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장년층이 즐겨보던 추억의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에는 명왕성을 배경으로 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여기서 명왕성은 얼음에 뒤덮인 추운 곳으로 나온다.
실제로 명왕성에는 거대한 빙하가 있다. 다만 물이 아니라 질소와 일산화탄소, 메탄이 얼어붙어 생긴 빙하다.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의 성분이고, 메탄은 온실가스 중 하나다. 명왕성의 표면 온도는 섭씨 영하 230도 수준이라 이런 기체도 얼어붙는다.
20일 프랑스 파리6대학 연구진은 명왕성에 이 같은 빙하가 생기는 데 지형이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등장하는 빙하는 명왕성의 하트 모양 지형(톰보 지역) 서쪽의 얼음 평지인 '스푸트니크 평원' 안에 있다.
연구진은 스푸트니크 평원과 비슷한 깊이 3km의 분지 지형을 가상으로 만들고 명왕성의 표면 환경과 대기 물질 등을 바탕으로 모델링 했다. 그 결과 이곳의 기압이 주변보다 높아 얼음이 더 잘 얼어붙고, 빙하가 형성되기 쉽다는 것을 알아냈다.
화성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볼 수 있다.
화성 남반구에는 깊이 7km, 지름이 2천300km에 달하는 거대한 분지인 '헬라스 평원'이 있는데, 여기도 이산화탄소가 얼어붙은 '드라이아이스 서리'가 있다.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1906~1997)가 발견했고 곧바로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분류됐지만, 국제천문연맹(IAU)은 2006년 8월 행성에 대한 기준을 바꾸면서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지위를 낮췄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6-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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