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3,2017

노랑 무궁화, ‘황근’을 아시나요?

제주에서 멸종 위기종 복원 성공… 대량 보급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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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강산에 피었네. 우리나라 꽃’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이 노래의 제목은 ‘무궁화’다. 흔히 국화(國華)로 알고 있는 바로 그 ‘무궁화 꽃’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무궁화는 아직 법적으로 인정된 ‘국화’가 아니다. 정부가 무궁화를 공식적인 국화로 지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노랑 무궁화로 잘 알려져 있는 황근은 유일한 자생종이다 ⓒ 국립생물자원관

노랑 무궁화로 잘 알려져 있는 황근은 유일한 자생종이다 ⓒ 국립생물자원관

무궁화가 공식적인 국화가 아니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궁화가 대부분 자생종이 아닌 외래종이라는 사실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식물 전문가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흰색 바탕의 보랏빛이 감도는 무궁화’를 국화로 인정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이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하나인 ‘황근(黃槿)’을 대량으로 키워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지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주목을 끄는 이유는 바로 이 황근이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생종 무궁화속 식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황근은 무궁화속 식물 중에 유일한 자생종

황근은 우리나라의 무궁화속 식물 중에 유일한 자생종 낙엽 관목이다. 6~8월에 옅은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데 이 꽃의 모양이 기존 무궁화와 매우 흡사하여 일명 ‘노랑 무궁화’로 불린다.

노랑 무궁화가 유일한 자생종이라면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무궁화 꽃은 도대체 어디서 들어온 것일까?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이들의 원산지는 기후가 따뜻한 중국 남부나 인도 등지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인도와 중국등지에서 수입된 무궁화 씨앗은 모두 4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앗 무게만으로 400kg이 넘는 것은 상당한 양이라는 것이 검역관계자의 설명이다.

국화(國華)로 알려져 있는 무궁화가 사실은 외래종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화(國華)로 알려져 있는 무궁화가 사실은 외래종인 것으로 드러났다 ⓒ free image

묘목의 경우는 더 많다. 지난 10년 동안 모두 60만 그루가 베트남과 대만, 태국 등지에서 수입됐는데, 지난해만 해도 베트남에서 총 19만 그루의 무궁화 묘목이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실정에 대해 국립생물자원관의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심고 가꿨던 무궁화의 대부분은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멸종 위기종을 복원하여 기증 단계까지 추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자라는 외래종 무궁화와는 달리 황근의 경우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일부 섬 지역의 해변에서만 자라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한 때는 남쪽 지역의 해안가가 노랑 무궁화로 넘실댄 적도 있지만, 이 같은 습성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그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해안도로 건설로 인해 자생지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제주도 자생지에서 직접 채종한 종자를 이용하여 황근을 증식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증식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약 4000여 그루로 늘어난 상황이다.

늘어난 황근은 제주도에 기증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5일 제주 송악산 도립공원에서는 국립생물자원관과 제주도 간의 업무협약식이 거행됐다. 이날 협약식에서 제주도는 기증된 황근을 송악산 도립공원에 2000그루 심기로 약속했고, 또한 제주도 자연생태공원에 1500그루와 한림읍 올레길 일대에도 500그루를 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관계자는 “제주도와 맺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향후 5년 간 매년 4000그루 이상의 황근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면서 “특히 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만큼, 제주도의 지원 아래 지속적으로 황근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근이 식재된 제주 송악산 도립공원 ⓒ 국립생물자원관

황근이 식재된 제주 송악산 도립공원 ⓒ 국립생물자원관

다음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황근 복원 및 보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식물자원과의 이병윤 과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국화로 알고 있던 무궁화가 외래종이라는 사실이 뜻밖이다. 황근 복원 및 보급 프로젝트의 의미를 ‘국화 변경’의 차원까지 올릴 수는 없는 것인가?

황근이 우리가 알고 있는 무궁화와 모양이 비슷해서 ‘노랑 무궁화’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두 개체는 엄연히 종(種)이 다른 별개의 식물이다. 따라서 황근을 대규모로 보급한다고 해서 이를 기존 무궁화의 대체 용도로 해석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이번 과제는 오로지 멸종 가능성이 높은 식물을 복원시켜 대규모로 보급한다는 목적만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 습성 때문에 따뜻한 바닷가 지역 외에는 성장이 어려운 점이 멸종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 같다. 품종 개량을 통해 보급 지역을 확대할 계획은 없는지?

품종 개량은 우리 자원관의 업무 영역 밖이다. 우리는 오로지 제주에서 자라는 자생 생물종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대량증식과 복원사업만을 지원할 예정이다. 만약 보급 확대를 위한 품종개량을 시도한다면 무궁화 보존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맡는 것이 타당하다.

-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해 달라

앞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은 제주도와 함께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제주 생물종의 발굴과 확보, 그리고 대량증식을 통해 멸종 위기종을 보전할 계획이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확보한 유용한 생물종은 바이오산업계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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