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윌리엄 C. 캠벨(William C. Campbell, 85) 미국 드루대 연구교수,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80) 일본 키타사토대 명예교수, 투 유유(屠呦呦, 85) 중국 전통의학원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위원회는 “전염병이 동물은 물론 사람의 생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와 중남미, 남부 아시아 등에서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기생충, 말라리아 퇴치에 크게 기여한 이들 3명에게 노벨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줄린 지라트(Juleen Zierath) 위원장은 수상자 발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수상자들이 치료법 개발로 말라리아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 환자 수백만 명을 살렸다”고 말했다. “또 가축 등 수많은 동물들을 살려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며 이들의 공적을 치하했다.
새로운 기생충,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
캠벨 교수와 오무라 교수는 기생충 치료제인 ‘아버맥틴(Aavermectin)’을 개발했다. 이 약은 적은 양으로도 회충과 구충, 폐충, 사상충 등의 기생충에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어 아프리카, 중남미 등 말리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에서 매년 2억 명에게 투여되고 있는 약이다.

윌리엄 C 캠벨 미국 드루대 연구교수는 1930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더블린대 크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미국 메디슨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7년부터 1990년까지 머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오무라 사토시 키타사토대 명예교수는 1968년 도쿄대에서 약학박사학위를 받고, 2년 후에는 도쿄과학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키타사토대 교수를 거쳐 현재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투 교수는 경험적으로 써왔던 약초 개똥쑥에 들어있는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성분이 말라리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성분은 개똥쑥 1g당 0.06~0.16g이 들어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10분의 1 이하로 압축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3~5년 이내에 이 물질을 활용,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체가 기생충에 감염되면 전신에 분포하는 면역기관인 림프절과 말초신경이 모두 마비된다. 심하면 실명하거나 뇌가 손상될 수도 있다. 이 약은 온 몸에서 기생충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약을 복용한 이후 4시간이 지나면 약이 최고 농도에 도달하며 소변과 대변을 통해 약과 기생충이 배출된다.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투 유유 중국 전통의학원 교수는 베이징 의과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부터 중국 전통의학원에 재직하고 있다.
최초 과학상 수상한 중국… 축제 분위기
투 교수는 중국 출신 연구자로는 처음으로 노벨 과학상을 받게 됐다. 투 교수를 포함한 3명은 수상자는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이 새겨진 메달과 함께 상금 800만 크로네(한화 약 11억2000만원)를 나눠 받는다.
캠벨 교수와 오무라 교수가 각각 4분의 1을, 투 교수가 절반을 받는다. 기생충과 말라리아 두 분야가 각각 절반씩 나눠 받게 되는데, 기생충 연구자가 두 명 선정됐기 때문에 두 사람이 각각 상금을 나눠받는다.
이번 수상자 발표로 특히 중국은 축제 분위기다. 과학 부문에서 첫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기쁨에 모든 매체들이 앞 다퉈 관련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특히 투 교수는 중국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오무라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미국 국적 취득자 2명을 포함, 2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면모를 보였다.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 수도 19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다.
‘아이리쉬 타임즈’ 등 아일랜드 언론들은 자국에서 태어난 캠벨 교수가 노밸상을 수상한 내용을 실황 중계하며 크게 기뻐하고 있는 중이다. 아일랜드는 문학 부문에서 5명의 수상자를, 각각 1명의 평화상,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말라리아는 모기를 매개체로 하는 감염병이다. 잠복기인 약 14일이 지난 이후 적혈구를 파괴하고 혈소판 감소증을 일으킨다. 뇌성 혼수, 저혈압, 간질성 폐렴 등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하는데 가장 많은 환자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망자는 거의 없지만 많은 해에는 3000명 정도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매년 발표하는 노벨상 수상자 중 가장 먼저 발표하는 상이다. 생리의학상에 이어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문학상 수상자 발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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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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