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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4-07-03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착한 기술' APEC-특허청 적정기술 콘퍼런스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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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나 식량, 에너지 등은 인간의 생존에 있어 필수적 존재들이다. 그러나 제 3세계와 낙후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존 조건도 갖춰지지 못한 환경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적정기술이다. 과학의 힘으로 인류가 당면한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는 ‘착한 기술’인 것이다.

이런 적정기술과 관련하여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우수한 글로벌 적용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특허청 적정기술 콘퍼런스’가 특허청 주최로 지난 2일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개최됐다.

적정기술과 관련한 우수 글로벌 적용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적정기술과 관련한 우수 글로벌 적용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ScienceTimes

유엔새천년개발목표와 적정기술

지식재산의 나눔 방안을 중심으로 진행된 1부 세션에서 아르테미 이즈메스티에프(Artemy Izmestiev) 유엔개발계획 부지사장은 ‘유엔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적정기술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유엔새천년개발목표(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란 유엔(UN)에서 지난 2000년에 채택한 의제로, 오는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체계적인 ‘빈곤 퇴치계획’이다.

이즈메스티에프 부지사장은 “MDGs가 달성 시점으로 정한 2015년이 내년으로 다가왔다”고 전하면서 “현재보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MDGs가 내세운 8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DGs의 8대 목표란 △절대빈곤과 기아 퇴치 △보편적 초등교육 달성 △남녀평등 및 여성권익 향상 △ 아동사망률 감소 △모자보건 향상 △HIV·AIDS와 말라리아 및 기타 각종 질병 퇴치 △지속 가능한 환경보전 △개발을 위한 범지구적 파트너십 구축 등으로서 21개의 세부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새천년개발목표가 내세운 8대 목표
새천년개발목표가 내세운 8대 목표  ⓒ UNDP

MDGs를 위한 적정기술의 역할에 대해 이즈메스티에프 부지사장은 “MDGs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고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루기 위해 제시된 8대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의료 및 환경, 식량 등 적정기술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홍성욱 한밭대학교 교수이자 적정기술포럼 대표는 ‘일상생활에서 발명할 수 있는 적정기술의 창의성’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적정기술은 철저하게 사용자의 관점에서 개발되어야 하는 인간 중심의 기술”이라고 정의하며 “단순히 기술의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사용자가 속한 공동체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인간중심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디자인 사고력(Design Thinking)’의 5단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 사고력의 5단계는 △공감(Empathy) △문제정의(Define) △아이디어 산출(Ideate) △시제품 만들기(Prototype) △테스트 하기(Feedback)다.

홍 교수는 “개도국이나 낙후 지역을 위한 제품 발명은 매우 저렴하면서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적정기술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제품의 유통 및 판로 개척을 위해 현지인들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 만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적정기술의 글로벌 적용사례

2부 세션은 적정기술의 글로벌 적용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아그네스 라미레즈(Argnes Ramirez) 필리핀 탈락(Tarlac)주 무역산업부 국장은 우리나라 특허청이 필리핀 지방정부와 공동으로 휴대용 오일추출기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휴대용 오일추출기는 필리핀 아나오(Anao)시 지역에 널리 자생하는 일랑일랑(Ylang Ylang) 나무의 꽃에서 오일을 이동하면서 추출할 수 있는 설비다. 기존 추출기에 비해 훨씬 밝은 색의 오일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평가다. 일랑일랑 꽃의 오일은 향수 및 아로마테라피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미레즈 국장은 “현재 아나오 지역 마을에 휴대용 추출기를 보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아나오 지방에서 사용하던 고정식 오일추출기는 온도 유지가 어렵고, 열효율이 낮아 오일 생산량이 적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라미레즈 국장의 발표에 따르면 일랑일랑으로 만든 향수는 꽃의 신선도가 품질을 좌우하는 만큼, 현장에서 꽃을 수확해 바로 오일을 추출할 수 있는 휴대용 추출기의 효과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용 오일추출기(좌)와 자전거 로프펌프(우) ⓒ 특허청
휴대용 오일추출기(좌)와 자전거 로프펌프(우) ⓒ 특허청

또한 휴대용 오일 추출기는 경제적으로나 환경적 면에서도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작 결과 투자비용이 기존의 고정식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어디든지 추출기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꽃을 더 채취하기 위해 외진 지역까지 나무를 심으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을 보호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라미레즈 국장은 “농가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추출기까지 제공해준 대한민국 특허청에 감사드린다”면서 “고품질의 일랑일랑 오일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파푸아뉴기니의 적정기술 적용사례에 대해서는 클리프톤 그와부(Clifton Gwabu) 파푸아뉴기니 국립농업연구소 R&D 총괄 대표가 발표했다. 그와부 대표는 “파푸아뉴기니는 관개시설이 미비해 농업용수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라고 언급하며 “현재 자전거를 활용한 적정기술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와부 대표가 소개한 자전거를 활용한 펌프는 자전거에 끈을 연결하여 페달을 밟으면 지하 깊은 곳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설비다. 잠자고 있던 지식재산을 활용해 개발된 이 적정기술 자전거 펌프는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추진하고 있는 ‘지식재산 나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번 행사를 주최한 특허청 관계자는 “현재 네팔 지역에서는 단열성이 높은 대나무 주택 건축기술을 개발하여 지원하고 있고, 벌목금지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차드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사탕수수 찌꺼기로 숯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7-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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