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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6-09-22

뇌과학, 국제협력의 시대를 열다 뉴욕에서 세계 각국 뇌 연구 관계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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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UN 총회장에서 각국 대표들 간에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 중심가 북동부 지역에 있는 록펠러 대학에서는 UN 주최로 또 다른 색다른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인간의 뇌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자 모인 초국가적인 모임이었다.

21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뇌과학자, 생물학자, 컴퓨터과학자, 물리학자, 의사, 윤리학자, 각국 정부의 과학담당 자문위원들, 그리고 개인 투자가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온 중요한 인물들이 400여명 참석하고 있었다.

그리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류가 마침내 뇌 정복에 나섰다는데 대해 열광하고 있었다. ‘CGBP(Coordinating Global Brain Projects)’란 명칭의 이 모임은 미국 정부가 국립과학재단(NSF)을 통해 전폭 적극 지원하고 있다.

“뇌 과학의 역사적인 모임이 시작됐다” 

이밖에 민간과학재단인 카블리 재단(Kavli Foundation), 콜롬비아대학의 뇌과학센터, 록펠러대학, 콜롬비아 대학 등이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 정부가 이 모임을 큰 기대를 갖고 있은 것은 그동안 추진해온 뇌 연구 프로젝트를 돕기 위해서다.

21세기를 주도할 첨단 과학으로 뇌 과학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UN 주도로 뇌 과학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kavlifoundation.org
21세기를 주도할 첨단 과학으로 뇌 과학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UN 주도로 대단위 뇌 과학 프로젝트를 위한 국제협력 방안이 협의되고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kavlifoundation.org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1월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를 출범시켰고, 이를 통해 뇌과학 연구를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뇌연구 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모임을 후원하고 있는 것 역시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돕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CGBP를 결성한 취지는 미국, 유럽을 비롯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뇌 연구를 한데 모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 10여 개국에서 온 50명에 달하는 연사들의 강연이 있었다. 각국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강연자들은 경쟁보다는 조화를 통해 대단위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콜롬비아대학의 신경 기술 센터(NTC)를 이끌고 있는 라파엘 여스티(Rafael Yuste) 박사는 “뇌 과학의 역사적인 모임이 개최됐다”고 흥분했다.

과거 수십 년 간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이 해왔듯이 뇌 과학자들 또한 국제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다양한 계획과 청사진이 제시됐다. 그중에서도 뇌질환 치료를 위해 15년간의 야심찬 계획을 수행하고 있는 중국이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뇌 연구에 1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관심은 첨단 기술이다. 참석자들은 특히 각국의 연구 성과를 한데 모아 공동으로 열람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정보센터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뇌 과학의 윤리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 

UN은 물론 모임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각국의 뇌 과학 정보를 종합해 다루고 있는 이 정보창고가 향후 각국 뇌 과학자들 간의 토론 주제가 되고, 또한 미래 연구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모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과학자들이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기 때문. 미국 국립신경장애ㆍ뇌졸중연구소의 월터 코로세츠(Walter Koroshetz) 박사는 “지금의 정보 시스템이 부실해 많은 뇌 과학자들이 전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윤리 문제 역시 해결해야할 과제 중의 하나다. 뇌 과학이 사람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인 마르다 파라(Martha Farah) 교수는 “어디서 연구를 시작할지 방향을 잡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라 간 격차를 해소하는 일 역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목됐다. 러트거스 대학의 모하마드 무스타파 헤르찰라(Mohammad Mustafa Herzallah) 교수는 “뇌 과학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들이 개도국 연구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데이비드 슈메이커(David Shoemaker) LIGO 소장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중력파를 연구하는 이 거대한 우주과학이 국제협력을 통해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지 설명했다. 그러나 뇌 과학계가 LIGO처럼 큰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인간의 뇌는 1.4㎏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1000조 개의 뉴런으로 연결돼 있는 복잡한 기관이다. 전기적, 화학적 신호가 서로 연결된 신경세포를 통해 전달되고 이런 연결 활동을 통해 감각, 운동, 사고 등의 복잡한 생명 활동이 이루어진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이렇게 복잡한 뇌를 어느 한 나라가 주도해서 연구하기 보다는 국제 협력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김경진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참석해 한국 상황을 설명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09-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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