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신소재·신기술
이강봉 객원기자
2017-04-24

“나도 피카소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그림 대신 그려줘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영국의 영화사 ‘브레이크스루(BreakThru)'는 지난 2011년부터 특별한 분위기가 풍기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 중이다. 제작진은 115명의 화가들로 하여금 촬영한 영상을 보고 고흐의 붓 터치 방식으로 6만5000장의 유화를 그리게 했다.

그리고 이들 유화를 다시 영상으로 변화시켜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란 영화를 제작했으며 최근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 영화 제작을 위해 6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러나 지금 이런 영화 제작을 위해 고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

화가 대신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수많은 영상을 이미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 23일 ‘정보통신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월 구글은 ‘심층 신경망의 회화 기법(A Nural Algorithm of Artistic Style)'이란 제목의 짧은 논문을 발표했다.

 유명화가의 화풍을 모방한 패스티쉬 기술이 예술계 풍토를 바꿔놓고 있다. 사진은  '프리즈마' 앱에서 게시한 영상. 일반 사진을 회화작품처럼 변형시켰다.
유명화가의 화풍을 모방한 패스티쉬 기술이 예술계 풍토를 바꿔놓고 있다. 사진은 '프리즈마' 앱에서 게시한 영상. 일반 사진을 회화작품처럼 변형시켰다. ⓒprisma-ai.com

고흐, 뭉크 등의 붓 터치 모방 

그리고 이 논문을 통해 인공지능의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기술을 활용해 이미 그려진 그림을 모방해 어떤 영상이든 무작위적으로 패스티쉬(Pastiche)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패스티쉬란 단순 모방이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원본에서 따온 것을 수정해서 복제하거나 조각들을 짜 맞추어 만든 그림이나 도형, 다른 예술가들의 양식을 명백히 모방한 것, 또는 그런 것들의 양식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모방할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자 대중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개발자 모임인 깃허브(GitHub)에서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사진의 질감을 바꾸어 출력할 수 있음을 확인할 정도였다.

심층 신경망이란 인공지능을 이용해 웹 사용자의 활동 패턴을 인식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그림은 물론 글과 게임 등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충격을 주었던 알파고가 대표적인 경우다. 실력 있는 바둑기사들의 기풍을 인식한 다음 자신의 능력으로 전환시켰고 지금 세계 최강의 바둑고수로 부상했다.

구글에서는 이 기술을 그림에 적용했다. 그리고 카메라로 촬영한 여러 가지 영상들을 반 고흐, 윌리엄 터너, 에드바르트 뭉크, 파블로 피카소, 바실리 칸딘스키 등 유명 화가들의 독특한 화풍으로 변환시킬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후속 논문을 발표했다. ‘회화 기법을 위한 학습 표현(A Learned Representation for Artistic Style)'이란 제목의 이 논문에서는 하나의 신경망으로 32가지의 패스티쉬를 생성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신경망은 입력된 이미지의 변환을 실시간으로 수행활 수 있다. 지난 6년간 115명의 화가가 참여해 6만5000장의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그림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 등 예술사조에 큰 변화 예고    

최근 심층 신경망을 이용한 패스티쉬 앱이 대거 보급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6년 출시한  앱 ‘프리즈마(Prisma)'는 최근 5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 기술 역시 핵심 주체는 영리한 인공지능이다.

사진을 입력하면 원하는 회화 스타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사용자가 추상화가 몬드리안 스타일을 선택하면 입력한 사진이 빨강, 파랑, 노랑 삼원색을 강조한 몬드리안 화풍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린다.

최근 애플도 ’클립(Clips)'이라는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동영상, 사진, 음악을 하나의 완성도 높은 동영상으로 통합해 메시지나 SNS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무료 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 편집 앱이다.

그 안에 패스티쉬 기능이 들어있다. 다양한 필터 효과를 통해 갖가지 동영상을 사용자 취향에 맞춰 변환시킬 수 있도록 해놓았다. 패스티쉬 기술이 보급되면서 최근 사진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SNS 인스타그램에는 원본을 새롭게 변형시킨 사진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과거 화가들이 어렵게 작업했던 회화 기법이 네티즌들에게 손쉽게 보급되고 있는 양상이다. 패스티쉬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 인공지능 기술이 향후 회화를 비롯한 영상 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예술적인 작업을 맡기면 시간 및 노력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수천 년 간 이어져 내려온 미술 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첨단 기술이 난무하는 영화 부문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는 미래 애니메이션 영화를 감독이 아닌 인공지능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계자들은 얼마 안 있어 많은 비전문가들이 다양한 회화 작품을 다수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붓 터치는 물론 색상, 구도 등을 인공지능이 모두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능력만 지니고 있으면 얼마든지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11일 구글은 '오토드로우(AutoDraw)'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툴을 공개했다.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이미지 형상을 그리면 A.I.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유사한 이미지를 제시해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삼각형을 그리면 피라미드나 삼각 텐트가 나온다. 동그라미 두개를 그리고 그 둘 사이에 니은(ㄴ)자를 그리면, 자전거 그림이 나온다. 급속히 다가오고 있는 인공지능 예술가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4-24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