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글로벌한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특화된 전략이 필요합니다. 문화예술도시 빛고을 광주의 강점을 살려, ‘빛, 소리, 우주’를 예술과 과학으로 쉽고 흥미롭게 표현하는 세계 유일의 전시기획물을 광주과학관에 선보이겠습니다.”
국립광주과학관 2대 관장으로 지난 19일 취임한 강신영 전 전남대 교수를 서울에서 만났다. 외유내강형의 온화한 인상을 지닌 신임 강 관장은 전남대 공대에서 2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쳐온 학자 출신이다. 그런 그가 과학관장이라는, 어찌 보면 색다른 영역이라 볼 수도 있는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과학 사랑과 사회 참여가 과학관장의 꿈으로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 진흙을 장난감 삼아 놀다보니, 손으로 만들고 조작하는 걸 좋아했어요. 이것이 공대 진학으로 이어지더군요. 대학 시절엔 사회 운동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죠. ‘과학 사랑과 사회 참여’라는 화두가 과학관장의 꿈으로 이어진 것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강 관장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부회장, 과실연(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하는 등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한 각종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전시물 기획 포부 밝혀
2대 광주과학관장으로서 출발점에 선 그가 내세운 추진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민주, 문화, 예술 등 기존 광주가 갖고 있는 상징적 이미지에 더해, 광주를 ‘과학도시’로 변화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특히 그는 이를 위해 광주과학관에 우주를 특화시킨 전시기획물을 선보여, 광주과학관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명품 과학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과제는 광주과학관과 인접한 광주과학기술원,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역 과학기술 인프라와의 소통과 협업이다.
강 관장은 이를 위해 “광주과학관의 두 가지 미션 중 하나인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기반 조성’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것이 답이 될 것”이라면서 “관람객들의 스펙트럼을 넓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 일반 시민들이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및 과학문화를 상호 소통하고 교류하는 ‘창조과학포럼’, 잠재된 창의력과 상상력을 일깨워줄 수 있는 ‘노벨 드림 사이언스’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지역 과학기술 인프라와의 ‘소통과 협업’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바로 기부활동이다. 그는 기부활동, 특히 과학문화와 관련된 기부활동이 빈약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언급하며, “과학관이 미래 과학인재 육성,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과 시민들의 기부활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성과 수익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이나 지방 정부의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부에 의해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특히 “과학기술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과학단체 일원들, 대학의 교수들을 비롯해, 지방 정부와 기업들이 모두 협업해 탄탄한 과학문화 뿌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광주과학관이 지역의 과학기술 인프라 간 과학소통과 융합, 창의와 협업의 중심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수평적 문화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안들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 강 관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학관 조직 운영 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과학관 조직을 오케스트라 단원에 비유하며,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서는, 선곡을 잘해야 함은 물론, 모든 단원들이 자기 악기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파열음을 내지 않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관장을 비롯한 과학관 직원들은 각자가 해야 할 일과 분야만 다를 뿐, 수평적 문화 속에서 구성원 개개인이 전문가가 되어 창의적 아이디어를 꽃피울 때 과학관이 발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관객에게 진심어린 감동을 주는 공간으로 꾸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라는 독일 문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좋은 만남과 관계 형성의 출발은 수평적 조직 문화에 있고, 이를 통해 자율성과 책임감, 창의성이 극대화된다고 강조하는 강신영 관장을 통해 광주과학관의 행복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
- 장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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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7-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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