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대한민국의 과학을 이끌어갈 과학 꿈나무들의 기발하고 통통 튀는 연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19일 대전에 소재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지캠퍼스에서 과학영재학교‧과학고 학생의 과학 연구활동 경연대회인 '2014 과학고‧과학영재학교 창의연구(R&E/I&D) 페스티벌'이 개최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김승환, 이하 창의재단)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과학영재들의 연구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참여 학생들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올 행사에는 과학영재학교·과학고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여한 학생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정보, 융합・I&D 등 7개 분야 97개 연구과제의 성과를 전시·발표함으로써 자신들의 연구 기량과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연구주제도 매우 다양했다. 참여한 학생들은 서로의 연구주제를 보며 "정말 기발하다"며 서로 감탄을 자아냈을 정도다. 물리 분야의 경우 한성과학고 학생들이 선보인 '액체 금속을 이용한 변형률 센서의 개발', 부산일과학고 학생들의 '아두이노 보드를 이용한 로보조던 만들기', 인천진산과학고 학생들의 '점탄성 물질의 충돌 특성에 관한 연구', 전북과학고 학생들의 '곤충 날개에 관한 다양한 공기역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 등이 경연대회에 등장했다.
지구과학 분야에서는 한성과학고 학생들의 '위성에서 관측한 에어로졸 광학 두께와 지상 농도와의 관계', 대구일과학고 학생팀의 '통합기상센서망을 이용한 대구지역 기상요소 변동연구'가, 울산과학고 학생팀의 '가지산 일원의 중력측정 및 인공위성 중력자료를 이용한 중력이상에 대한 연구', 경기북과학고 학생들의 '소행성의 형태 및 표면 특성에 관한 측광학적 연구', 창원과학고 학생팀의 '동아시아의 광역적 대기오염 발생 및 한반도 대기 질에 미친 영향 분석' 등에 대한 내용이 연구주제로 선보여졌다.
생물 분야도 다양한 연구주제가 눈에 띄었다. 대구일과학고 학생팀은 '퍼록시좀 손상에 따른 신경 및 근육의 노화 기전 연구'를, 인천과학고 학생팀은 '식물성 유산균의 내산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대해, 충북과학고 학생들은 '식물의 종자 발아와 생장률에 대한 AMF 펠릿의 처리에 관한 연구'를, 창원과학고 학생들은 '균근의 상호작용이 식물의 면역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연구주제를 선보였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분야는 역시 최근 연구의 트렌드와 지향점으로 불리는 '융합' 분야였다. I&D, 융합분야에서는 순수과학부터 응용과학까지 다양한 종류의 연구주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세종과학고 학생들은 '음향 정보의 분석을 통한 사물의 속력 예측 및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했으며 인천과학고 학생들은 '질량중심과 휠베이스를 이용해 경계석을 오를 수 있는 수동 휠체어 개발 연구'를, 인천진산과학고 학생팀은 '청각 장애인의 음악 체감을 위한 앱 개발'을, 경기과학고 학생들은 '사회적 관계망에 기반 동료 평가를 위한 포트폴리오 형 SNS 개발' 등에 대한 연구주제로 참가했다. 이외에도 '천연소재를 이용한 방수제 개발', '의자 끌림 현상의 단진동 운동과 그에 따른 소리분석', '나노포러스 모델링을 통한 수박의 내부구조 연구', '간이 광도측정기를 사용한 식쌍성의 광도측정 곡선 도출' 등에 연구주제가 눈길을 끌었다.
'과학고‧과학영재학교 창의연구 페스티벌'은 학생들의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학생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대학 교수 혹은 고교 교사의 지도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연구 능력과 학습 능력을 배양하게 되고 미래 과학계를 이끌어 갈 과학도로서 초석을 다지게 된다.
이날 경연대회에 참여한 차예지 학생(세종과학고 1년)은 "음향 정보 분석을 통해 사물의 속력을 예측하고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연구 주제로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학교 친구들의 소개로 행사를 알고 참여했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같은 고등학생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가는 시간이 됐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차예지 양은 "연구하는 과정 가운데 친구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더욱 좋은 관계도 유지되고 서로 지식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며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퍼록시좀 손상에 따른 신경 및 근육의 노화 기전 연구'로 참여한 김승원 학생(대구일과학고 1년) 역시 "이곳에 와서 다른 친구들의 연구 내용을 살펴보는데 정말 놀라운 주제가 많다. 세상은 참 넓구나 싶더라.(웃음)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불치병을 해결하는 신약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꿈을 덧붙였다.
박준범 학생(강원과학고 2년)은 "저희 팀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와 별의 밝기 변화를 정량적으로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수많은 관측을 했다. 연구 과정 가운데 많은 고생을 했지만 보람된 일이 많다. 이곳에 참여해 많은 영감과 도전을 얻고 간다.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이동진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은 "학교에서는 한정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는데 여기에 와서 보니 생각지도 못한 주제가 많더라"며 "많은 영감을 얻었다. 실력 좋은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좋은 연구자가 되고 싶다"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행사 관계자는 "그간 미래부는 우수 이공계 인재들의 과학탐구·체험 활동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연구활동 경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창의연구과제(R&E‧I&D) 를 지원해왔다"며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포스터 등을 통해 발표를 진행했다. 이 기회가 학생들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능력 있는 과학도를 길러내는 데 좋은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미래부와 창의재단 측은 "이번 행사가 향후 과학강국의 주역이 될 과학영재들의 연구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과학기술분야 핵심인재 육성을 위해 과학영재들의 창의 연구 과제를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5-0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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