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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4-07-18

골격근으로 움직이는 바이오 로봇 탐험이나 구조 작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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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생체로봇은 외모만 놓고 보면 사람인지 기계인지를 전혀 구분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생체로봇을 이루는 인공근육은 사람의 것과 흡사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스러운 몸놀림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세포 배양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바이오 로봇 모형 ⓒ Illinois.univ
세포 배양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바이오 로봇 모형 ⓒ Illinois.univ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장면이지만, 이런 생체로봇을 실제로 볼 수 있을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과학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최근 미 일리노이대의 과학자들이 근육 세포로 동력을 공급하고, 전기 펄스를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바이오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전기 펄스로 조작할 수 있는 골격근 세포

근육은 첨단을 자랑하는 오늘날의 기술로도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몇 가지 특징들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고, 움직일 때 소음도 없다는 점 등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도 매우 큰 편이다.

따라서 이를 모방하거나 혹은 근육 세포 자체를 배양해서 인공 근육을 만든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나 의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은 공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수준을 요구한다.

그런데 일리노이대의 라시드 바시르(Rashid Bashir) 교수와 동료 연구진은 최근 들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포 배양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을 제대로 융합하면, 사람의 근육과 흡사한 인공 근육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이 처음 착수한 실험은 고동치는 쥐의 심장 세포로 동력을 공급하여,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바이오 로봇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험과정에서 심장 세포는 계속 수축했고, 바이오 로봇의 운동을 연구자들이 제어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근육 세포로 동력이 공급되는 바이오 로봇의 동작 기전
근육 세포로 동력이 공급되는 바이오 로봇의 동작 기전 ⓒ Illinois.univ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연구진은 전원을 켜고 끄며, 속도를 내거나 줄일 수 있어야 하는 바이오 로봇 제작에 심장 세포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 후 연구진은 전기 펄스로 조작할 수 있는 골격근(Skeletal Muscle) 세포의 가늘고 긴 조각으로 동력을 공급하는 실험을 추진했다. 골격근은 고등 척추동물의 골격에 부착돼 운동을 제어하는 기관으로서, 수백 개에 달하는 골격근이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이 실험은 길이가 6밀리미터(㎜)인 직사각형 모양의 바이오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제공하였고, 다른 분야의 설계 원리로 응용되어 특정한 목적으로 바이오 로봇을 맞춤화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 주었다.

이와 관련하여 바시르 교수는 “외부 신호를 이용하여 골격근 세포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고 밝히면서 “예를 들어 화학 물질을 감지하거나, 특정 신호를 수신했을 때 작동하는 장치를 설계하고 싶다면 골격근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 골격근은 설계를 위한 도구상자로 볼 수 있다”고 비유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바이오 로봇

바이오 로봇의 설계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근육과 힘줄, 그리고 뼈의 집합체에서 영감을 얻었다. 친수성 고분자로 유동성이 뛰어난 하이드로겔(Hydrogel)로 만들어진 척추는 바이오 로봇에게 관절처럼 유연하게 굽혀질 수 있게 하면서도 골격 역할을 제공할 정도로 튼튼하다.

그리고 2개의 기둥은 골격근 세포의 가늘고 긴 조각을 척추에 고정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것은 마치 힘줄이 근육을 뼈에 연결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동시에 바이오 로봇을 위한 다리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그리고 바이오 로봇의 속도는 전기 펄스의 주파수를 조절하여 제어될 수 있다. 높은 주파수를 보내면 근육이 더 빠르게 수축하여 바이오 로봇의 전진 속도도 더 빨라지게 된다.

현재 논문의 공동 주 저자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캐롤라인 체벡코빅(Caroline Cvetkovic) 연구원은 “이처럼 바이오 로봇을 자극하고 훈련시키는 연구를 하는 이유는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계를 개발하고 제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첫 발을 내딛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바이오 로봇 시스템은 약제 전달이나 수술, 움직이는 환경 분석기 등과 같이 수없이 많은 응용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생물학적 기계로 진화할 수 있을텐데, 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분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바이오 로봇의 확대 사진  ⓒ Illinois.univ
실제 바이오 로봇의 확대 사진 ⓒ Illinois.univ

한편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바이오 로봇에 대해 더 심화된 제어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화된 제어 방안은 바이오 로봇이 광의 밝기나 화학물질의 농도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신경세포(Neuron)를 결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바시르 교수는 “현재 인공 근육의 세포 구조를 자율신경으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이것은 지금처럼 인공적인 전기신호가 필요 없이도 자율센서로 알아서 구동되는 바이오 로봇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특성 독성 물질을 발견하면 센서가 자동으로 반응해 해당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시르 교수의 의견과 관련하여 대다수 전문가들도 3D 프린팅 기술과 조직 공학 기술을 결합해서 다양한 형태의 골격 및 근육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응용범위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바이오 로봇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가령 바이오 로봇을 해파리나 문어 같은 형태로 만들어 금속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운 심해의 협곡이나 복잡한 지형 탐사를 수행하게 할 수 있고 이 외에도 인명 구조 작업이나 자연 재해 구호 등에 응용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예측이 가능한 것은 바이오 로봇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유연함 때문이다. 하지만 유연한 근육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는 혈관 조직이나, 근육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신경 조직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런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7-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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