감염지점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현재 CDC가 조사하는 지역 이외의 곳으로 확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 첫 발견,  '서울 바이러스' 이름 얻어

미국 언론들은 일리노이 주와 위스콘신 주에서 애완 쥐를 구입했거나, 감염된 쥐를 기르던 사람과 접촉한 일이 있으면 보건관계자들을 만날 것을 권고하는 등 서울 바이러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CDC는 손을 자주 씻을 것과, 애완 쥐 우리를 깨끗하게 소독하라고 조언하면서 “우리를 집 밖에 설치하고,  우리를 청소할 때 부엌이나 목욕탕에서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미국 CDC의 애완 동물 관리지침 ⓒ CDC
미국 CDC의 애완 동물 관리지침 ⓒ CDC

서울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의 이호왕 박사가 세계 최초로 발견한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를 비롯해서 푸우말라바이러스와 함께 한탄바이러스(Hantavirus) 속으로 분류된다.

‘한탄바이러스’는 한국전쟁 때 3,200여 명의 유엔군을 사망에 이르게 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다. 오래 동안 이 질병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나 예방이 어려웠다. 그러다가 1976년에 이호왕(李鎬汪) 박사가 한탄강 유역에서 잡은 등줄쥐에서 병원체를 발견하고 ‘한탄바이러스’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정체가 밝혀졌다.

이호왕 박사는 1988년에 환자 혈액에서 분리·배양한 한탄바이러스를 가지고 세계 최초로 한탄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면서 예방이 가능해졌다.

이호왕 박사는 1980년에는 출혈열 환자가 발생한 서울시내 아파트 지하실에서 잡은 집 쥐에서 한탄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서울 바이러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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