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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4-05

많이 걷는 환승역, 건강에 좋다 세계 14개 도시 7천명 대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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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비만과의 전쟁’이 치열하다. 전세계 6억명 정도가 비만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을 줄이는 것은 논리적으로만 보면 간단하다. 먹는 것을 줄이고 몸의 지방을 태울 수 있는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개인의 의지나 유전과 같은 체질적 특성, 식습관, 거주 환경 등의 여러 요소가 작용하고 있어 목표를 달성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세계 14개 도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공원이나 대중교통 환승역 등 많이 걸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주거단지계획이 주민들의 신체활동을 향상시키고, 비만이나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비전염성 질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 4월 1일자에 소개됐다.

주거지 주변에 환승정류장과 공원 등이 많으면 그만큼 많이 걸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나왔다.  ⓒ ScienceTimes
주거지 주변에 환승정류장과 공원 등이 많으면 그만큼 많이 걸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나왔다.

일주일에 150분 이상은 걸어야”

‘국제 신체활동과 환경 네트워크 성인대상 연구’[The International Physical activity and Environment Network Adult Study (IPEN)]로 불리는 이번 연구는 미국의 시애틀과 볼티모어, 콜럼비아의 보고타, 멕시코 쿠에르나바카, 뉴질랜드 웰링턴, 벨기에의 겐트와 중국 홍콩에 사는 18~65세 사이의 주민 7000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한 주일에 걸쳐 보통 정도에서 심한 신체활동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속도계를 부착했다.

연구팀은 인구가 조밀하고, 상점과 편의시설, 식당가, 대중교통 환승시설이 상호 연결돼 충분히 걸을 만한 거리에 있는 주거단지의 주민들이 일주일에 90분 정도까지의 신체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한 주 동안의 권장 신체활동 150분의 60%에 해당한다.

주 연구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UCSD) 의대 제임스 샐리스(James Sallis) 가정의학과 석학교수는 “주거단지의 사회경제적 위치와 문화까지 아우르는 연구를 실시한 결과 더 많은 거리를 움직이도록 계획된 주거단지 주민들은 실제로 신체활동을 더 많이 한다”며, “한 예로 환승정류장은 차를 덜 이용하는데 필요한 시설로, 환승을 하려면 더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활동성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신체활동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요소는 △거주지 전체의 인구밀도 △교차로 밀도 △공원 수 △대중교통 환승지 밀도로 알려져 있다.

주거단지 기획 때 환승정류장과 공원 등 주민 건강을 위한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는 연구를 한 제임스 샐리스 교수 UCSD
주거단지 기획 때 환승정류장과 공원 등 주민 건강을 위한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는 연구를 한 제임스 샐리스 교수. 사진: UCSD

주거단지 기획 때 여러 건강 요인 고려 필요”

주거단지 계획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에서 수년 동안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목표 치를 가지고 세계적인 상관성을 탐구한 것은 샐리스 교수팀의 연구가 처음이다.

샐리스 교수는 환경이 신체활동에 영향을 주는 원리는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으며, 거주단지건설을 기획할 때는 주민 건강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종합적인 협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신체활동을 게을리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뭔가 필요한 일을 추진한다면 오히려 의료분야 바깥의 주변 환경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도시계획담당자나 선출된 국회(시)의원, 대중교통이나 공원 관리자와 같은 이해당사지와 정책 결정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주어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해 환경을 보존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샐리스 교수는 다음 단계로 거주지 건설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특히 저소득층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나라의 협동 연구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이번 연구가 각국이 지구촌 이웃으로서  더욱 건강한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도구로 쓰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4-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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