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멸종하면 4년 안에 인간도 지구에서 사라질 것이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꿀벌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한 말이다. 아인슈타인이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전문가들은 아인슈타인이 농약 사용의 증가와 지구 온난화, 그리고 변종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꿀벌 개체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경향을 우려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벌꿀로 형성된 세계시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23조 원으로 추정될 만큼 막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런 소중한 존재인 꿀벌에게도 ‘국산’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품종이 등장했다. 바로 ‘장원벌’이라는 이름의 꿀벌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이 우리나라 최초로 품종 개발에 성공한 이 국산 꿀벌이 최근 들어 농가 보급을 앞두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생산량 감소 및 수입 개방으로 양봉업계 어려움
꿀벌만큼이나 국내 양봉 농가들도 현재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상 기온과 녹지 감소로 인해 꿀 채취가 쉽지 않게 되면서, 꿀벌 사육 환경이 예전보다 훨씬 나빠지고 있는 것.
더군다나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발효된다면, 값싼 외국산 꿀이 대거 수입되기 때문에 양봉 여건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베트남 꿀 수입에 대해 국내 양봉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시무시한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지난 2월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가 공동으로 베트남 양봉 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베트남의 꿀 수출 단가는 1kg당 2.6달러∼2.7달러로 우리나라의 10%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원벌은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국가 차원에서 꿀벌 육종에 도전한 첫 사례다. 국립농업과학원은 12년 전부터 국산 꿀벌 품종을 개발한다는 기치 아래 우수한 꿀벌의 계통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지난 2011년에는 예천곤충연구소와 손잡고 본격적인 꿀벌 육종을 시작했다.
꿀벌 육종을 별 것 아닌 기술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실 꿀벌은 여왕벌이 여러 마리의 수벌과 공중에서 교미를 하는 특성상 육종 자체가 쉽지 않은 곤충이다. 특히 다른 잡종 꿀벌과의 교미를 막기 위해 인근에 양봉 농가가 없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국산 품종 개발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진은 전북의 위도와 전남의 낙월도에서 꿀벌들과 지내면서 모계 2종 및 부계 3종의 삼원교배를 진행했고, 결국 우수 계통 품종 육성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섬을 육종 대상지로 삼은 이유에 대해 품종 개발 연구를 담당한 국립농업과학원의 최용수 박사는 “육지에서는 꿀벌 육종을 위한 장소를 찾을 수가 없어서 연구진이 직접 전국의 섬을 조사하며 섬 안에서 벌을 키우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또는 벌이 잘 클 수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장원벌의 장점은 탁월한 벌꿀 수집 능력
다른 꿀벌도 많은데 왜 국산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것일까? 그 이유는 장원벌이 가진 탁월한 벌꿀 수집 능력 때문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다른 꿀벌보다도 꿀 수집 능력이 30%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일부 농가에서 시범적으로 지역적응 시험을 거친 결과 대다수의 일반 꿀벌이 벌통 하나에서 약 17kg의 꿀을 생산해 내는데 반해, 장원벌은 이보다 5kg 정도 많은 22kg의 꿀을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세계 평균 꿀 생산량인 23.3kg과 비슷한 수준이며, 앞으로 꿀 수입이 개방되더라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생산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봉업계는 장원벌이 농가에 보급되면 연간 꿀 생산량이 6300여 톤이 늘어나, 전체 양봉 농가의 소득이 약 700억 원 가량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적응 시험을 진행 중인 농가에서는 장원벌이 병해충에도 강하고, 개체수도 45% 정도 늘어났다고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벌의 개체수가 많다는 것은 수명이 길고, 여왕벌이 산란도 잘할 뿐 아니라, 질병에 대한 저항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활동력과 번식력은 높은데 반해 먹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게 먹어 경제성이 뛰어나고,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월동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농촌진흥청은 장원벌을 ‘정부장려품종’으로 지정하고, 올해부터 3년간 총 3만 여 마리를 생산하여 20여개 양봉 농가에 우선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우수한 꿀벌을 안정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꿀벌장려품종 지정 및 보급을 위한 훈령’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재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5-07-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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