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화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했을까?
화성 탐사차 큐어리어시티(Curiosity) 로버가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성의 게일 분화구(Gale Crater)에 있는 고대 호수는 지구상에 있는 호수와 매우 유사한 화학적,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스토니 브룩대 지구과학자 조엘 허러위츠(Joel Hurowitz)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이 고대 호수에 생명체의 존재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복합적인 환경이 조성됐었다는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일자에 발표됐다.

38억년 전에는 화성에도 바다 형성돼
어떤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물 △영양성분 등이 포함된 화학적 조건 △지상을 비추는 태양과 지표 아래의 산화제 및 환원제와 같은 대사 에너지 △일교차 온도나 낮은 압력과 같은 물리적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물은 생명 존재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현재 화성 표면에는 물이 없다. 화성의 현재 환경은 지상온도가 섭씨 영하 63도~영상 35도를 오르내려 물이 있다 해도 바로 얼어버린다. 또 대기압력이 지구의 0.6%에 불과해 물을 가져가도 곧 증발해 버린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전의 연구에서 38억년 전에는 화성에도 물이 흘러 큰 바다를 형성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16 년 11월 22일 화성의 유토피아 플래니티아(Utopia Planitia) 지역에서 많은 양의 지하 얼음을 발견했다. 조사된 얼음의 양은 미국 슈페리어 호수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화제 함유율 따라 호수 물 층화돼
큐어리어시티 탐사차를 활용한 이전 연구에서는 30억년 전 게일 분화구에 호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었다. 이번에 수행한 연구는 호수에 존재했던 화학적 조건들을 규명하고 큐어리시티호의 강력한 탑재 능력을 활용해 호수가 층화(層化)됐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층화된 물은 깊은 물과 얕은 물 사이에 예리한 화학적 혹은 물리적 차이를 나타낸다. 게일 분화구의 옛 호수에서 얕은 물은 깊은 물보다 산화제가 더 풍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호수의 환경 다양성으로 여러 유형의 미생물 생존 추정
허러위츠 교수는 “이와 같은 것들은 같은 호수 안에서 서로 다르지만 공존하는 환경이었다”며, “이러한 유형의 산화제 층화는 지구상에 있는 호수들의 공통된 특징이며, 이제 우리는 화성에서 그런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허러위츠 교수는 이 화성 호수의 환경 다양성이 여러 유형의 미생물들이 생존할 수 있는 복합적인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미생물 가운데는 산화제가 풍부한 환경에서 번성하는 종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산화제가 부족한 곳에서 더 잘 사는 종 그리고 두 조건 사이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2명의 국제연구팀, 화성 기후변동도 조사
논문 공저자로 참여한 22명의 국제 연구팀은 고대 화성의 기후 변동도 조사했다. 연구팀이 화성의 고대 기후 조건 변동을 탐색하는데 사용한 방법은 지구의 과거 온도를 연구하기 위해 얼음 핵을 사용한 것과 유사하다.
이 방법은 호수의 고요한 물 속에 퇴적된, 진흙이 풍부한 퇴적암 층의 화학적 조성의 차이를 비교하는데 기반을 두고 있다.
큐어리어시티 탐사차로부터 얻어낸 이번의 새로운 결과는 ‘화성(Mars) 2020’ 로버 미션과 같이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앞으로 화성에 대한 로버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화성 2020’은 화성의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기 위해 화성의 암석 기록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7-06-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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