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5,2017

모든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항할 인간 항체 발견

백신과 치료법 개발 가속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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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이 25~90%에 달하는 에볼라바이러스 출혈열이 지난 주 11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재발해 각국 보건당국은 비상감시반을 운영하며 이 지역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evolavirus)는 치사율이 높은데다 아직 공인된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어 철저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 학계와 산업계, 정부 공동 연구진이 질병을 일으키는 세 종류의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항할 최초의 인간 자연 항체를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연구진은 2013~16년 당시의 에볼라 유행시기 때 살아남은 생존자 혈액을 분석해 이 항체들을 발견했다.

생명과학저널 ‘셀’(Cell) 지 1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된 이 항체의 발견에 따라 앞으로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 신장 상피세포 표면에서 자라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Credit : Wikipedia / NIAID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 신장 상피세포 표면에서 자라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Credit : Wikipedia / NIAID

개발된 백신은 일부 바이러스에만 효과

1972년 콩고 민주공화국(옛 자이르)의 에볼라 강변 마을들에서 처음 발생한 에볼라바이러스병은 1976년 이후 약 20건의 크고 작은 유행을 기록했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발병은 2013~16년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것으로 2만9000명 이상이 감염되고 1만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생겼다.

현재 에볼라 환자에게 가장 유망한 치료법으로는 특정 병원체 및 독소와 결합해 이를 중화시키는 단일 클론 항체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항체 요법이 단지 하나의 특정 에볼라바이러스만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 예를 들면 가장 진보된 치료법인 ZMapp™은 에볼라 바이러스(옛 에볼라 자이르)에 특화됐고, 주요 유행을 일으켰던 다른 두 개의 에볼라바이러스(수단 바이러스 및 분디부교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다.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센터에서 자원 참가자에게 연구용 백신을 투여하는 모습(2014 년 9 월 2 일).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이 창궐한 이래 백신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임상용으로 공인된 백신은 아직 없다.  Credit : Wikipedia / NIAID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센터에서 자원 참가자에게 연구용 백신을 투여하는 모습(2014 년 9 월 2 일).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이 창궐한 이래 백신 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임상용으로 공인된 백신은 아직 없다. Credit : Wikipedia / NIAID

광범위 효과 인간 항체 발견은 중요한 진전

이 연구의 공동리더인 Mapp 바이오제약사의 항체 개발 책임자인 재커리 본홀트(Zachary A. Bornholdt) 박사는 “어떤 바이러스가 다음 번에 유행을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알려진 여러 에볼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치료, 예방할 수 있는 단일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공동리더인 카틱 챈드런(Kartik Chandran) 앨버트 아이슈타인 의대 교수(미생물학 및 면역학)는 “이번에 여러 에볼라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인간 항체를 발견하고 특성을 확인한 것은 그 같은 목표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 육군감염병연구소(USAMRIID) 바이러스 면역학 책임자인 존 다이( John M. Dye) 박사도 공동리더로 참여했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생애 주기 Credit : Wikipedia / CDC

에볼라바이러스의 생애 주기 Credit : Wikipedia / CDC

2013~16년 에볼라 유행 생존환자에게서 항체 분리

초기 연구에서 본홀트 박사와 Adimab 유한회사의 선임과학자인 로라 워커(Laura M. Walker)박사는 2013~16년 당시의 에볼라바이러스병 유행 때 감염됐다 살아남은 생존자들로부터 349개의 단일 클론 항체를 분리해 냈다.

이번 연구에서 다기관 연구팀은 349개의 항체 중 ADI-15878 및 ADI-15742로 알려진 2개의 항체가 조직 배양에서 다섯 가지의 에볼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모두 강력하게 중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결과 두 항체 모두 에볼라 바이러스와 분기부교(Bundibugyo) 바이러스 및 수단(Sudan)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복용량에 노출된 실험용 쥐와 족제비를 보호할 수 있었다.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인체 부위에 나타나는 증상.  Credit : Wikipedia / Mikael Häggström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인체 부위에 나타나는 증상. Credit : Wikipedia / Mikael Häggström

항체가 바이러스를 리소좀 ‘감옥’에 가둬

후속 연구에 따르면 에볼라 환자로부터 분리된 두 항체는 에볼라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킨 다음 증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요 단계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두 항체는 피 속에 있는 바이러스와 마주치면 바이러스 표면에 돌출된 탄수화물 사슬이 붙어있는 당단백질과 결합한다. 항체가 붙은 바이러스는 세포에 부착돼 리소좀(lysosome)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리소좀은 막 결합구조로 된 작은 소체로,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나 세포 성분을 소화시키는 효소로 채워져 있다.

바이러스는 이후 증식을 하려면 숙주 세포의 세포질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리소좀 막과 융합해야 한다. 그러나 이때 항체가 바이러스가 리소좀 ‘감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감염 궤도를 중지시키게 된다.

에볼라바이러스의 병리 체계 Credit : Wikipedia / ChyranandChloe

에볼라바이러스의 병리 체계 Credit : Wikipedia / ChyranandChloe

백신 개발 속도 가속화 예상

다이 박사는 “항체가 당단백질 분자에 부착하는 위치와 이들이 언제 어떻게 에볼라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지를 정확히 알면 폭넓은 효과를 지닌 면역요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본홀트 박사는 “그 지식을 이용해 이미 단일 항체 칵테일 요법을 만들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좀더 큰 동물에 시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두 개의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정확히 집어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백신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챈드런 박사는 “사람에게서도 같은 유형의 광범위한 방어 항체를 끌어낼 수 있는 항체 생성 백신 면역원을 합성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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