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여름철엔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고 콘택트 렌즈 역시 세균 노출에 대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엔 날이 덥다 보니 샤워를 자주 하게 되고 워터 파크 등을 찾아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이때 콘택트 렌즈를 물로 닦는 등 물과 접촉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콘택트 렌즈가 물에 닿으면 물 속에 있는 이물질이 렌즈 표면으로 옮겨 붙어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이물질에 의해 렌즈 표면이 손상돼 착용시 불편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콘택트 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수영장에 들어가 수영을 하는 것도 금물. 물 속의 각종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특히 콘택트 렌즈 착용자는 각막염과 심각한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가시 아메바 감염률이 비착용자에 비해 450배나 높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샤워 물이나 생수 등에 콘택트 렌즈를 접촉해서도 안되며, 사용 전 후에는 반드시 전용 세척액으로 닦고, 물기가 없는 청결한 케이스에 넣어 잘 보관해야 한다.
젊은 층에서 미용을 위해 사용하는 서클렌즈 등의 컬러렌즈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컬러렌즈는 착색제로 인해 산소투과율이 높지 않은데다, 의료용이라기보다는 미용용품의 하나로 간주해 친구들끼리 돌려가며 착용하는 사례가 많다. 이로 인해 사용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감염 위험이 더욱 높은 편이다.
렌즈 낀 눈의 미생물군, 눈 주위 세균총과 유사
최근 뉴욕대 랭곤의료원 연구팀은 인체의 박테리아를 구분하기 위한 고정밀 유전자 시험을 하면서 콘택트 렌즈 착용자의 눈에 자주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미생물학회 연례 학술대회 발표(6월1일)에서 결막에는 눈 아래 피부에서보다 더 다양한 미생물종이 서식하며, 콘택트렌즈 착용자(9명)의 눈에서 렌즈 비착용자(11명)의 안구 표면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메틸로박테리움과 락토바실루스, 아시네토박터, 슈도모나스가 3배 이상 많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이어 세균의 다양성 점수를 도표화했더니 콘택트 렌즈 착용자의 눈에서 발견되는 미생물군은 렌즈 비착용자의 눈에서 보이는 미생물군보다는 렌즈 착용자의 피부에서 발견되는 미생물군과 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잭 도딕(Jack Dodick) 뉴욕대 랭곤 캠퍼스 안과학 주임교수는 “1970년대 소프트렌즈가 보급되면서 각막 궤양의 유병률이 증가세를 보여왔다”고 말하고 “흔한 병원균은 슈도모나스로서 이번 연구 결과 공격적인 미생물들이 피부로부터 퍼져나오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심각한 발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눈꺼풀과 손의 위생 유지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를 이번에 확인한 결과 흉터도 생길 수 있는 각막염이나 눈의 염증, 결막염은 콘택트렌즈 착용자들에게서 더욱 잘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용 렌즈는 특히 주의 필요

미용렌즈는 감염 위험뿐만 아니라 잘못 사용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하루 동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렌즈는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에 잘 안 맞는 콘택트 렌즈를 하루 동안 끼고 있다면 각막에 흉터가 생기거나 감염을 일으키기에 시간상 충분하다고 말한다.
제대로 처방을 받아 끼는 콘택트 렌즈는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만 미용렌즈는 그런 전문가의 도움이나 처방 없이 사용자들이 마음대로 미용 샵이나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수가 있어 품질이나 안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라울 팬디트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 안과전문의는 “미용렌즈에 의해 야기되는 감염증은 각막궤양을 일으킬 수 있고, 각막궤양은 위험도가 매우 높아 제대로 진단,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며, “RSVP 증상 즉, 충혈(Redness), 빛에 민감해 지는 광과민성(Sensitivity to light), 시력 저하(Vision worsening), 통증(Pain) 가운데 한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끼고 있는 콘택트 렌즈가 불편할 경우 렌즈 타입을 바꾸거나 세정제 등의 관리용품을 교체하면 불편을 느끼는 사람의 반수 정도는 좀더 자기 눈에 맞는 편안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는 연구 조사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위생 습관의 생활화
콘택트 렌즈로 인한 눈의 감염 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렌즈의 위생관리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과 비누로 손을 깨끗이 닦고, 렌즈 케이스는 공기 중에 잘 말려야 하며, 렌즈케이스와 세정제는 같은 회사 제품을 쓰는 것이 감염을 막는 핵심이라는 것.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대 연구팀이 119명의 렌즈 착용자에게 렌즈 관리습관에 대한 설문조사를하고 그들의 렌즈 케이스를 받아 실험실에서 감염도를 조사한 결과 66%가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감염된 케이스의 40%에서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분리됐다.
분석내용을 종합해 보니 세 가지의 위생습관이 높은 감염도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렌즈를 다루기 전에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이 씻지 않는 습관- 비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냥 물로만 손을 닦거나 아예 손을 씻지 않는 이들에 비해 세균 감염도가 낮았다.
△두번째로 렌즈 케이스를 공기 중에 충분히 말리지 않는 습관- 충분히 말리지 않아 젖어있는 케이스는 감염도가 높았다.
△세번째로 렌즈 케이스와 소독세정제의 메이커가 다를 때 – 렌즈 케이스와 소독세정제 메이커가 다른 제품을 쓸 때 감염도가 증가했다.
지난 1월 28일 ‘시력측정과 시과학(Optometry and Vision Science)’지에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한 연구팀은 “렌즈 케이스가 감염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앤서니 아담스 교수)며, “위의 세가지 위생습관 외에 △세정소독제를 살 때마다 렌즈 케이스를 교체하고 △렌즈 케이스는 뒤집어서 말려야 하며 △렌즈 케이스를 닦을 때 깨끗한 손으로 문질러 닦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윌콕스 교수)고 강조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5-06-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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