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5,2017

기후 건조화와 아카드 제국의 멸망

세계 최초의 제국, 3세기 걸친 건조화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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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註] ‘사이언스타임즈’와 ‘국방일보’가 지난해 6월 29일 MOU를 맺고 콘텐츠를 제휴하기로 했다. 이로써 사이언스타임즈의 과학·창의교육 콘텐츠가 70만 국군장병들에게 보급되고, 국방일보의 글로벌 이슈에 관한 우수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이에 사이언스타임즈는 국방일보에 연재 중인 ‘기후와 전쟁, 역사와 기상’을 연속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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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전쟁 후빙기 고온기에는 기후적으로 생활하기에 적합했다. 사람들은 특정한 지역에 모이지 않고 흩어져 농경 생활을 했다. 지금으로부터 5천년 전 갑자기 기후 건조화가 닥쳤다. 비를 가져오던 적도 서풍이 불어오지 않은 것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농지가 말라붙자 사람들은 큰 강 유역으로 모여들었다.

바로 이곳이 문명의 4대 발상지인 나일 강, 유프라테스 강, 인더스 강, 황하 강 유역이었다. 유입되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관개농업이 발달했고, 농작물 개량이 이뤄졌다. 또 유입민을 노예로 삼아 신전이나 피라미드 등의 대규모 건축물들이 만들어졌다.

기원전 2350년께,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만들어진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에 ‘아카드(Akkad)’라 불리는 도시국가가 세워졌다. 아카드 제국을 세운 사르곤 왕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여러 도시국가를 정복했다. 그는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서 약 1천3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을 세계 최초 제국인 ‘아카디안’의 곡창지대로 만들었다. 그 후 100여 년 동안 아카드 제국은 사르곤과 그 후계자들의 성공적인 통치 아래 번영을 구가했다.

제4대 왕 나람신은 반란을 진압하고 전쟁을 벌여 아카드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차지했다. 그런데 아카드 제국이 어느 날 갑자기 역사에서 사라졌다. 아무런 기록도 남지 않았다. 아카드 제국의 멸망은 역사가들에게 미스터리였다. 일부 사가들은 이란고원에서 침입해 온 구티인(人)에 의해 멸망했다고도 하고, 고고학자들은 인구의 과대 증가, 변방에서의 반란, 유목민의 침입, 무능력한 관리 등이 이유였다고 말한다. 신화에서는 나람신 왕의 오만으로 신이 징벌해 망했다고도 전해진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아카드 제국의 멸망 원인을 주장하지는 못했다.

갑자기 사라진 아카드 제국

1993년, 고고학자와 지질학자, 토양과학자로 이뤄진 미국과 프랑스 공동 연구팀이 연구에 나섰다. 연구팀은 폐허가 된 아카드 제국의 도시에서 토양의 수분을 최첨단 과학기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지금부터 4천200년 전부터 약 300년 동안 건조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이 지속됐음을 밝혀냈다. 아울러 아카드 지방의 북부 도시에서도 동일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300년 동안 기후 대격변이 있었음을 나타내 준다. 아카드 제국은 기후 건조화로 말라붙어 버린 것이다.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던 곡창지대는 가뭄으로 사라졌다. 기후 건조화는 중동 지역 전체를 황폐화시켰다. 사람들이 물을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가면서 도시와 대부분의 촌락은 버려졌다.

연구팀은 아카드 제국의 북부 지방 고고학적 발굴에서 나타난 이상한 현상도 연구를 통해 설명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갑자기 남부지방으로 이동했다는 글이 토기에 새겨져 있다.

이것은 가뭄이 먼저 북부지방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되며, 가뭄으로 인해 사람들이 남쪽으로 이동을 하자 남부 도시들은 인구가 두세 배로 증가했고 이로 인해 식량과 물이 부족해지면서 아카드 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멸망에는 가뭄 외에 기온 저하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화분 분석의 결과 기온도 차차 내려가 당시에는 2℃나 낮아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기온 2℃의 하강은 농작물의 생장에 치명적이다. 결국 고대인들은 가뭄과 기온 저하로 농경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예일대 고고학자 하비 웨이스 교수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한 문명이 멸망하는 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다. 이 대가뭄은 지난 1만 년 사이에 일어난 주요한 기후학적 사건들 중 하나이며, 기후 변화가 인간의 생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예”라고 말한다.


최초의 제국, 기후변화로 붕괴되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건조화라는 기후 변동으로 시작돼 건조화와 기온 저하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제국인 아카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붕괴된 최초의 제국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태초에 밀물바다(압수·Apsu) 신과 썰물바다(티아마트·Tiamat) 신만 있었다. 둘이 결혼해 하늘의 신과 땅의 신을 낳았다. 땅의 신은 비의 신을 낳았다. 용의 형상을 한 썰물바다 신은 매우 악했다. 아름답고 선한 생명체가 많으면 자신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착한 신들과 전쟁을 준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착한 신들이 썰물바다 신을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비의 신에게 악한 신과 싸워줄 것을 부탁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창조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다른 문명과 달리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민물과 바닷물이 주(主)신이 된다.

이것은 기후와 지리적인 영향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생한 최초의 문명은 기원전 5000년께에 유프라테스 강가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육지가 바다와 만나는 경계인 습지에 위치해 있다. 민물, 바닷물과 섞이는 습지가 메소포타미아의 창조 신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 글: 반기성 연세대 지구환경연구소 전문연구원 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0.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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