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항공·우주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4-07-29

레이저 광통신, 달까지 진출해 다양하게 진화하는 레이저 기술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난달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레이저 관련 컨퍼런스에서는 LLCD의 구체적인 기술 내용이 최초로 공개됐다. LLCD란 ‘Lunar Laser Communication Demonstration’의 약자로서 지구와 달 사이의 레이저 통신 시연을 의미한다.

2013년 가을 MIT의 링컨연구소 연구진이 지구에서 달까지의 레이저 기반 광대역 데이터통신 기술을 최초로 시연한 바 있지만 그동안 자세한 기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링컨연구소가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개발한 LLCD는 ‘LADEE(Lunar Atmosphere and Dust Environment Explorer)’라는 달 탐사선에 장착된 관측설비까지 약 38만4천㎞의 거리 사이를 데이터 다운로드 시 622Mbps, 업로드 시 20Mbps의 속도를 실현할 수 있다.

이 속도는 이제까지 사용된 가장 우수한 무선주파수(RF) 기반의 우주통신기술보다 4800배나 더 빠른 속도이다. 즉, 기존에는 1GB 용량의 동영상 한 편을 달에서 지구로 전송할 때 수일이 걸렸다면 LLCD로는 단 5분 내로 전송할 수 있다.

지구와 달 사이의 광대역 레이저 우주 통신인 LLCD의 개념도. ⓒ NASA
지구와 달 사이의 광대역 레이저 우주 통신인 LLCD의 개념도. ⓒ NASA

속도뿐만 아니라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 면에서도 LLCD는 합격점을 받았다. 지구와 달 사이의 우주통신은 대기 교란으로 발생될 수 있는 신호 전력의 변동이나 구름에 의한 감쇄 등의 통신 방해 조건이 존재한다. 또한 지상 관측소 기준으로 달이 수평선 아래에 있을 때도 통신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하지만 바람과 대기의 돌풍도 이 시스템이 큰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예상하지 않았던 얇은 구름을 통해서도 LLCD 미션이 소통되는 것으로 확인된 것. 이 같은 안정성은 LLCD가 하나의 지상국에서 다른 지상국으로 ‘핸드오프(hand-off)’ 하는 기능을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핸드오프란 휴대폰 사용시 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사용자가 이동할 때 데이터를 끊김 없이 넘겨주는 기술과 같은 개념이다.

NASA가 이 같은 우주통신기술에 주목하는 까닭은 우주 탐사활동이 다양해지고 기간도 길어짐에 따라 우주에서 보내오는 실험 및 관측 데이터의 용량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LCD가 상용화될 경우 앞으로 달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하고 HDTV를 볼 수 있게 된다. NASA는 LLCD 디자인이 화성이나 외부 행성들과 같은 심우주 탐사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음주측정기 대체할 새로운 레이저 장치

지난 1960년 미국의 물리학자 시어도어 메이먼(Theodore Harold Maiman)에 의해 최초로 탄생한 이후 레이저 광선은 현재 군사 무기에서부터 광통신, 의료용 치료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LLCD에 활용된 레이저 통신기술도 사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광통신기술을 우주로 확장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처럼 레이저를 이용해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내용의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화제다.

폴란드군사기술대학 광전자연구소는 주행 중인 자동차 내부에서 알코올 증기의 존재를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레이저 장치를 최근에 개발했다. 앞으로 이 장치가 상용화될 경우 달리고 있는 자동차를 경찰관이 일일이 세우지 않고도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화학 및 생물학적 화합물 식별 시스템을 채용한 이 레이저 장치는 3.39㎛ 파장의 모니터링 단일모드 레이저 빔과 0.6㎛ 파장의 추가 레이저 빔을 이용해 0.1퍼센트 이상의 농도를 지닌 알코올 증기를 검출할 수 있다.

지나가는 차량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레이저는 도로 옆에 설치되어야 하는데, 만약 알코올 증기가 차량 내에서 검출된다면 차량과 번호판의 사진이 포함된 메시지가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경찰관에게 전송될 수 있다. 이 연구진은 앞으로 마약을 검출할 수 있는 유사한 레이저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번개로 인한 피해로부터 건물을 보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레이저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애리조나 대학과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광학 과학자들이 개발한,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대기를 통해 고강도의 레이저 빔을 보내는 기술이 바로 그것.

레이저로 번개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어

기존의 레이저와는 달리 새로 개발된 이 레이저 파열은 수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 정도의 매우 짧은 시간에 고강도의 에너지를 분출한다. 그런데 기존의 고강도 레이저는 회절로 인해 몇 피트 이상의 거리에서는 점점 더 그 강도가 약해진다. 우리가 물속에 막대기를 담갔을 때 구부러진 듯이 보이는 현상과 비슷한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고강도의 기본 레이저 빔을 이보다 낮은 강도의 두 번째 빔에 장착함으로써 그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기본 레이저 빔이 공기를 통해 이동할 때 드레스 빔이라고 불리는 두 번째 빔이 그것에 에너지를 재급유함으로써 기본 빔이 이전에는 달성하지 못했던 훨씬 더 먼 거리의 이동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레이저 빔은 전자가 제거된 이온화된 플라즈마 채널을 남기게 돼 뇌우를 끌어들일 수 있다. 즉, 뇌우를 제어해 건물로 떨어지는 뇌우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아직 실험단계에 있지만 언젠가는 번개로 인한 전기 방전과 같은 피해로부터 건물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쟁터에서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무인항공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고체 레이저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 해군연구청이 GBAD(Ground-Based Air Defense Directed Energy On-the-Mov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 이 레이저는 적군의 무인항공기가 지상의 병력을 추적하고 조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막을 수 있다.

레이저, 빔 조향기, 배터리, 레이더, 고성능 냉각장치, 통신 및 명령제어장치들을 포함하게 될 이 새로운 레이저 무기 시스템은 험비 차량이나 경량전술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소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레이저 무기가 개발되면 전통적인 화력의 대안 역할을 할 수 있다.

새 시스템의 몇몇 부품들은 이미 다양한 크기의 무인항공기에 대해 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연구청은 올해 말 전체 시스템에 대해 시험을 수행할 예정인데, 처음엔 10㎾의 레이저로 시작해서 30㎾ 레이저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7-29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