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에서 DNA 유전자 정보를 전달하는 전령RNA(mRNA)가 기능을 마친 뒤 분해 속도가 빨라지는 과정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 RNA연구단(단장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은 4일 mRNA가 유전자 정보 전달을 마치면 두가지 효소(TUT4, TUT7)의 작용으로 꼬리 부분에 RNA 구성물질의 하나인 유리딘(U)이 달라붙으면서 분해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셀'(Cell) 4일자(미국동부시간 기준)에 게재됐다.
세포 내 DNA에 담긴 유전정보는 mRNA에 그대로 복사돼 단백질을 만드는 데 이용되며 mRNA는 기능을 마치고 분해된다. 하지만 기능이 끝난 mRNA가 제때 분해되지 않는 등 조절되지 않으면 암이나 면역질환, 심장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게 된다.
기능이 끝난 mRNA는 긴 아데닌(A) 꼬리가 짧아지면서 분해과정이 시작된다. 아데닌 꼬리가 짧아진 mRNA는 여러 가지 분해 효소들에 의해 잘게 분해되지만 그 속도는 느리다.
김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아데닌 꼬리가 짧아진 mRNA에 유리딘이 붙는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 연구에서 짧아진 꼬리에 유리딘이 붙는 유리딘화(Uridylation)가 일어나면 분해가 빨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유리딘 꼬리가 해당 mRNA가 정보전달 기능이 끝나 분해돼야 할 대상임을 알려주는 표시 역할을 해 분해가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이 연구에서 TUT4와 TUT7이라는 두 효소가 유리딘이 mRNA 꼬리 부분에 달라붙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세포에서 인위적으로 두 효소를 제거하면 mRNA에 유리딘이 붙지 않으면서 분해가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빛내리 교수는 "이 연구는 유리딘 꼬리의 의미를 처음 밝힌 것"이라며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에서의 mRNA 분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유전자 연구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4-12-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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