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5-11-04

레이저로 우주에서 실시간 통신 사진 한 장 받는데 5시간 걸리는 일 없어진다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금까지의 우주 통신 방식은 무선 전파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장점이 많은 방식이지만 치명적인 약점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거리다. 우주정거장이나 달처럼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거리가 멀어지게 되면 신호가 약해져 속도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명왕성 탐사를 위해 떠난 뉴호라이즌스호의 경우를 예로 들면, 설치된 통신용 모뎀의 속도는 목성을 지날 때 초당 32킬로바이트(Kb)였지만, 명왕성을 지나면서 초당 1 Kb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NASA는 사진 한 장을 받기 위해 5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이저 통신 방식이 실용화에 성공한다면 지구와 행성 사이의 실시간 통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레이저 통신 방식이 실용화에 성공한다면 지구와 행성 사이의 실시간 통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NASA

이런 통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레이저를 이용하여 우주에서 통신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첨단 기술 전문 매체인 기즈맥(Gizmag)은 10월 14일자 기사에서 NASA와 ESA가 새로운 우주통신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레이저 통신 방식이 실용화에 성공한다면 지구와 행성 사이의 실시간 통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 링크)

2016년에 장거리 통신을 위한 테스트 진행 예정

레이저를 이용하는 통신의 원리는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광통신과 같다. 다른 점이라면 빛이 광케이블을 지나는 대신에 우주 공간을 통과한다는 점인데, 우주 공간에 광케이블을 놓으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레이저를 직접 우주 공간에 발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레이저를 통신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반 기술로 NASA는 ‘FSO(Free space optical communication)’ 기술을 오래 전부터 연구해 왔다. FSO 기술은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에 레이저 같은 빛을 발사하는 방식이다.

FSO 기술은 가로 막는 장애물이 없는 공간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대부분의 우주 공간이 바로 이 같은 비어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NASA는 레이저를 활용한 우주 공간에서의 통신에 FSO 기술을 응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레이저 기술 자체가 고속 통신에 적용하기에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속도만 놓고 보면 대단히 빠르지만, 아직은 행성 간 장거리 통신에 적합한 고출력 레이저를 낼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NASA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장거리 레이저 통신 시스템을 테스트 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OCSD(Optical Communications and Sensor Demonstration)라는 명칭의 이 프로젝트는 초소형 큐브셋(cubesat)을 사용하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레이저 통신의 단점은 방해 물질이 있을 경우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 NASA
레이저 통신의 단점은 방해 물질이 있을 경우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 NASA

큐브셋은 무게 2.5kg에, 크기가 10×10×10cm인 대단히 작은 크기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초소형 위성이어서 제작비용도 저렴하고,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능면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장거리 레이저 통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다 갖추고 있다.

이 큐브셋은 6와트(W) 출력의 레이저를 발사하여 20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지구 궤도에서 지상으로 전송하거나 반대로 수신하게 된다. NASA 연구소의 관계자는 “이 정도의 데이터 전송 속도라면 초고속 통신망이 깔려있는 지구에서는 보통인 수준이지만, 현재 우주에서 사용하는 무선통신과 비교하면 거의 100배나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의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큐브셋을 통한 레이저 통신 테스트를 내년 초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테스트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레이저의 경우 중간에 가로막는 물질이 있으면 통신이 끊기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본격적인 테스트에 앞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여러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활용하는 백업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우주국도 레이저 통신에 뛰어들어

우주 공간에서의 레이저 통신 시스템을 NASA만 연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SA 역시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AIM(Asteroid Impact Mission) 탐사선을 통해서 NASA의 OCSD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먼 거리의 레이저 통신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AIM은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을 조사하기 위한 용도로 발사되는 탐사선이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에 발사될 예정인데, 소행성이 지나가는 위치까지 가는 과정에서 AIM은 지구에서 상당히 멀어지게 된다.

그 거리가 최대 7500만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지상에 있는 기지와 레이저 통신을 시도한다는 것이 ESA의 구상이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실시한 레이저 통신의 거리는 지구와 달탐사선이 주고받은 40만km가 최대였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11-04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차대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차대길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